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국에서 자국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는데, 그것도 글로벌 대기업이 만든 제품이 그렇다는데 오히려 안 팔리는 게 이상하다. 대한민국은 ‘삼성 공화국’, ‘현대차 공화국’이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고,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현대차는 공정위가 인정한 독과점 기업이다. 한편으로는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도 분명 존재한다. 현대차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시장은 유독 견고해 보인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와 한국 자동차 시장의 관계, 그리고 이와 함께 지적받고 있는 경쟁 브랜드의 태도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국산차 시장에서는 80%
수입차를 포함하면 70%
현대차는 실로 어마어마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80%를 넘는 수치이고, 여기에 수입차 제조사들까지 모두 종합해 본다면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정위에서 공정위에서 독과점 기업이라고 인정한 이유 중 하나다.

이 높은 점유율은 다른 모든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합쳐도 현대차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높은 인기를 보이며 활약하였고, 이로 인해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모든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
이렇게 독점 형태를 띠고 있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본 소비자들은 ‘현대차 공화국’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비판하고 있다. 마치 삼성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것을 보고 ‘삼성 공화국’이라고 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망하면 국내 시장이 휘청일 것이다”라는 반응까지 내놓을 정도다.

자동차 업계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현대차는 경차부터 프리미엄 라인업인 제네시스까지 모든 차종을 대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받는 것과 동시에 다른 제조사로의 전환을 줄일 수 있는 판을 만든 것이다.

다른 제조사들에게
틈 또한 주지 않는다
경쟁 제조사들 입장에서 바라보면 현대차는 단단하고 견고한 철옹성과도 같다. 작은 틈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라인업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이 부족한 점이 발견되어 다른 제조사가 치고 들어오게 되면, 자신들이 그 모델을 제작하여 점유율을 가져가 버리기 때문이다.

소형 SUV 시장을 그 예시로 들 수 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쌍용차의 티볼리, 쉐보레의 트랙스, 르노삼성의 QM3가 선발주자로써 이전의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모델로 새롭게 개척하려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현대차는 코나, 스토닉, 베뉴와 셀토스를 쏟아내며 그 점유율마저 현대차로 가져오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한국 기업의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가 독점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모조리 현대차만의 문제일까?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잘못이라고 의견을 내놓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단순하게 생각해 본다면 한국에서 한국 기업의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점유율이 문제라면 해외 시장 또한 문제 덩어리일 것이다. 미국에선 미국 제조사의 점유율이 높고, 유럽에선 유럽 제조사의 점유율이 높고, 일본에선 일본 제조사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를 문제 삼는 소비자들은 없을 것이다.

경쟁 제조사들은
노력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시선을 살짝 돌려보면 경쟁 제조사의 문제도 될 수 있다. 특히 국산차 제조사들은 현대차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들이 해결해나갈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대책으로는 신차 출시, 현대차보다 더 나은 성능과 품질, 현대차보다 더 나은 애프터서비스, 현대차보다 더 나은 가격 책정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제조사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수입 제조사들은 굳이 국내 시장에 이런 정책일 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BMW와 폭스바겐이 더욱 각광받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앞서 설명했던 대책을 시행했다 하더라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을 시키지 못했다. 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은 내용과 이어진다. 좋은 인식을 심어주었더라면 현대차의 대안으로 꾸준하게 판매되었을 것이고 현대차에게 높은 점유율을 주지 않을 것이다.

간단한 예시로 르노삼성의 SM6가 재구매 비율이 43%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번 구매한 소비자들은 다시 신형 SM6를 구매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진=소방청)

소비자들은 대안이 없을 정도로
선택지가 줄어든다
현대차가 독점 시장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는 각종 결함 문제, 품질 문제와 서비스 센터 대응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경쟁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소비자들에게 여러 가지의 대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경쟁이 없다면 시장은 발전할 수 없고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또한 경쟁이 없다면 시장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서로 경쟁을 해야 자신들의 단점을 개선하고, 강점을 더욱 높이게 되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이 선택을 해야 제조사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사고 발생 가능성을 품은 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현대차도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자신들의 단점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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