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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그룹의 총수 교체가 이뤄졌다. 무려 20년 만이다. 새로이 회장 자리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14일 진행된 온라인 취임식에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활동은 고객 중심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통 경영’과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현대차의 새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소통 경영’을 선언한 현대차의 움직임이 이상하다. 자사를 비판하는 유튜브 채널 두 곳을 고소한 후에 언론 입막음에 나선 것이다. 생각해보니 5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오토포스트가 현대차 비판 기사를 내보내는 이유와 현대차 소송 속에 숨겨진 씁쓸한 진실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에디터

(사진=보배드림)

공명음, 급발진, 수타페, 에어백
2015년은 현대차의 수난시대였다

2015년은 그야말로 현대차의 수난시대였다. 2013년부터 시작된 굵직한 결함들이 공영 방송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보도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니발 공명은, YF 쏘나타 급발진, 수타페, 에어백 미작동 논란 등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듬해인 2016년부터 갑자기 여론이 잠잠해졌다. 그와 동시에 당시 막 출범한 제네시스에 대한 칭찬이 줄을 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현대차가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결된 문제는 없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을까? 정답은 언론과 소송 등을 활용한 여론몰이에 있었다.

여론몰이에 나선 현대차
소송까지 불사한 언론 플레이

현대차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덮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자사를 비판한 박병일 명장을 고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병일 명장은 전문가로서 ‘투싼ix 에어백 미작동 사고’와 ‘송파구 버스 급발진 의혹’, ‘아반떼와 싼타페의 누수’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을 근거로 소송에 나섰다.

소송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후에는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언론을 최대한 활용했으며 다양한 고객 초청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마음드림’ 행사와 내수용, 수출용 차량의 정면충돌 실험이 대표적이었다. 당시 이 과정을 담당한 부서는 커뮤니케이션실이었으며 이 부서를 만들어낸 것은 정의선 회장이었다.

과정은 그들의 예상을 벗어났지만
결과는 현대차가 원한 그대로였다

현대차의 여론몰이 과정은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박병일 명장과의 소송에서 패소하게 된 것이다. ‘마음드림’ 행사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노력하고 있다”, “개선하겠다”와 같은 상투적인 답변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한 커뮤니티 회원은 “고객들과 소통하겠다더니 소통이 아니라 통보를 하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났다”라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내수용, 수출용 차량의 정면충돌 실험에 대한 평가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몇몇 소비자들은 “똑같다고 보여주고서 왜 리콜은 똑같이 안 하냐”, “실험을 현대차가 직접 했으니 믿을 수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현대차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 논란을 논란으로 덮고 언론과 행사를 통해서 여론을 장악하면서 결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운 것이다.

2020년도 현대차 수난시대
신차들에서 결함이 반복됐다

5년 전처럼 올해도 현대차의 수난시대였다. 내놓는 신차들마다 크고 작은 결함이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굉장히 날카로워졌다. 결함 없는 신차를 꼽기가 더 어려울 정도니 말이다. GV80은 극심한 엔진 떨림으로 한때 출고가 중단되었으며 코나 일렉트릭은 연이은 화재 사고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내수 차별 논란도 다시 등장했다. 올해 현대차가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미국에서 진행한 리콜은 총 5건, 대상만 200만 대에 달했다. 반면에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진행된 리콜은 단 1건, 대상도 50만 대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은 또다시 공분했으며 현대차는 5년 전과 똑같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그들이 내린 결정은 5년 전과 똑같았다.

또다시 소송, 보도자료 송출
언론 입막음에 나선 현대차

5년 전과 같이 그들은 자사를 비판한 오토포스트의 유튜브 채널을 고소했다. 그리고 이 역할을 맡은 건 커뮤니케이션실의 뒤를 잇는 커뮤니케이션 센터였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 법무팀에서 소송을 진행함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여러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뿌리기 시작했다.

현대차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지휘에 맞춰 거의 모든 언론사가 관련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이들의 기사가 하나같이 똑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던 이유는 현대차의 보도자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오토포스트의 입장을 담은 기사는 없었다. 결국 고소로 더 큰 논란을 만들어 결함 논란을 잠재우고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몰이를 하려는 셈이다.

(사진=중앙일보)

진짜로 해결된 건 없지만
또 여론은 잠잠해지고 있다

5년 전과 같은 것이 또 하나 있다. 해결된 결함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코나 일렉트릭에 대한 리콜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으며 차주들이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내수 차별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리콜은 논란이 되고 나서야 겨우 이뤄졌다. 반면 북미 시장에서의 리콜은 자발적으로 진행됐다. 화재 사고가 한 건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단지 “현대차, 3조 4천억 투자해 품질 개선 나서”, “악질 유튜버에 법적 조치 취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소통 경영’ 시작” 등의 기사만 눈에 띌 뿐이다. 자동차에 관심 없는 소비자들에게 오토포스트는 이미 가짜 뉴스 채널이 되었으며 결함 논란도 점차 잦아들고 있다. 결국 이것이 현대차의 방식인 것이다.

그들이 잊고 있는 것
“지금의 현대차는 소비자가 만들었다”

현대차가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지금의 현대차는 국내 소비자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제품을 믿고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고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현재 그들의 모습을 보며 “뒤통수를 맞았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들은 단 두, 세 대의 차량에서 결함이 등장해도 재빠르게 움직여 수십만 대를 리콜해 준다. 미국에서의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리콜을 최대한 피하고 무상수리만 진행한다. 국내 소비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꼴이다. 서비스센터도 마찬가지이다. “이 차는 원래 이게 정상이다”, “고객님이 예민해서 그렇다”, “고객님의 과실이 있어 보인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김민혁’님 제공)

결함으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우선

오토포스트가 계속 현대차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이유는 이런 악순환을 조금이나마 끊어보기 위해서다. 가장 안전해야 할 기계장치가 자동차다. 그러나 현대차의 제품에서는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느낀 소비자들도 많고 실제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런 사실은 중요치 않아 보인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지 “얼마나 벌었느냐” 그리고 “얼마냐 잘 숨겼느냐”인 듯하다. 피해자는 엄연히 존재하고 피해 사례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제품을 만든 그들은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언론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다.

(사진=YF쏘나타 동호회)

그들은 2014년 급발진 사고를 경험한 YF 쏘나타 차주를 대상으로 관련 부품을 교체해 주었지만 ‘외부 발설 금지’라는 조건을 달았다. 올해 6월에 발생한 그랜저 화재 사고 차주에게는 “보상 내용은 외부에 말하지 말아 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들이 말하는 ‘소통 경영’은 ‘소송 경영’이고 ‘고객 중심 경영’은 ‘여론 경영’인 것일까?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했다면 언론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가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결함 해결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비판이 있다면 소송을 통해 입막음을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소통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결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그가 말한 ‘소통 경영’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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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잘 되어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명언이다. 지금의 현대차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결함 문제와 서비스센터의 행실 등을 문제 삼는 소비자들은 ‘소수의 안티’일 뿐 큰 문제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하다.

결국 현대차의 변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72%를 차지하고 있는 표준이다. 결국 현대차가 바뀌면 국내 자동차 시장의 72%가 바뀌며 나머지가 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쓴소리가 그들의 귀에 닿게 해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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