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일을 수행함에 있어 과정과 결과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에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도출되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따지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신차가 출시되고 나면 어김없이 얼마나 많은 판매되었는지를 따지며 이차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 그 차가 어떤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소비자들은 이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단 결국 얼마나 시장에서 성공했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는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아무리 욕먹어도 결국엔 1등을 차지하고 상까지 휩쓴 현대기아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올해도 쏟아진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신차들
올해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국산차는 총 145만 2,958대로 이중 60만 2,953대가 현대차. 51만 2,911대가 기아차, 9만 6,069대가 제네시스다. 세 브랜드를 합치면 121만 1,933대로 현대자동차그룹 점유율이 무려 83.4%에 달한다. 전 세계 어느 자동차 시장을 둘러봐도 이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출시하는 신차들마다 연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간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도 많은 신차 출시를 예고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해외에선 코로나 여파로 인해 판매량이 줄어든 곳도 있었지만 내수시장에서만큼은 웃을 수 있었다.

저조한 판매량에
쓸쓸한 단종을 맞이한
자동차들도 존재했다
그러나 흥행 속에서도 판매량이 워낙 저조해 결국 쓸쓸히 단종을 맞이한 자동차들도 존재했다. 현대 I30는 유럽시장에서 인기 있는 해치백으로 국내에선 아반떼에 밀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로부터 한국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렸는데 I30 역시 그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벨로스터 역시 고성능 N 모델을 제외하곤 1.4 가솔린 터보와 1.6 가솔린 터보 모델을 단종시켰다. 이 역시 판매량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이다. 두 차종은 모두 준중형에 속하지만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살만한 매력 포인트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시장에선 잘 팔리는 차가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자동차 시장에선 잘 팔리는 차가 그만큼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 도태된 자동차는 소리 소문 없이 단종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I30는 수입차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완성도 높은 자동차였지만 인기가 없었기에 결국 국내에선 실패한 자동차로 남게 됐다.

차를 열심히 공들여서 만드는 과정이 존재했고, 이를 상품성으로 인정까지 받았으나 시장에서 외면하게 되면 이런 쓸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정보단 결과가 중요시되는 자동차 시장은 매우 냉정하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여
소비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어떻게든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신차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는 TV나 온라인 광고가 될 수도 있으며, 요즘은 신차 론칭쇼를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하기도 한다. 인터넷엔 각종 신차 기사들로 도배가 되기도 하며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마저 한 번쯤은 지나가다 신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의 깊은 영역에 마케팅이 침투해있는 구조다.

현대차는 이런 마케팅에 매우 능숙한 브랜드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품질이나 상품성으로 인정받은 내역들을 마케팅에 잘 활용한다. 현대차가 북미시장에서 품질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거나,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는 소식을 다들 한 번쯤 접해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소식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판매 전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품질 문제, 결함 소식은
숨기고 싶을 수밖에
그러나 좋은 소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1인 미디어와 SNS가 발달한 요즘 시대엔 신차 결함이나 품질 문제 같은 소식들도 꽤 자주 접할 수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신차 품질 문제나 결함 이야기는 자동차 커뮤니티나 유튜브, 가끔은 신문 기사로도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이 역시 다들 한 번쯤은 접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조사 입장에선 판매 전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런 품질 문제, 결함과 관련된 소식들은 숨기고 싶을 것이다. 한창 성황리에 판매 중인 신차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소비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디자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디자인 마케팅을 매우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보도자료에는 디자인 콘셉트와 특징들을 비중 있게 다루며 설명했고, 신차 홍보 영상에서 역시 새롭게 적용되는 옵션들과 함께 디자인 철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해 성적으로만 보자면 사실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 중 디자인으로 승리한 쪽은 기아차다. 주력 모델인 K5는 디자인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쏘나타를 판매량으로 제압했고, 중형 SUV 쏘렌토 역시 싼타페를 완벽하게 눌렀기 때문이다. 기아차 디자인은 정체성을 찾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아직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아반떼, 45 EV 콘셉트,
프로페시, 전기차 충전 설비 하이차저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그런 와중에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가 미국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무려 9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차는 올 뉴 아반떼, 45 EV 콘셉트카, 프로페시가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기차용 초고속 충전 설비인 하이차저도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내 시장에서도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이어진 신형 아반떼가 해외에서도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아직 양산형 모델이 등장하지 않은 두 대의 콘셉트카 수상 소식 역시 긍정적이다.

