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가격에 살 수 있는 수입차”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을 가진 폭스바겐 제타는 대란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 계약 시작과 동시에 초도 물량이 모두 완판됐으니, 폭스바겐 코리아의 가성비 전략이 제대로 시장에 먹혀든 것이다.

제타의 흥행 덕분에 많은 소비자들은 “쏘나타 가격에 살 수 있는 수입차”를 기대했다. 폭스바겐은 이에 파사트 GT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으며, 많은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될 것을 기대하며 신차를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출시가 되자 예상과는 다르게 호불호가 매우 심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이제 현대차도 긴장해야겠다”라는 반응들도 있었지만, 일각에선 “해외에는 안 파는 차를 재고떨이용으로 국내에 가져왔다”라며 제조사를 비판하는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최근 국내에 출시된 파사트 GT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수입차 대중화 시대 열겠다”
폭스바겐의 폭탄선언
지난 10월, 폭스바겐 코리아 슈테판 크랍 사장은 브리핑을 통해 “폭스바겐이 내놓을 신차들은 수입차 시장 대중화 시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이 국내 출시를 예고한 차량들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티록, 파사트 GT, 신형 골프, 테라몬트를 포함한 전기차 ID 시리즈도 포함됐다.

디젤 게이트 이후 한때 국내 철수설까지 돌던 폭스바겐이지만, 최근 출시한 투아렉이나 아테온같은 차량들의 판매량이 어느 정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어주고 있어, 수입차 판매량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폭스바겐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신차들을 연이어 출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첫 번째 결과물인 제타가 성공해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첫 번째 결과물은 준중형 세단 제타였다.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아반떼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에 초도 물량 2,650대는 계약이 시작됨과 동시에 완판됐다. 2천만 원 대로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타의 가격이 공개되자마자 “가성비 최고의 수입차가 등장했다”, “솔직히 아반떼 사려면 당연히 이거 사겠다”, “이제 대중들도 수입차를 무난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런 좋은 반응들이 곧장 판매량으로 이어진 것이다. 제타는 초도 물량이 완판된 이후에도 계약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품질로
“현대기아차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라는 말까지 나왔다
제타가 흥행에 성공하자 많은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 탄탄한 기본기까지 갖췄으니 폭스바겐이 현대기아차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라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제타는 아반떼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무리 없는 선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이었으니 대안이 될 수 있었다.

거기에 보증기간 역시 5년/15만 km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수입차는 유지하기가 부담스럽다는 편견까지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제타에 이어 출시되는 파사트 GT 소식이 들려오자 많은 소비자들은 “쏘나타 가격으로 나오면 이거도 대박 난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4,490만 원부터 5,390만 원까지
할인이 적용되면
3,830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주목했던 파사트 GT의 국내 판매 가격이 공개됐다.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기본 사양인 프리미엄은 4,490만 원, 프레스티지는 4,990만 원, 프레스티지 4모션은 5,3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쏘나타 가격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폭스바겐 파이낸셜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8% 할인이 적용된다.

여기에 차량 반납 보상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300만 원 추가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모든 할인 혜택을 더할 시 구매가격은 프리미엄이 3,830만 원, 프레스티지가 4,290만 원, 프레스티지 4모션이 4,568만 원이다.

쏘나타보단 비싸지만
그에 준하는 옵션과
탄탄한 기본기, 품질로 무장했다
파사트 GT는 프로모션을 최대한으로 받더라도, 가격은 쏘나타 2.0 가솔린 풀옵션인 인스퍼레이션보다 223만 원이 더 비싸다. 쏘나타 2.0 가솔린 풀옵션 가격은 3,607만 원이다. 그럼에도 파사트 GT에 적용된 사양을 살펴보면 옵션은 꽤나 탄탄한 편이다.

10.25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 9.2인치 TFT 컬러 메인 디스플레이, 제스처 컨트롤, 음성인식, 3존 오토 에어컨,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IQ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트래블 어시스트, 추돌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에어리어 뷰 카메라.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이 모두 적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적용된다.

