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가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나라 내 판매 중인 일본 상품을 불매하는 운동이 펼쳐졌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좋은 품질의 가성비 모델로 손꼽혔던 일본차 제조사들은 차례대로 무너졌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제조사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1년하고 조금 더 지난 현재, 거세게 휘몰아치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잠잠해졌다. 잠잠해지자마자 일본차 제조사들의 판매량은 상승했고, 오히려 국산차 제조사들이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바로 국산차의 높아진 가격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불매운동의 판도가 뒤집어진 국산차 가격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2018년 일본차 제조사의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2018년 일본차 제조사들의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토요타의 한해 판매 실적은 1만 6,774대로 벤츠와 BMW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는 한해 동안 1만 3,340대를 판매하여 5위를 기록했다. 혼다는 7,956대로 11위, 닛산은 5,053대로 13위, 인피니티는 2,115대로 18위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벤츠와 BMW의 판매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넘어선 제조사로 거듭났다. 렉서스 또한 아우디를 넘어서면서 럭셔리 브랜드에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있었다. 혼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미국차 제조사들보다 앞서 나가는 모습이었다.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의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일본차 제조사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렉서스는 8,372대를 판매하여 3위, 토요타는 6,319대를 판매하여 4위, 혼다는 5,684대를 판매하여 5위, 닛산은 1,967대를 판매하여 13위, 인피니티는 1,140대를 판매하여 16위를 기록했다.

렉서스, 토요타와 혼다가 3위부터 5위까지 차지하면서 벤츠와 BMW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디젤 게이트의 여파로 제대로 된 판매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일본차가 꼽혔고,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요타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인기가 상당했다.

불매운동이 거셌던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불매운동이 거셌던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일본차 제조사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토요타는 4,292대를 판매하여 8위, 렉서스는 3,869대를 판매하여 9위, 혼다는 3,076대를 판매하여 11위, 닛산은 1,082대를 판매하여 17위, 인피니티는 860대를 판매하여 19위를 기록했다.

7월에 일어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면서 연말까지의 판매 실적이 반 토막 났고, 순위 또한 추락한 모습이다. 여기에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판매의 재시동을 걸었고, 꾸준한 활약을 보인 볼보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차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2020년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기세가 한층 꺾인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일본차 제조사 판매 실적을 살펴봤다. 렉서스는 6,621대를 판매하여 8위, 토요타는 4,821대를 판매하여 11위, 혼다는 2,378대를 판매하여 14위, 닛산은 1,865대를 판매하여 16위, 인피니티는 578대를 판매하여 20위를 기록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국내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원래 잘 팔렸기 때문에 일본차 제조사들은 할인을 많이 적용하지 않았지만,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웠다. 닛산과 인피니티의 재고는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순식간에 동나버리고 말았다.

이를 본 나머지 제조사들도 높은 할인을 적용하였고, 슬슬 반등하기 시작하여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국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배로 급증했다. 자동차 수출이 55억 4,700만 엔, 한화로 약 589억 5,000만 원으로 90.1%가 급증한 것이다. 더불어 일본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점점 호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차의
높은 가격 책정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일본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소비자들이 “일본차가 잘해서가 아니라, 국산차가 못해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가장 큰 이유는 수입차와 비슷해진 가격 때문이다.

국산차는 기간마다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를 거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했다. 심지어 몇몇 모델은 수입차보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국산차를 구매하는 이유였던, 수입차 대비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계속 높아지는 가격 덕분에 국산차를 사는 메리트가 사라졌다”, “국산차를 구매했던 건 가격 때문이었는데, 이젠 이유가 없다”, “이 가격이면 브랜드 가치 더 높은 수입차를 타지” 등의 의견을 냈다.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 제조사들 또한 할인의 폭을 높여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넓은 선택지가 제공되었고, 이 기회를 노려 수입차로 전향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연이어 발생하는
결함 및 품질 문제
국산차의 연이어 발생하는 결함 및 품질 문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 2020년으로 접어들면서 국산차는 수많은 신차들을 출시했고, 좋은 판매 실적을 올리며 “코로나19 사태에 침체된 경제 상황이 자동차 시장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하지만 이 신차들이 출시할 때마다 도색이 잘 못되어 있는 품질 문제 논란부터, 스티어링 휠이 떨리고, 시동이 갑자기 꺼지고, 멀쩡한 차에 화재가 나서 생명까지 앗아갈 정도의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내 가족이 타는 차이기 때문에 좋은 품질과 안전함으로 유명한 일본차로 넘어간다”, “일본차가 싫다. 하지만 국산차가 더 싫다”, “일본차가 반등하는 이유는 모두 국산차 덕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불매운동이 거세던 시절, 애국심 때문에 국산차를 샀는데, 결함에 의해 내가 죽을뻔해서 다시는 국산차를 안사고 싶다”라는 의견까지 나타났다. 불매운동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수입차 제조사들은 높아진 국산차 가격을 저격하기 위해 국산차와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 제타와 푸조 508이 그 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선 국산차를 더욱 살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가격은 높아졌는데, 품질은 저조하여 소비자들의 불신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국산차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점을 개선하고, 품질 상승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한마디로 국산차 제조사들의 각성이 필요한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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