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V80 CLUB | 무단 사용 금지)

가장 저렴한 차가 6,067만 원부터 시작하며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과 액세서리를 추가하면 차량 가격만 9,000만 원이 넘는 제네시스 GV80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디젤 엔진은 진동 문제로 몇 개월 동안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으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많은 차량에서 시동 꺼짐, 전자 장비 먹통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GV80뿐만 아니라 G80 역시 마찬가지다. 동일한 파워트레인과 전자 장비들을 대거 탑재하다 보니 자연스레 동일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품질을 제대로 잡겠다며 울산공장에 품질 전담 조직을 꾸렸다. 현대차의 굳은 결심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 품질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제네시스 전 차종 품질을
검수하고 개선하는
전담 조직을 출범했다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일까? 현대차는 지난 9월 제네시스 사업부 산하에 제네시스 전 차종과 앞으로 나올 신차 및 전기차 품질을 검수하고 개선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연말까지 조직을 꾸려 완성시킨 뒤, 내년 초부터 해당 조직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해당 부서에는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생산직 직원이 아닌 연구소 소속 인력이 배치되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제네시스 품질을 확실하게 올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제네시스 전기차 출시가 임박하여
품질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가 이렇게 나서는 표면적인 이유는 기존 차량들에서 계속 발생하던 결함들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곧 출시할 신형 제네시스 전기차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 해치백 JW와 G80 EV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엔 내연기관보다 더 많은 전자 장비들이 탑재되며, 이에 따라 오작동과 결함이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기 품질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올해 제네시스가 겪어온 다양한 품질 및 결함 사태를 내년에도 똑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전기차마저 결함 사태로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제네시스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신형 제네시스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 정도면 “아직 완성되지 못한 자동차가 세상에 나온 건 아닐까”라는 의문까지 생길 수준이다. 현대차가 올해 야심 차게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들에서 다양한 결함 및 품질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GV80은 출고 이후 많은 차량에서 방전 증상이 발생했고, 일부 차량은 전자 장비가 먹통이 되고 기어 변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여러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현대차는 GV80 출시 3달 만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디젤 모델은 엔진 진동이 너무 심한 차량들이 다수 발견되어 한때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었다. 진동의 원인은 엔진 내에 카본 찌꺼기가 누적되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G80 CLUB | 무단 사용 금지)

이후 출시한 신형 G80에서도 결함은 똑같이 발생했다. GV80 이후 몇 달 뒤 출시가 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문제가 개선되어 출시되었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G80을 구매한 차주들은 GV80에서도 지적되던 다양한 문제들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동호회에는 결함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차주들을 매우 쉽게 만나볼 수 있다.

G80에서 발생되는 주요 결함들을 살펴보면 3.5 가솔린 터보 엔진 오일 감소 문제, 엔진 노킹 및 진동, 헬기 소리, 1500RPM 진동, 시동 꺼짐 증상, 내비, 카메라 먹통, 각종 경고등 점등, 뷰 먹통, ISG 먹통, 블루투스 노이즈, 우드 변질, 외부 패널 단차 등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믿고 구매한 차주들의
원성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
최근엔 GV80과 G80 차주들이 “창문을 열고 주행하면 이상한 냄새가 난다”라며 호소하기도 했다. 냄새 증상을 호소하는 동호회 회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주행 중 창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외기 순환모드로 전환하면 알 수 없는 불쾌한 냄새가 실내로 유입된다는 것이었다. 일부 차량에선 특정 창문에서만 냄새가 났고 4개 창문 모두에서 냄새가 난다며 호소한 차주들도 존재했다.

이에 현대차는 “냄새의 원인이 도어 패널 내부에 있는 BPR 실러 쪽 에폭시 성분 변형에 의한 것”이라며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은 무상수리를 해주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부위에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있기 때문에 발생하던 냄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다 보니 신차 구매 후 결함을 겪은 차주들은 제네시스 품질 상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취임 이후 계속해서
품질경영을 외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결함으로 출고 중단 사태까지 벌이며 곤욕을 치른 현대차이기에, 품질 관련 부서까지 신설한다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문제를 두고 보지 않고 사전에 차단하겠다”라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선 정의선 신임 회장 출범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의 제스처를 취한 게 아니냐”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올해 3분기 경영실적에 3조 원가량의 품질비용 충당금을 확보하며,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무조건 품질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신차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품질개선혁신 TF도 별도로 꾸려서 운영하고 있다.