기아차는 신형 K5와
쏘렌토로 수상 내역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집안 기아차는 신형 K5와 쏘렌토로 수상 대열에 합류했다. 신형 K5는 이미 쏘나타와 비교되며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어왔다. 북미 시장에도 출시된 K5는 미국 현지인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미국 네티즌들은 “놀라운 디자인이다”, “머슬카를 연상시키게 한다”, “앞으로도 기아는 이렇게만 하면 된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기도 했다.

쏘렌토 역시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4세대 모델로 접어들면서 기존 모델보다 조금 더 세련되고 강인한 이미지로 탈바꿈한 신형 쏘렌토는 패밀리룩 디자인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디자인으로
인정받은 제네시스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국내 시장에선 이미 좋은 디자인으로 인정받은 제네시스 역시 수상 내역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출시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과 신형 G80이 주인공이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퍼 디자인 테마도 수상내역에 올라갔다.

이로써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6년 연속 굿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GV80과 신형 G80이 동시에 수상한 것은 새로운 제네시스 디자인 정체성이 북미시장에서도 어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 외에도 올 한 해
다양한 수상내역들이 줄을 이었다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올해 다양한 수상내역들이 존재했다. 이번 수상 목록에 포함된 인터페이스 디자인 카퍼는 지난 8월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2020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또한 디자인계의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2020 IEDA 디자인 어워드’에서 45EV 와 프로페시 콘셉트카가 수상한 이력이 존재한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품질 관련 수상내역도 존재한다. 제네시스는 지난 2월 북미 JD 파워 내구품질조사에서 내구품질 1위를 달성하는 영광을 누렸다. 현대차는 JD 파워 첨단기술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상내역이 모든 결과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현대기아차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건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대한민국 자동차 브랜드가 해외에서 잘 나간다는 소식을 반기지 않을 소비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상 내역이 모든 결과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수상내역들이 존재하며 품질도 인정받았다는 제네시스는 정작 지난해 북미시장 프리미엄 브랜드 중 판매량 꼴찌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인정받았다는 기사들과 수상내역이 쏟아졌지만 정작 판매량은 잘 나간다던 소문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했던 것이다.

“제발 품질도 신경 써 주세요”
소비자들의 아우성
역대급 호황을 누린 내수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다가 아니었다. 많이 팔렸다는 건 긍정적이지만 현대기아차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연이은 결함 및 품질 불량 사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 그랜저에선 엔진오일 감소 논란과 함께 여러 가지 품질 문제가 발생했으나, 이것이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현재진행형에 놓여있다.

그 외 다른 현대기아차 신차들은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출시한 신차들에서도 연이어 크고 작은 결함들과 문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중이다. 이에 신차를 구매한 많은 소비자들은 “차 가격 올라가고 디자인 발전하고 다 좋지만 품질부터 신경써달라”며 아우성이다.

자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일각에선 “소비자들 불만이 이어져도 차는 잘 팔리니 제조사는 바뀔 리가 없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들의 말처럼 제대로 된 AS를 제공하지 않고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더라도 판매량엔 큰 변화가 없으니 제조사 입장에선 적극적인 대처를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제조사를 믿고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과 제조사 사이에 존재하는 신뢰는 점점 무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바라보는 여론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매번 현대기아차 관련 기사에는 부정적인 여론들로 가득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자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기 마련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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