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세단이 가져다주는 가치는 남달랐다. 특히 쏘나타가 국민차라는 칭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K5는 그저 뒤에서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두 모델은 모델 변경을 거쳤고, 이 판도는 완전히 뒤집혔다. 쏘나타는 이해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곤두박질쳤고, K5는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으며 급상승했다. 2020년에 접어들면서 격차가 점점 벌어지더니 지금은 K5가 부동의 1위가 되었다.

분위기 좋은 K5가 북미 시장에 K5 GT를 내놓았다. 그리고 최근 AMCI에서 BMW 330i와의 성능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기록으로 K5 GT가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드디어 BMW를 이기는 것인가”라는 반응과 함께 “국내 시장에도 출시되지 않을까?”라는 반응이 많지만, 기아차는 출시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국내 시장에선 볼 수 없는 K5 GT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국내 시장에서 쏘나타를
완전히 넘어선 K5
2019년 풀체인지 이전 K5의 판매 실적은 3만 2,453대로 18위를 기록했다. 당시 쏘나타의 판매 실적은 6만 5,242대로 4위를 기록했다. 이후 K5는 풀체인지를 거쳤고 이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K5의 판매 실적은 6만 7,627대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쏘나타는 4만 1,589대로 9위로 내려앉았다.

2019년 말, K5는 풀체인지를 거친 3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스포트백 형태와 기존 K5의 디자인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더욱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디자인 기아’라고 외친 것에 대한 결실을 맺은 모델 중 하나다.

북미 시장엔
K5 GT를 출시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K5이지만 항상 해외 시장 성공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국내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존의 옵티마라는 이름 대신, K5로 변경하였고, 고성능 모델은 K5 GT를 등장시켰다.

K5 GT는 2.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습식 8단 DCT가 맞물려서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kg.m,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력은 5.8초가 소요된다.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K5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AMCI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K5 GT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라고 있는 K5 GT에게서 최근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최고의 독립 자동차 테스트 회사 중 하나인 AMCI에서 K5 GT가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순발력, 코너링, 핸들링 성능 등에서 BMW의 3시리즈를 압도했다는 내용이었다. 3시리즈는 330i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K5 GT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5.7초, 330i는 5.98초를 기록했다. 핸들링 테스트에선 330i보다 더 민첩한 반응을 보였고, 180도 급선회 테스트에서도 전반적으로 K5 GT가 330i를 압도하는 결과를 보였다.

ESC를 끈 상태에서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며 차량의 순발력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건조한 도로 환경과 젖은 노면에서 실시된 시험 결과 K5 GT는 건조 도로에서 48.57mph, 330i는 48.31mph를 보이고 젖은 노면에선 상대적으로 K5 GT 46.22mph, 330i 46.28mph 성능을 보였다.

BMW 3시리즈를 이긴 K5 GT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명확하게 갈렸다. “국내 시장에 출시해라”, “드디어 BMW를 넘는 것인가?”, “이렇게라도 이겼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등 K5 GT를 국내에 도입하라는 반응과 BWM를 드디어 이긴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반대로 “차 급과 구동 방식이 완전히 다른 차를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브랜드 가치가 완전히 다른데?”, “해외에만 좋은 것 판매하고, 자국엔 기본만 판매하냐?”, “저 정도면 기아차 마케팅 아닌가?” 등 테스트 자체가 의미가 없고, 기아차 마케팅의 일환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이전 모델의
저조한 판매량
이렇게 소비자들이 국내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차 관계자는 K5 GT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전 K5 GT의 판매량이 저조해서 페이스리프트 이후 단종시켰기 때문에 새롭게 출시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전 K5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판매되었다. 총 19만 9,49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그중 2.0L 터보 GT 모델은 1,154대로 0.5%밖에 안되는 수치다. 제조사 수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국내 생산 공장의 포화
그리고 노조
K5 GT는 현재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전량 생산 중이다. 국내에 도입하려면 국내 공장의 생산 라인의 증설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기아차 공장은 생산 가동이 포화 상태다. 이로 인해 K5 GT를 생산할 여력이 없다.

“수입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장 라인 신설이나 폐지, 해외 생산차 수입은 단체협약에 의해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반발이 크다. 최근 텔루라이드의 국내 도입 의견 때와 같은 이유다.

스팅어와의
판매 간섭이 생길 것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스팅어와의 판매 간섭이다. 신형 스팅어는 기존의 2.0L 터보에서 2.5L 터보로 파워 트레인을 교체하고 상품성을 강화하여 단종설에 맞서며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K5 GT가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면 기본 K5와 신형 스팅어 사이의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동일한 파워 트레인에 더 높은 가격을 가진 신형 스팅어의 수요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현재 잘 팔리고 있는 K5를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쏘나타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N 라인을 추가한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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