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지방경찰청)

인간과 짐승의 차이는 도구를 활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인간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도구를 만들고 사용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도구라도 잘못 사용하는 순간 위험을 초래한다. 최근 도로에서 잘못된 사용으로 살인 무기까지 불리는 도구가 있다. 바로 화물차의 적재를 돕는 판 스프링이다.

최근 대형 화물차의 적재량을 늘리기 위해 불법으로 개조한 판 스프링이 주행 중 떨어지며 주변 운전자를 위협하는 사례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 화물차에는 판 스프링만큼 도로를 위협하는 또 다른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대형 화물차의 현실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인턴

(사진=보배드림)

불법 개조 판 스프링이
도로의 안전을 위협한다
판 스프링은 자동차 서스펜션에 사용되는 부품 중 하나로, 탄성을 이용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여러 개의 판 스프링을 겹쳐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많고,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승용차나 SUV 같은 일상, 레저용 차량엔 잘 사용되지 않지만, 값이 저렴하고 하중을 잘 견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버스나 트럭에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몇몇 대형 화물차 기사들이 판 스프링을 불법으로 개조하여 적재물 고정 장치로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탈부착 방식으로 개조된 판 스프링이 주행 중 빠져 주변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성이 좋은 특성 때문에 주행 중인 차량이 도로 위의 판 스프링을 밟아 튀어 오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판 스프링이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살인 무기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단속 강화에
화물차 기사들은 반발했다
사실 판 스프링 개조는 불법이 아니다. 교통안전공단의 튜닝 승인을 받으면 개조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승인을 위해선 판 스프링을 차체에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을 싣고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탈부착 판 스프링을 장착한 화물차가 많다.

최근 이러한 불법 탈부착 판 스프링으로 인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에 나섰다. 국토부는 경찰과 지자체에 불법 판 스프링 개조 단속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자동차 검사소 등의 기관에도 협조 요청을 보냈다.

(사진=화물연대)

이에 따라 경찰청은 전국적인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단속 강화 조처에 대해 화물차 기사들은 “대안 없이 일방적인 단속 강화는 화물차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책임 소재를 기사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이러한 화물차 기사들의 반응에 네티즌들은 “생존권 지키다가 무고한 사람이 죽고 있다”, “단속 강화는 옳게 된 처사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판 스프링 개조 자체는 불법이 아님에도 편의를 위해 편법을 이용하는 화물차 기사들에 대한 반발이 발현된 것이다.

(사진=KBS뉴스)

차체가 높은 화물차가
높이 제한 구조물에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도로를 위협하는 대형 화물차의 문제는 판 스프링뿐만이 아니다. 자기 차량의 높이를 인지하지 못한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높이 제한 구조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동 탑차는 물론, 대형 화물 트럭, 공사차량 등 화물을 적재하여 차고가 높은 차량에서 특히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높이 제한 구조물과 차량의 높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높이 제한 도로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높이 제한 구조물에 주로 화물 적재함이 걸린다는 것이다. 구조물에 걸린 화물칸이 쏟아지며 도로를 마비시키거나, 화물차에 적재된 화물이 뒤따르던 차량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차량 높이 숙지가 필요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일반 도로의 운행 제한 높이는 4.2M이다. 이는 탑차 같은 적재함 높이는 물론, 화물 적재 높이까지 포괄하는 제한 수치이다. 일반 도로 이외에 교량 밑 도로나 상황에 따라 높이 제한이 필요한 경우에는 높이 제한 구조물을 설치하여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높이 제한 구조물 설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고, 시인성도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높이 제한 구조물을 맞닥뜨리기 전까지 이를 알리는 표지판이 없기 때문에 사고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도로에 갇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사진=KBS뉴스)

높이 제한 구조물 추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화물차 운전기사가 먼저 본인 차량의 높이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전에 미리 화물 운송 경로를 파악하고, 높이 제한 구조물이 있는 도로를 우회해서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높이 제한 구조물에 맞닥뜨렸을 때, 차량 높이가 숙지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면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하기보단 다른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꼭 높이 제한이 있는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면, 화물을 적게 적재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 밖에 높이 제한 구조물 주위에 표지판, 방지턱 등 시인성을 높이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관련 기관의 조치도 중요할 것이다.

(사진=TJB뉴스)

운전자 숙지가 중요하다
VS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한편, 높이 제한 구조물 관련 화물차 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러 의견을 보였다. 화물차 운전기사의 부주의를 탓하며 “자기가 운전하는 차의 높이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화물 적재량에 대한 사전 숙지가 필요하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운전자의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의 정비가 필요하다”, “높이 제한 도로를 우회하면 10km 이상 거리가 늘어나기도 한다”, “관련 안내판도 없어 갑자기 마주칠 때가 많다” 등 기관의 제도 정비를 요청하는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비단 화물차 기사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국으로 화물을 운송해 주는 화물차는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없어선 안 될 도구이다. 하지만 화물차를 잘못 사용하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전체 도로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화물차 기사의 부주의, 불법 개조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이를 단속하지 못하는 관련 부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다시 말해 화물차라는 도구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은 결국 화물차 기사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화물차라는 도구가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공도를 이용하는 한, 공도에 대한 관리 소홀도 결국 넓은 의미에서 도구의 잘못된 사용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사회가 화물차의 도로 위협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해결에 힘써야만 화물차는 안전하고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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