쏘나타 인스퍼레이션에는 파사트에는 없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 캠, 후측방 모니터, 뒷면 전동식 커튼, 후석 승객 알림,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디지털 키 같은 사양들이 적용되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파사트 GT도 크게 불편할 거 없는 풍부한 옵션을 장착한 편이다.

“현대기아차 사느니 이거 산다”
파사트가 매력적이라는 소비자들
파사트 GT 국내 출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렸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은 “현대기아차 사느니 파사트 산다”, “이미 안정성과 성능이 검증된 폭스바겐이 당연히 현대차보다 낫다”, “쏘나타 그랜저 살 돈으로 수입차 사자”, “돈 없으면 수입차 사자”, “폭스바겐이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현대기아차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본 사양은 3천만 원 후반대로, 최고 사양도 4천만 원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쏘나타를 사려던 소비자들도 충분히 구매 선상에 올릴 수 있는 자동차라는 것이다. 만약 그랜저를 구매할 계획인 소비자들은 더욱 편하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다.

“한국에만 재고떨이하려는 속셈”
강한 비판 이어간 소비자들
하지만, 모든 네티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일각에선 “해외에선 다 팔고 단종시킨 차를 마치 어제 나온 신차인 마냥 판매하고 있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디젤만 파는 거냐”, “해외에 팔고 남은 디젤 한국에 들고 와서 재고떨이하려는 속셈이다”, “국내 소비자들만 차별하는 거 보니 폭스바겐도 오래 못 가겠다”, “TDI라니 진짜 어지간하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제타 때는 이렇게 비판적인 의견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초반 분위기는 양측이 매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판매량은 어떤 결과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북미에선 단종,
유럽에선 인기가 시들한
디젤 모델만 판매하기 때문
제타 때와는 다르게 소비자들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이유는 디젤 모델만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유럽에 판매하는 파사트 GT를 살펴보면 1.5 가솔린 TSI 모델과 2.0 디젤 TDI, 하이브리드인 1.4 TSI 가솔린 엔진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갖추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대세로 떠오름과 동시에, 디젤 게이트로 곤욕을 치른 폭스바겐은 디젤 파사트의 유럽 판매량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추세다. 최근엔 하이브리드 GTE 모델에 판매량이 뒤집히기도 했다. 유럽에선 이미 디젤이 퇴출당하는 분위기인데, 그 와중에 한국에 판매하는 파사트 GT는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으니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차라리 그랜저 산다”
가격도 생각보단 비싸다는 의견들
가격에 대한 언급도 존재했다. 쏘나타 가격으로 출시될 것임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싸게 나왔다는 것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은 “4천만 원대면 그냥 한국에선 그랜저 사는 게 낫다”, “디젤 세단을 저가격 주고 살 이유가 없다”, “제타는 가성비가 좋았는데 솔직히 파사트는 잘 모르겠다”, “2년 전 판매하던 파사트랑 비슷한 가격인데 매력이 떨어진다”라며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비슷한 가격대로 구매 가능한
동급 유럽 세단은 볼보 S60밖에
그렇다면 국내에서 디젤 파사트를 구매하는 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까? 비슷한 가격대로 구매 가능한 D세그먼트 동급 유럽 세단은 사실 볼보 S60밖에 없다.

일본차로 시선을 돌려본다면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같은 차가 있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이후 일본차는 구매 대상에서 제외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같은 수입차 중 실질적인 경쟁자 중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차는 볼보가 유일하다.

그러나 쏘나타, 그랜저의 가성비엔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
그러나 국산차로 범위를 넓히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그랜저와 가격대가 겹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길이만 5미터에 가까운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파사트보다 윗급인 고급 세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격대도 비슷하게 형성되어 있다 보니 가성비 측면에선 파사트가 밀릴 수밖에 없다.

쏘나타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 역시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천만 원 정도를 더 지불하고 가솔린도 아닌 디젤 파사트 GT를 구매하기에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겠다. 물론, 그래도 검증된 파워트레인과 기본기, 독일차 특유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언제나 소비자들의 몫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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