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V70 CLUB | 무단 사용 금지)

많은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제네시스 GV70의 가격이 공개됐다. 시작 가격은 4,880만 원이며, 풀옵션으로 구매한다면 7,55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 정도면 국산차가 아니라 수입차도 무리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돈이다.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가격은 수입차를 뛰어넘었다”, “GV70 살 돈 모자라서 벤츠 타야겠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간 국산차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수입차와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자주 접했지만, 이젠 국산차가 수입차 가격을 역전했다는 이야기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산차 가격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매년 인상되더니 이젠
수입차랑 비슷해져”
국산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국산차 가격이 내렸다는 기사를 접해본 적이 있는가? 매번 신차가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을 수 있지만, 인하했다는 소식을 접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간간이 “가격이 인상됐지만, 향상된 상품성과 편의 사양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가격이 인하된 것과 같다”라는 말이 들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격은 오른 것이다.

계속해서 국산차 가격이 오르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여러 가지 볼멘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특히 요즘은 “쏘나타 새 차 사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국산차 가격이 올랐다”라는 말도 나온다. 요즘 쏘나타도 중간등급에 옵션을 조금 넣다 보면 3천만 원이 훌쩍 넘어버리니 이런 말이 나올 법 하다.

최근엔 “돈 없어서 수입차 탑니다”
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시선을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제네시스가 공개한 신차 GV80과 G80, G70 페이스리프트와 GV70은 동급 수입차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일부는 사양에 따라 수입차 가격을 뛰어넘은 경우도 존재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이제 돈 없으면 국산차 못 사고 수입차 사야 되는 시대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특히 최근에 공개된 GV70은 시작 가격이 4,900만 원 선이며, 풀옵션은 7,500만 원 수준이라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쏘나타는 39%나 올랐다
쉽게 체감되는 국산차 가격 상승률

그렇다면, 국산차 가격은 얼마나 올랐길래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걸까? 딱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2010년에 판매되던 국산차와 지금 판매되는 국산차 가격을 비교해보면 된다. 2010년식 YF 쏘나타의 가격 범위는 1,992만 원부터 2,992만 원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쏘나타를 구매하려면 기본 가격이 2,386만 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등급은 3,642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 공개한 쏘나타 N라인 풀옵션을 구매한다면 쏘나타를 4천만 원 정도 주고 구매해야 한다.

시간을 조금 더 되돌려서 2000년대 중반 NF 쏘나타에서 YF 쏘나타로 넘어갈 때, 그리고 YF에서 LF로 바뀌는 동안 2.0 기본 모델 가격은 무려 635만 원이 상승해 39%나 올랐다. LF에서 DN8로 넘어갈 때는 따지지도 않은 수준이 이 정도다.

2,713만 원에서 3,294만 원으로
21% 증가한 그랜저

이제는 성공의 상징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팔리는 그랜저 역시 가격 상승 폭이 매우 컸다. 2010년형 그랜저 TG는 2,713만 원부터 4,018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2020년형 그랜저의 기본 가격은 3,294만 원부터 4,349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가격은 581만 원이 인상되어 21% 증가율을 보였다. 가격이 이렇게 오르다 보니 요즘은 그랜저 기본 사양에 옵션을 조금만 넣다 보면 4천만 원을 넘기는 건 크게 대수롭지 않은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기본 사양으로 출고하더라도, 세금을 포함하면 3,500만 원은 지불해야 한다.

1,870만 원에서 2,435만 원으로
30% 증가한 투싼

준중형 SUV 투싼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2010년형 투싼의 가격은 1,870만 원부터 2,880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2021년형 투싼은 2,435만 원부터 3,567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가격이 무려 565만 원이나 상승하여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다른 차를 비교해보아도 평균적으로 국산차는 10년 동안 2~30% 수준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산차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BMW는 6% 상승
수입차와 비교해보면
상승률이 더욱 두드러진다

국산차 가격 상승률은 수입차와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쏘나타가 NF에서 LF까지 넘어갈 때 가격 상승률 39%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BMW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시리즈는 가격 상승률이 6%에 그쳤다.

