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강성 노조하면 현대차를 떠올리지만 올해는 현대차보다 더하다는 말까지 나온 노조가 있었다. 바로 한국GM 노조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작년과 동결하는 것으로 타결했지만 한국GM 노조는누적 적자만 3조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1조원 규모의 협상안을 사측에 요구하면서 갈등이 심화되었고, 결국부분 파업까지 돌입하게 되었다.

그러다 지난 11월 말, 한국GM 노사간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최근 노조 조합원 총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로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잠정합의안까지 갔다가 부결된 한국GM 임단협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인천일보)

2년 주기 임금교섭 철회
격려금 및 성과급 400만원으로 인상
잠정합의안 도출
파업으로 인해 불안감을 키웠던 한국GM의 오랜 임단협 협상이 드디어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노사가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4개월만이다. 지난 11월 25일, 한국GM은 이날 진행한 24차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사측이 그간 고수했던 2년 주기 임금교섭을 철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GM은 사정이 어려운 탓에 임금 교섭 주기를 2년으로 늘리는 것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임단협 과정 내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사진=인천일보)

또한 사측이 35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던 격려금 및 성과급 규모도 노조 요구에 맞춰 400만원으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이 중 성과급은 연말에 지급하며,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00만원 중 절반은 합의후 즉시, 나머지는 내년 1분기 중 지급할 방침이다.

다만 노조측이 신차 배정을 요구해왔던 부평 2공장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현재 생산중인 차종에 대한 생산일정을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부평 1공장과 마찬가지로 2공장에도 신차를 배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현 생산차종이 단종될 경우 공장폐쇄 및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현재 부평 2공장에서는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 중이다.

(사진=한국경제)
사측은 공장 가동 효율성을 저해하기 위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노조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보한 대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직원들을 고용안정에 대한 제반 대책을 수립하는 방안으로 일단락했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 1공장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내년부터 1억 9천만달러(약 2,15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긴 싸움에 끝이 보이는듯 했다.
(사진=인천일보)

노조 조합원 총 투표에서
51% 반대로 부결
임단협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조합원 총 투표에서 부결되었다. 11월 30일~12월 1일 2일간 조합원 7,775명을 상대로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투표율 94.7%를 기록한 가운데, 찬성 45.1%, 반대 51%라는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는 무효표다.

(사진=인천일보)

4개월간 진통 끝에 어렵게 합의했지만 이번 투표 부결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측은 “이번 임단협 교섭 타결을 통해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에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전날 투표 시작과 함께 성명을 내고 “조합원들의 기대치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실적인 한계와 현장의 누적된 피로 등을 고려했을 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으나 부결을 막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생산 차질로 이미 2만대 손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
잠정합의안 투표 부결로 한국GM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3일부터 협상 타결까지 노조들이 약 한달간 파업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약 2만대 가량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GM 월평균 생산량의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발생한 손실 약 6만대와 합치면 8만대에 달한다. 대략 1조에서 2조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투표 부결로 생산 손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스토마토)

본사의 경고에도
정신을 못차린 노조
스티브 키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노조 파업을 언급하면서 “단기적으로 한국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미래는 의심스럽다”라고 말했으며, “연간 5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국을 포함, 아시아에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생산물량이 인질로 잡혀있고, 이는 매우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나 신차 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은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2023년 출시 예정인 쉐보레 CUV와 관련해서 “우리는 이 모델을 성공시키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점잖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상 경고나 다름없다.

(사진=이데일리)

GM 본사는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적자를 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조원 가량의 협상안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파업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 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스티브 키퍼 부사장까지 나서서 위와 같은 경고를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GM이 여건이 되는 한도 내에서 최상의 안건을 제시하는 등 노조원들의 편의를 봐주려는 노력을 했지만 이마저도 노조는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원 입장에서는 원안으로 타결되지 않는 이상 끝까지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조선일보)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더욱 누적되고 있다
이번 노조들의 파업은 한국GM 사측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도 상당히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한국GM이 완성차 생산을 중단하면 협력사들 역시 부품 납품을 할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게되는 것이다.

특히 협력업체는 한국GM에 비하면 규모가 매우 작다 보니 조그만한 손실에도 타격이 매우 크며, 2차, 3차로 내려갈수록 영세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협력사의 한 직원은 “올해 제대로 잔업과 특근까지 한 것이 9월 단 한 달뿐이다”라며 “정신이 매우 지쳐 있으며, 대출금을 갚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직원들과 휴업으로 인한 소득 감소로 아르바이트를 뛰는 동료 직원들이 상당수”라고 했다.

(사진=동아일보)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300개, 2,3차 협력사는 약 2,700여 개에 달한다. 직원들과 그 가족까지 모두 합친다면 약 30만 명이 노조의 파업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협력사 직원들은 정상화를 위해 한국GM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잠정합의안 도출로 한숨 돌리나 했지만 이마저 물거품이 되었다. 이로인해 협력사들의 직원들은 더욱 어려움에 빠질 것이며, 문을 닫는 협력사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루빨리 임단협 타결이 필요하다.

(사진=아시아경제)

대중들의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대중들의 여론은 당연히 좋지 않다. 회사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웠던 탓에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으며, 트레일블레이저 등 국내 생산 차량을 계약했던 소비자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출고 지연을 겪었다. 거기다가 잠정합의안 부결까지 겹처 쓴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런 강성노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황이 어려운대도 자신들의 이익만 찾는 한국GM 노조원은 한참 멀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을 노조가 저해하고 있다”, “회사가 있을때 잘해야지, 이익 찾다가 회사 없어지면 아무 소용없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데 양보는 못할망정…” 등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SBS)

GM이 국내에서 철수하면
벌어지게 될 일
잠정합의안 부결, GM 본사가 수차례 경고,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회장이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라고 말한 만큼 GM 한국철수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GM 철수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공장 폐쇄라고 표현하는것이 적당해 보인다. 공장을 폐쇄해 차량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이미 판매망이 넓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지금도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수입해서 판매하는 차량이 있고, 앞으로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들도 타호, 실버라도, 콜벳 등 해외 생산 모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이 되어있기도 하다.

(사진=오늘경제)

다만 공장이 폐쇄되는 만큼 공장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을 합해 수십만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발생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규모가 축소되는 만큼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도 줄일 것이며, 여기서 나오는 실업자도 상당하다. 또한 현재 쉐보레 모델을 타고있는 차주들도 지금보다 AS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공장이 폐쇄되고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노사간의 화합을 통해 수익을 내는데 집중해야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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