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네시스 모델들을 살펴보면 기술력이 많이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신차를 출시하면서 역대급 옵션 사양들을 대거 탑재해 동급 수입차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나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제네시스 신차가 출시되면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는 편이다. 외신들 역시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 호평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을 살펴보면 “가격만 따라잡고 다른 것은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다”라는 반응과 “벤츠 등 수입차 가격으로 제네시스 가격을 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라는 반응이 많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제네시스가 벤츠를 비롯한 수입차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수입차와 직접 비교가 가능한
수준까지 비싸진 제네시스
요즘 제네시스 모델들은 수입차와 직접 비교가 가능해질 만큼 가격이 비싸진 상태다. 엔트리 모델인 G70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기본 가격이 4천만 원을 넘겨 4,035만 원부터 시작하며, 풀옵션을 선택하면 6,500만 원에 육박한다. 제네시스의 역사를 함께한 대표 모델인 G80의 경우 5,291만 원부터 시작하며, 풀옵션을 선택하면 8천만 원이 넘는다.

G70의 경쟁 모델인 3시리즈는 공식 할인까지 받아 4,524만 원부터 구입할 수 있으며, G80의 경쟁 모델인 5시리즈는 5,814만 원부터 구매 가능하다. 할인으로 유명한 아우디는 한술 더 떠 A4는 4,380만 원부터 구매 가능하며, A6는 최근 할인율을 높여 5,348만 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제네시스 기본 모델과 도 가격 차이가 그다지 많이 나지 않는다.

할인이 적은 걸로 유명한 벤츠도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중간 가격대의 비용을 지불하면 C 클래스와 E 클래스를 충분히 구매하고도 남는다. SUV인 X3, Q5 GLC 역시 GV70 중간가격으로 모두 구매 가능하다. 대형 SUV의 경우 수입차 기본 가격이 대체로 GV80 풀옵션 가격대 혹은 그 이상에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에서는 GV80이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이렇듯 대형 SUV를 제외하면 수입차와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수입차라는 선택지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제네시스 구입을 생각하고 견적을 받았는데 수입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고민 끝에 수입차를 샀다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수입차 수준이지만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제네시스가 신차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수입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 그동안 제네시스는 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차를 구입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는데, 가격이 인상됨으로써 그런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가격만 따라잡았다”라는 평가도 많이 볼 수 있다. 신차를 출시하면서 가격은 수입차 수준으로 올라왔는데, 다른 부분은 수입차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부분도
몇 가지 잡긴 했다
사실 제네시스는 다른 것도 많이 따라잡았다.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해 상당히 우아한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 소비자들과 외신들도 제네시스 디자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G70은 디자인이 아쉽다는 반응이 많은 편이다.

실내 디자인은 고급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극 활용해 수입차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감성을 구현했다. G70과 GV70의 경우 스포츠 패키지를 통해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 감성을 동시에 잡았다.

특히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옵션 사양이다. GV70 기준으로 핵심 사양을 살펴보면 LED 램프, 14.5인치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필기 인식이 가능한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 디지털 키, 지문인식, 메모리 시트, 카페이,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등이 기본 사양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 12.3인치 3D 클러스터, 전방 주시 경고, 후측방 모니터,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운전 스타일이 연동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빌트인 캠,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하면 4P 브레이크, 스포츠 + 모드, e-LSD도 적용된다.

동급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는 옵션 구성을 보여주며, 특히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3D 입체 클러스터, 지문인식, 자동 차로 변경 지원 등은 수입차 중에서도 지원하는 모델이 아직 몇 없다.

옛날부터 국산차는 동급 대비 옵션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제네시스는 그 끝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에는 플래그십 모델인 G90 풀체인지가 나올 예정인데, 플래그십인 만큼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옵션 사양 탑재가 예고되어 있다.

모든 것을 발목 잡는
브랜드 가치
옵션 사양 등에서 제네시스가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수입차 브랜드를 이길 수 없다고 평가받는 데에는 아직 브랜드 가치가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는 단 몇 년 만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인기 많은 벤츠와 아우디는 100년 넘게 차를 만들어 왔으며, BMW나 볼보 역시 90년 이상 차를 만들어 왔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미국 브랜드인 캐딜락과 링컨 역시 100년 넘게 차를 만들었다.

그에 반해 제네시스는 2015년 처음 런칭되어 이제 5년이 지난 브랜드이다. 사실상 이제 막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가 매우 짧다 보니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나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만큼의 가치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전략도 브랜드 가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렉서스, 아우디, 캐딜락, 인피니티 등 모기업이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같은 매장에서 두 브랜드의 차를 함께 팔지 않는다. 즉 판매망이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2018년에 전용 매장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현대차 매장에서 제네시스 모델을 함께 전시하고 팔고 있다. AS 역시 현대차 정비소에서 함께 진행한다. 그런 탓에 서로 차별화된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차별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탓에 대중들에게는 그냥 값비싼 현대차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이 브랜드 가치가 높은 수입차 수준 정도로 비싸다 보니 이를 제치고 굳이 제네시스를 살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벤츠 가격으로 왜 제네시스를 사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이는 10년, 20년 정도 지나게 되면 개선될 수는 있다. 제네시스가 벤치마킹한 대표적인 브랜드인 렉서스 역시 역사가 독일 및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짧은 편이다. 게다가 일본 차는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강해 출범 초기에는 오랫동안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미국 부자들의 자동차 이용 패턴과 생각 등을 인류학자와 심리학자들까지 동원해 가면서 끊임없이 분석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시간이 지난 현재는 독일 3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에 못지않은 품질을 보여주고 있으며, 재규어나 볼보보다 높은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브랜드 가치 성장을 막는
품질 이슈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성장을 막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품질 이슈다. 국내에서 인기가 가장 수입차인 벤츠의 경우 단순히 화려해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기본이 매우 탄탄하면서 화려하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에 반해 제네시스는 기술력은 분명 좋아졌지만 품질은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출시 예정이었던 GV80의 경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일정을 미뤄 올해 1월에 출시했지만, 출시 45일 만에 D로 변속해도 후진하는 변속기 문제로 리콜했다. 6월에는 디젤 엔진 떨림 문제로 2달간 판매 중단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내장재 조립 불량과 크기가 다른 휠이 장착되는 조립 불량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JTBC)

G80의 경우 출시 2달 만에 조립 불량, 시트 가죽 및 마감 불량, 각종 전자 장비 오류, 운행 불가, 주행 중 엔진 떨림 및 스티어링 휠 잠김 현상까지 발견되었다. 특히 조립 불량의 경우 작업자의 근무 태만과 QC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까지 함께 비판받고 있다.

특히 대중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함과 기본이 의심되는 조립 불량 등이 연이어 나오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고 옵션 사양이 훌륭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5천만 원 이상 주고 산 차에서 결함이 속출한다면 두 번 다시 차를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제네시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야심 차게 런칭한 제네시스 브랜드.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을 보면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결함 문제는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다. 신차가 출시되면 기대보다는 “어떤 결함이 나올까?”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고 있다.

지금 제네시스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지 개선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잘나가고, 잘 서고, 안전하고 문제가 없는 것이 가장 기본이며, 디자인이나 옵션 사양 등은 그다음이다. 내년에도 제네시스는 새로운 모델 출시가 예고되어 있다. 벤츠만큼의 브랜드 가치는 못 보여주더라도 어느 정도 따라가는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 되지 않겠는가?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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