BMW 520i는 2008년부터 줄곧 5,900만 원~6000만 원 대 가격을 유지했으며, 이는 10년이 더 지난 2020년에도 마찬가지다. 2020년형 BMW 520i는 6,36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프로모션이 더해진다면 실구매가는 5천만 원대까지 노려볼 수 있다. 다른 수입차들 역시 가격은 대부분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랜저 풀옵션 4,674만 원
GV80 풀옵션 8,816만 원
수입차도 구매 가능한 가격대

풀옵션 가격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국민차라는 쏘나타는 2.0 가솔린 풀옵션 모델 가격이 3,607만 원이며, 2.5 가솔린 N라인 풀옵션 모델은 3,951만 원이다. 세금을 포함한다면 4천만 원이 넘는다. 그랜저는 풀옵션 모델을 구매할 시 4,674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세금을 포함하면 딱 5천만 원 정도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눈을 돌려보면 GV80 3.5 가솔린 터보 풀옵션은 차값만 무려 8,816만 원이다. 세금을 포함한다면 9천만 원이 훌쩍 넘어 국산 SUV가 거의 1억에 가까운 수준의 금액을 자랑하는 것이다. 세단인 G80 풀옵션 가격도 만만치 않다. 3.5 가솔린 터보 풀옵션 가격은 8,217만 원으로, 세금을 포함한다면 8,800만 원까지 올라간다.

제네시스 예비 오너들은
실제로 수입차와
적극적으로 비교한다

제네시스 구매를 고려하는 예비 오너들은 실제로 수입차 구매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며 비교하고 있었다. 동호회에 올라오는 글들을 살펴보면, G80을 구매하려는 많은 소비자들은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같은 E세그먼트 수입차들과 G80 중 어떤 차를 사는 게 나을지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SUV인 GV80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볼보 XC90, 벤츠 GLE, BMW X5 같은 차를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었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SUV가 아니지만 가격대가 비슷하게 겹치는 BMW 6GT를 구매 선상에 올려놓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제네시스 가격대가 수입차와 정확히 겹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대중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수입차를
고려하기 시작해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대중 브랜드 영역에서도 국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수입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산차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수입차와 가격 격차가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대중 브랜드 영역에선 같은 급의 수입차를 구매하려면 국산차보다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가격 격차가 옛날보단 많이 줄어들었다 보니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풀옵션에 가까운 국산차를 구매하려다 보면 수입차의 유혹이 더욱 심해진다.

투싼 75%, 쏘렌토 49%, XM3 76%
수입차와 가격 차이 크지 않은
국산차 최상위 트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이러면 많은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건 중간 트림 정도가 대다수다”라며 “누가 국산차를 풀옵션으로 사냐”라고 반박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옛말이다. 특히 올해 출시한 신차들을 살펴보면 최상위 트림을 선택한 소비자들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싼타페보다 많이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투싼은 구매 고객들의 75%가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선택했으며, 기아 쏘렌토 역시 시그니처 트림을 선택한 고객들이 절반 정도인 49%에 달했다. 시그니처 다음 트림인 노블레스 선택도 33%에 달해 사실상 대다수 소비자들이 높은 사양을 구매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XM3 최상위 트림을 선택한 고객 비율이 무려 76%에 달한다.

최근 가성비 수입차까지 등장하여
“돈 없어서 수입차 탄다”
라는 말은 현실이 됐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계속해서 오른 가격으로 “돈 없어서 수입차 탄다”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국산차 가격이 오름과 동시에, 최근에는 가성비가 좋은 수입차들까지 등장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브랜드는 폭스바겐인데, 최근 수입차 대중화를 선언하며 준중형 세단 제타를 아반떼 가격에 출시하여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이 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폭스바겐은 앞으로 출시될 신차들 역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쳐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GV70보다 동급 수입차인
벤츠 GLC, BMW X3가 더 저렴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급에선 이미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특히 최근 출시된 GV70의 가격은 쐐기를 박은 수준이다. 기본 가격이 4,880만 원으로 시작하는 GV70은 2.5 가솔린 터보 기준 풀옵션 모델 가격이 7,100만 원이며, 3.5 가솔린 터보 풀옵션은 7,550만 원이다.

이 정도 가격대라면 동급 D세그먼트 SUV인 벤츠 GLC나 BMW X3를 노려볼 수 있다. GLC는 현재 GLC30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7,432만 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BMW X3는 가솔린 20i 럭셔리가 6,230만 원, M 스포츠 패키지가 6,515만 원이다. GV70 풀옵션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더 이상 국산차에 가성비 타이틀을 붙이기 어렵게 됐다.

수입차와 비슷해진 가격만큼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른 국산차는 과연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고 있을까? 국산차 가격이 비싸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말은 “국산차도 그만큼 차가 좋아지고 발전했으니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인데 이에 대한 의견은 받아들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평가할 것이다.

물론, 지난 10년 전과 비교하면 국산차의 기술이나 상품성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땐 제네시스 브랜드도 없었고, 국산차는 그저 가성비가 좋아서 타는 자동차였다. 하지만 이제 국산차는 상품성과 성능으로도 수입차와 비교되는 시대다.

가격이 비싸질 순 있으나, 그에 대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와 기본기, 상품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그러나 국산차는 아직 수입차를 뛰어넘을 정도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은 차가 많지 않은 만큼, 아직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들이 많아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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