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위기의 쌍용차’, ‘애증의 쌍용차’ 등 수많은 수식어를 지닌 쌍용차가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신형 렉스턴이 자그마치 5,500대 계약을 이끌어내며 이례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이다. 올 뉴 렉스턴은 쌍용차가 사활을 걸고 출시한 신차로, 렉스턴의 흥행 여부에 따라 회사의 존폐가 결정될 참이었다. 그런 상황에 렉스턴의 흥행은 마치 가뭄에 단비 같았을 것이다.

특히 올 뉴 렉스턴 계약 고객 가운데 40% 이상이 최고급 트림인 ‘더 블랙’을 선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본 트림과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그랬을까? 게다가 이전 모델에 비해 유독 신형 렉스턴은 젊은 층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어떻게 렉스턴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냈는지 궁금해진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형 렉스턴 흥행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인턴

최고급 트림은 41%
기본 트림은 고작 5%
앞서 언급했듯이 올 뉴 렉스턴 계약 고객 가운데 대부분은 고급 트림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가 사전계약 고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1%는 최고급 트림인 더 블랙을 선택했다.

이어서 중간 트림인 프레스티지 비중이 54%로 가장 많았고, 기본 트림인 럭셔리를 선택한 비중은 고작 5% 수준에 불과하다. 아니, 나 빼고 다 부자가 된 것일까? 어떻게 최고급 트림이 거의 과반수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다
더 블랙 트림을 살펴보기 전에 중간 트림인 프레스티지의 특징부터 짧게 알아보자.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하위 트림에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차동기어 잠금장치 그리고 커넥티드 서비스가 적용된 9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기본 적용된다. 여기에 하위 트림에서 선택이 불가능한 20인치 휠과 12.3인치 전자식 계기반, 스마트 테일게이트, 2열 롤러 블라인드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안전사양 역시 눈에 띄게 강화됐다. 후측방 경고, 충돌 보조, 접근 충돌 보조, 접근 경고, 차선 변경 경고가 기본 적용됐다. 예상하건대, 프레스티지에 적용된 사양들이 하위 트림에선 선택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 블랙 트림
쌍용차 기술의 집대성
더 블랙은 쌍용차의 모든 기술들이 집대성됐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사양과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 트림이다. 이름에 걸맞게 외장 색상은 검은색만 적용 가능하고 휠을 비롯한 그릴, 루프랙 역시 검은색만 적용된다. 실내에도 검은색을 사용한 것은 동일하지만 소재를 달리했다. 가죽과 스웨이드를 혼용하여 고급스러움을 더한 것이다.

편의 사양은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운전석 이지 억세스, 운전석 메모리 시트, 후진 연동 하향 아웃사이드 미러, 터치 센싱 도어핸들, 러기지 스크린이 등이 적용됐다. 하위 트림에서는 선택해야 하는 편의 사양 및 안전사양이 거의 기본 탑재돼 있고, 게다가 소모성 부품 무상교환 및 정기 점검이 가능한 서비스도 기본으로 제공해 특별함을 강조한 트림이다.

여성 고객은 2배 가까이
3050세대도 눈에 띄게 늘었다
쌍용차의 판매 회복에 올 뉴 렉스턴이 제대로 한몫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 10월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는데, 본 계약을 포함하면 한 달도 안 돼서 5,000대 계약을 넘어섰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3050세대 그리고 여성 고객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과거 G4 렉스턴의 경우, 60대 이상 선택 비중이 35%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8%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신형 렉스턴은 50대가 34%, 40 대 32%, 30 대 20% 등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여성 고객 비중도 G4 렉스턴에선 15% 수준이었던 반면 올 뉴 렉스턴은 29%까지 늘어났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3050 세대 그리고 여성 고객의
비중이 늘어난 이유는?
그 이유가 뭘까? 일단 첫인상이 중요했을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신형 렉스턴은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만큼 여성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올 뉴 렉스턴은 새로운 디자인을 다양한 부위에 적용했다. 때문에 뭇 네티즌들은 신형 렉스턴의 디자인을 두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고객의 디자인 취향을 충족시켰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신형 렉스턴의 전면부는 뉴 다이아몬드 Shape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웅장함과 볼륨감을 강조했다. 듀얼 프로젝션 타입의 풀 LED 헤드램프와 LED 코너링 및 안개등 일체형 램프, 직선형 디자인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더한 전면 범퍼 등이 특징이다. 후면부는 가로로 배치된 T 형상의 테일램프를 중심으로, 하단 범퍼 라인을 하나의 직사각형 구도로 배치했다. 가변형 방향지시등은 범퍼 하단에 배치됐다.

트렌디한 광고
시대의 흐름에 따랐다
업계에선 쌍용차가 광고 모델, 임영웅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여기에 영화 <신세계>를 패러디한 광고도 참신하다는 평이 많았다. 실제로 쌍용차 측은 “남성적·개인적 등 키워드의 감성을 시장에 소구했던 G4 렉스턴과 달리, 올 뉴 렉스턴을 친근함·세련됨·편안함·안전성 등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가수 임영웅, 배우 박성웅 등 두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발탁한 것도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 될 것이다. 특히 가수 임영웅의 경우, 트로트 붐이 일어난 것과 더불어 쌍용차와 임영웅 모두 힘든 시기를 거쳐 도약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데 일정 부분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는 두 요소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진작에 이렇게 나오지”
“좀 따라 한 것 같은데?”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신형 렉스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풀체인지급 변화다”, “진작에 이 정도 해줬으면 좋았을걸, 너무 괜찮다”, “나도 여유만 있으면 렉스턴 사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고급 트림에 대한 선호도 나타났다. 한 네티즌은 “신형 렉스턴은 더 블랙이 답인 것 같다”라며 더 블랙 트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게 변한 디자인에 ”투박한 이미지는 거의 없어진 것 같다”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고객의 취향에 부합하는 상품은 존재할 수 없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타 브랜드와 비슷한 디자인에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앞에 현대차 엠블럼 달면 그냥 현대차네”, “리어테일램프는 볼보 같다”라며 비슷한 디자인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한 네티즌은 “아무리 그래도 가격이 좀 많이 오르긴 했다”라며 치솟는 국산차 가격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진감래”. 지금의 쌍용차를 보면 딱 이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이는 “쓴 것이 다 하면 단 것이 온다”라는 뜻으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다.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를 철회하고, 판매량은 저조하고. 그간 쌍용차는 애가 많이 탔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렉스턴이 좋은 결과를 내주니 한시름 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쌍용차에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처럼 트렌디한 홍보 방식과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사양들을 탑재한 차를 출시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위기의’ 쌍용차가 아닌, 역시 ‘쌍용차’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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