2020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었던 모델들은 대부분 중형급 이상의 모델들이다. 그랜저, G80, 쏘렌토, 팰리세이드, GV80, 카니발이 그 예다. 제조사들은 플랫폼까지 변경하면서 이전 모델들에 비해 더 큰 크기로 탈바꿈 중이고, 해외 제조사들 또한 이 추세에 맞춰 더 큰 크기를 가진 모델들을 국내 시장으로 들여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가장 탐탁지 않은 모델은 바로 경차다. 큰 크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경차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크기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많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소비자들이 왜 경차를 찾지 않는지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경차의 최근 판매량을
살펴봤다
얼마나 판매량이 줄어들었길래 위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국산차 시장에서 판매 중인 경차, 기아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를 기준으로 한 판매량을 살펴봤다. 2016년 한해 판매량은 17만 2,987대였다. 2017년엔 13만 8,202대, 2018년엔 12만 5,924대를 기록했다.

2019년엔 11만 3,713대를 판매했고,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은 7만 9,548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아직 기간이 남아있지만, 2019년 판매량에 미치지 못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더불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판매량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사진=KNCAP)

경차를 타서는 안된다?
취약한 안전성
그렇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경차를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취약한 안전성이다. 국토부의 소관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시되는 신차를 충돌 테스트 등을 통해 안전도를 평가하는 KNCAP에서의 모닝이 받은 등급은 3등급이다. 5등급이 만점인 평가에서 3등급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특히 보행자 안전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스파크는 1등급을 받았긴 하지만, 경차가 아닌 세단과 SUV와 같은 모델들에 비해 구조상 안전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모닝은 경차의 수요가 많은 유럽의 Euro NCAP에서 별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추가적으로 라틴 NCAP에선 별 0개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일본 제조사와 유럽 제조사의 경쟁 모델들은 모두 별 5개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록들로 인해 최근 모닝이 안전성을 강화한 신형 모델을 출시하였지만,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차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더 이상 경제적인 차가 아니다
경차의 가격 상승
두 번째는 경차의 가격 상승이다. 경차라는 명칭의 의미 중 하나는 경제적인 차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 의미와는 반대로 최근 경차의 가격은 놀랍도록 상승했다. 올해 5월에 출시한 신형 모닝의 가격은 1,180만 원부터 1,545만 원의 가격대를 보인다. 최고 트림에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1,814만 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모닝의 가격을 본 스파크가 자신들은 1,000만 원이 넘지 않는다고 홍보를 한다. 하지만 1,000만 원이 넘지 않는 트림은 수동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트림인 것이다. 결국 스파크도 1,151만 원부터 1,487만 원의 가격대를 보인다. 최고 트림에 모든 옵션을 추가하면 1,730만 원이라는 가격이 나온다.

과거 국내 최초의 경차인 티코의 출시 당시 가격은 200만 원부터 300만 원의 가격대를 보였었다. 현재 화폐가치로 대략적으로 환산해보면 약 440만 원부터 660만 원 정도인 것이다. 이 가격보다 현재 경차의 가격은 엄청나게 상승한 것이다.

이 가격이라면 베뉴, 스토닉과 같은 소형 SUV와 아반떼, K3와 같은 준중형 세단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성능, 사양, 공간 면에서 경차에 비해 상당히 좋은 모델로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굳이 경차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연비도
더 이상 장점이 아니다
세 번째는 경차의 장점 중 하나인 연비가 더 이상 장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차가 경제적인 차라고 불린 이유는 작은 몸집에 높은 연비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반 모델들 또한 경차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연비가 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친환경차로의 변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압도적인 연비를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경차가 연비에 대한 이점을 전혀 보여줄 수가 없다. 단순히 연비만을 염두에 둔다면 친환경차들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낫다.

덩치가 커져가는
자동차 시장 추세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추세는 덩치가 큰 모델들을 선호하고 있다. 판매량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그랜저, 카니발, 쏘렌토와 같이 최소 중형급 이상의 모델들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팰리세이드와 모하비와 같은 대형 SUV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수입차 제조사들도 에스컬레이드, 타호와 같은 풀 사이즈 SUV를 국내 시장에 투입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차박과 같은 아웃도어 관련 취미가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모델들을 더욱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차는 작은 크기로 짐을 싣기도 애매하고, 사람을 많이 태우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요가 낮아지는 경차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봤다. “가격, 가격, 가격, 가격, 가격”, “경차가 풀옵션이 1,800만 원이면 당연히 다른 차를 사지”, “가격부터 내리고 말하자”, “저 정도 가격에 저 정도 안전성이면 최악 아닌가? 살 이유가 없지” 등 가격과 안전성에 대한 비판이 대다수였다.

더불어 “경제적인 차가 경차라는 인식은 이제 없다”, “사회 초년생의 차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저 가격이면 사회 초년생들 못 탄다”, “현대차도 이제 경차 안 파는데, 의미가 있을까?”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많은 소비자들이 언급했던 대로 가격을 경제적인 차로 다시 돌려놔야 한다. 더불어 계속 지적받았던 안전성을 빠르게 개선하여 소비자들에게 경차는 안전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아니면 여러 종류의 경차를 생산해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줄 필요가 있다. 해외 제조사들은 펀카 개념이 경차에게도 적용되어 있다. 작은 크기에서 나오는 운전의 재미를 경차에게도 주입시키는 것이다. 꾸준한 수요가 있는 모델이니 만큼, 제조사에선 신경을 써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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