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동차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현대자동차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것이다. 점유율 80% 이상, 항상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브랜드가 바로 현대기아자동차다. 접근이 용이한 서비스 센터와 합리적인 가격대, 그리고 한국인의 취향을 한껏 반영한 디자인 등 국산차의 독보적인 메리트들이 일궈낸 성과일 것이다.

그런데 현대차가 판매량 말고도 비공식 1위를 차지한 것이 있다. 바로 결함이다. 끊이지 않는 결함 소식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래도 현대기아차를 타고 싶냐?”면서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단순 결함이 아닌 중대 결함이 이어지고 있으니, 이러한 네티즌의 반응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라는 의견도 더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현대기아차의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1분 만에 전소됐다
그랜저 화재
첫 번째로 소개할 결함은 더 뉴 그랜저 화재 사건이다. 해당 차량은 약 1분 만에 전소됐고 불이 나기 30초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보닛 쪽에서 금속으로 된 기계가 갈리는 소리, 액셀과 브레이크 둘 다 작동을 하지 않고 연기가 난 뒤에 불이 붙었다.

피해 차주는 출고 당시 최상위 트림으로 그랜저를 구매했고 이로부터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화재가 발생했다. 주행 거리는 약 3,000km로 거의 새 차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그랜저는 조립 불량 같은 비교적 작은 문제뿐 아니라 파워트레인, 그중에서도 엔진 오일 감소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를 두고 뭇 소비자는 “이번 화재 사고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라는 의심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2차 사고 가능성 있다
스팅어 문 열림
두 번째 결함은 기아차 스팅어 문 열림 결함이다. 해당 차량은 스팅어 2.0 플래티넘 모델로, 주행 중 문 열림 증상이 총 4번이나 반복돼 일어났다. 처음 문제가 발생한 것은 2018년이다. 하지만 19년도에도, 20년도에도 문이 열리는 문제가 반복됐다. 19년도에 해당 결함이 발현했을 때는 보증 기간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함은 이후에 또다시 나타났다. 세 번째로 주행 중에 문이 열린 20년도 당시, 피해 차주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80km/h로 주행 중이었다. 조수석 문이 열린 전과 달리, 이때는 운전석 문이 열려 차주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차주는 왼쪽 무릎을 운전석 문에 대고 운전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차 문이 완전 개방 상태는 아니었지만, 문이 열릴 때 나는 큰소리에 놀라 충분히 2차적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을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이미 주행 중 3개의 문이 열렸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주는 보증 기간이 끝났음에도 4개의 문을 모두 교환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을 교환한 이후에도 주행 중 운전석 뒷문이 열리는 결함이 반복됐다. 기아차 측에서는 “원인을 잡지 못한 게 맞다”라고 인정하는 상황이다.

지하 주차장에서의
G70 화재
세 번째 결함은 G70 화재 사건이다. 피해 차량은 G70 2.0 가솔린 후륜 모델로, 화재 사고는 차를 구매한 지는 1년 9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생했다. 화재가 일기 전, 계기판에 각종 경고등이 점등 시동을 껐다가 켜도 다시 경고등이 뜨는 현상이 나타났다. 피해 차주가 주차 후 차에서 내리니 앞쪽 바퀴에서 모터 소음이 나는 등의 전조 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차주는 “부품이 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고장 접수를 마친 후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에 불이 붙었다.

주차를 한 후 약 5분 뒤에 연기가 올라왔고 화재가 난 부분에 작은 폭발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났기 때문에 건물에 피해 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차량 피해 규모는 2,100만 원가량에 달하며, 만약 차의 결함이 아닐 시에는 건물 피해 보상까지 해서 최소 약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할 만큼 피해 규모가 상당한 사건이었다.

서비스센터의 만행
K5 진동 떨림
네 번째로는 K5 진동 떨림 결함을 말할 수 있다. 시트에 앉아있으면 시트 밑에서부터 진동이 올라오는 결함으로, 핸들에도 진동이 전해지면서 몸 전체가 약간 떨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심한 진동이 일었다. 피해 차주의 증언에 따르면, “안마의자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진동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결함보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서비스센터의 반응이었다. 당시 이미 비정상적인 떨림으로 판단되어 부품을 2개나 간 상태였으나, 서비스센터에서는 “K5의 고유한 떨림”이며 “다른 차와 비교했을 때 정상 수준이니 그냥 타도된다”라는 답변을 건넸다. 이후 서비스 센터 측에서는 “수리를 더 해보겠다”라고 말하며 차를 갖고 있었지만, 수리내역서에는 기존에 교체한 부품 2개의 기록만이 남아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쏘렌토 녹 현상
녹 현상은 철로 구성된 기계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소개할 녹 현상 결함은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소비자의 차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것도 한 모델에서 유난히 많이 발견되고 있어 화제다. 바로 기아차 쏘렌토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부식 부위는 조수석 시트, 운전석 시트, 운전석 시트 하단 부분, 에어컨 필터 옆, 2열 시트 하단 등 다양했다. 사실상 이미 녹이 발생된 부위는 후처리를 진행해도 부식이 멈추지 않기 때문에 탈거를 하는 등 큰 공사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일부 서비스 센터 측은 녹 발생의 원인을 “소비자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녹이 생기는 것은 환경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하며 많은 소비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목숨 걸고 차를 탄다”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
결함에 대한 반응이다 보니, 아무래도 부정적인 반응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는 “현대차는 판매량도 1위, 결함도 1위”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더했다. 일부 네티즌은 “목숨 걸고 주행해야 하는 건가?”, “디자인만 좋아지고 품질은 퇴보하는 것 같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몇몇 차주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내 차에 일어날 수 있는 일 같아서 너무 무섭다”라며 두려움을 내비쳤다. “나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는데, 내 차에도 불이 붙는 것 아니냐”라며 불안감에 떠는 네티즌도 있었으며, “차도 뽑기를 해야 하는 건가? 답답하다”라며 불만을 드러내는 소비자도 많았다.

(사진=머니투데이)

힐링 공간에서
두려움의 공간으로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요즘의 자동차는 ‘나’라는 주체를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인 것은 물론,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개인의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어지는 중대 결함 소식에 일부 네티즌은 “자동차는 ‘힐링 공간’이 아닌, ‘두려움의 공간’이 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실수에 관련된 속담이 많다. 예컨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개미구멍으로 공든 탑 무너진다” 등을 말할 수 있겠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신이 아닌 인간은 완벽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사람답다’라는 것과
‘1위 브랜드답다’라는 것
뭇 네티즌은 일부 서비스센터 혹은 제조사가 실수를 반복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에 “사람답지 못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답다”라는 게 뭘까? 그 기준은 아마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오늘의 이야기에 접목해서 생각해 보자.

사람은 사람이라서 실수를 한다. 그러나 그 실수가 타인의 생명을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것일 때, 그리고 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많은 이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기 시작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닐 것이다. 명실상부 국내 1위의 자동차 브랜드답게, 사람답게 행동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의 공간이 아닌,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날 자동차가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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