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정부는 ‘미래 자동차 확산 및 시장 선점 전략’을 발표하며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간 고가의 수입 전기차에도 꾸준히 보조금이 지급되어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어온 가운데 이를 잠재우기 위한 방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대놓고 현대차를 살리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잘 팔리는 테슬라 보조금을 없애기 위해 보조금 상한선을 현대차가 출시하는 전기차에 맞출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정말 정부는 현대차를 밀어주기 위해 보조금 상한제를 도입하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매년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 역시 마찬가지로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상승세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연간 5,872대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1만 3,835대, 2018년 3만 946대, 2019년 3만 7,424대, 2020년 4만 2,642대를 기록해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본격적으로 탈만한 전기차가 보급화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로는 매년 비약적인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는 아직 2달이 남았음에도 이미 4만 대를 넘겨 향후 전기차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는
독보적인 테슬라였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 전기차를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 3가 1만 25대로 점유율 43%, 현대 코나 일렉트릭이 7,512대로 점유율 32%를 기록했다. 사실상 두 차 점유율을 합치면 75%에 달하므로 포터 EV나 봉고 EV 같은 화물차를 제외한 승용 라인업만 본다면 판매량을 독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로 EV나 아이오닉 EV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매우 짧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으며, 코나 일렉트릭은 최근 화재사건에 연루되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국내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테슬라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비 17배 성장
모델 3로 보조금 900억 원을 쓸어갔다
테슬라 모델 3가 지난해 출시 이후 역대급 판매량을 선보이며 국가 보조금 42%가 테슬라에 집중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 수준인 900억 원을 테슬라가 가져간 것으로 발표되자 업계에선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라며 테슬라에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속출했다.

2020년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무려 17배 늘어나는 결과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도 모델 3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테슬라 잘나가니 현대차 밀어주려고”
“정부가 현대차 도와주는 거다”
강한 비판 쏟아낸 소비자들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한다는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정부는 결국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꾸준히 이어져온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테슬라가 잘나가니까 배 아파서 이러는 거다”, “현대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드니 테슬라 견제하려고 정부가 현대차 도와주는 거다”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가 등장한 이유 자체가 테슬라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이 세금을 가져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친환경 가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특정 제조사를 밀어주는 게
아니라는 정부 입장
정부는 이에 대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를 시행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전기차의 친환경 가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같은 전기차임에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차량 금액을 별도로 지정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수입차 브랜드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는 의견들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지급 기준을 마련하겠다”라며 “특정 업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를 시행하는 목적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 국민들이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정립하고, 일상 속에서 직접 체감하는 것이 먼저”라는 알 수 없는 답변만을 남겼다.

구체적인 상한 금액은
연말 안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가 “테슬라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측은 구체적은 금액 범위는 올해 연말 안으로 산정될 것으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 출시 시기와 교묘하게 겹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자연스레 테슬라 모델 3와 경쟁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아이오닉 5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아이오닉을 론칭하는 시점에 맞추어 테슬라 모델 3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아이오닉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조금 상한선을 아이오닉 가격에 걸쳐서 설정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무게를 더하듯,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 역시 전기차 보조금 상한 금액은 5~6,000만 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현대 아이오닉 5는 5,000~5,3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테슬라 모델 3는 5,479만 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정부가 상한 금액을 얼마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논란이 지속되거나, 잠식될 전망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는 것에 대해선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5천만 원 대로 구매 가능한 테슬라 모델 3에 보조금 제한을 두는 데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전기차는 대중들이 구매하기엔 매우 부담스러우며, 상대적으로 대중들이 구매하기 수월한 모델 3에 제한을 건다는 건 결국 전기차를 사고 싶다면 현대 아이오닉을 사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상한 금액이 얼마로
설정되느냐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것
많은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시행 중인 전기차 보조금 상한제를 언급하며, 국내 상한선 기준도 해외 사례들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독일은 6.5만 유로로 한화 기준 약 8,500만 원, 프랑스는 6만 유로로 한화 기준 약 7,900만 원, 영국은 5만 파운드로 한화 기준 약 7,300만 원, 가까운 나라인 중국은 30만 위안으로 한화 기준 약 5,000만 원을 보조금 제한 금액으로 설정해 놓았다.

정부의 현대차 밀어주기 전략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는 직접 나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결국 아이오닉엔 보조금이 지급되고 테슬라 모델 3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누가 봐도 현대 밀어주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며 상한선이 얼마에 설정되는지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것임을 시사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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