매번 외쳐오던 품질경영의
결과는 실패였기에 이번에도
실효성은 의심될 수밖에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발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현대차는 그간 지속적으로 품질경영을 외쳐왔으며, 그 결과가 지금의 현대차를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품질경영을 외쳐왔지만 현대차는 품질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현대차가 매번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발표를 할 때마다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매번 품질을 다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완벽한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지만 소비자들에겐 개선점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최근엔 “신차 로드테스트 기간을 한 달 정도 늘려서 더 완벽한 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렇게 출시한 신차들 역시 결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제네시스 품질 개선은
몇 년 전부터 외쳤다”라는
지적들이 이어졌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품질 전담 조직을 꾸렸다는 기사에는 “그동안은 뭐 했냐”, “소비자들이 테스트해 주고 결함을 확인해 주는데 무슨 품질 전담 부서냐”, “제네시스 품질 저 소리 대체 몇 년 동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개선은 몇 년 전부터 한다더니 대체 언제 하는 거냐”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조직을 위해 세타 엔진 문제를 충언했던 직원은 해고하고, 그 문제를 숨기고 은폐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사람들은 주요 위치로 승진하는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가 품질경영을 잘 하겠냐”라며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3년 동안 공방을 펼쳐온 세타 엔진 리콜 관련 과징금 900억 원을 부과 받았다. NHTSA는 “자동차 회사들이 안전 리콜의 시급성을 인식해야 한다”라며 “현대 기아차가 제출한 리콜 관련 보고서의 일부 정보가 부정확했던 점”을 언급했다.

합의로 마무리되었다는
미국 세타 엔진 리콜 사태의 진실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현대기아차가 2015년과 2017년 실시한 세타 2 GDI 엔진 리콜 적정성 조사 결과 부적절했던 부분이 인정되어 현대차에겐 5천400만 달러, 기아차에겐 2천700만 달러로 총 8천1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화로 약 900억 원 상당이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안전 성능 측정 강화와 품질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등을 위해 5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보도자료에선 세타 엔진 리콜 관련 문제가 3년간의 긴 공방 끝에 NHTSA와 합의되어 마무리됐고, 과징금과 보상 절차에 따라 진행이 마무리되면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NHTSA가 직접 발표한 문서를 살펴보면 기아차는 최고 안전 책임자가 이끄는 새로운 미국 안전 사무소를 신설하고, 현대차는 안전 조사를 위한 미국 시험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사진=NHTSA가 발표한 기사 전문)

또한 두 회사는 안전 관련 문제를 더 잘 감지하기 위해 정교한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구현해야 한다. 계약에 따라 각 회사는 NHTSA에서 직접 감사관을 투입할 것임도 분명히 밝혔다. 제3자인 감사관은 회사의 안전법 관행 및 동의 명령 준수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를 수행할 예정이다.

NHTSA 부국장 James Owens는 “안전은 NHTSA의 최우선 순위다”, “제조업체는 안전 리콜 책임의 긴급성을 적절히 인식하고 모든 안전 문제에 대해 기관에 적시에 솔직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현대기아차는 이제 미국에서 매번 NHTSA에서 보낸 감사관에게 감시받으며 차를 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보도자료엔 단순히 세타 엔진 문제가 합의 끝에 해결됐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실제로는 안전 사무국을 신설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도로교통 안전국이 직접 나서 확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기업 입장에선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쉽게 돌아가는 길보단
정공법이 필요한 상황
3년간 지속되어온 미국 현대차 세타 엔진 공방은 결국 현대차가 과징금을 지불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감시를 받으며 차를 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현대차는 이로 인해 금전적인 손실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품질 관련 이슈로 곤욕을 치른 현대차. 애매하게 돌아가서 해결하려는 움직임보다는 정공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조사가 먼저 변화해야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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