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 카페 스타벅스는 철저한 시장분석 후에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곳에만 입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상권에 스타벅스가 입점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면 일대의 임대료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한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기업 전략에 있어 시장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나타내주는 예시이다.

그런데, 국산차 중에서도 시장의 수요를 분석하여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차량이 있다고 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해외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충족하여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데, 과연 어떤 차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인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베뉴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높은 모닝”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베뉴는 2019년 출시된 소형 SUV 차량이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소형 세단 차량이었던 엑센트를 단종하고 코나보다 작은 크기의 소형 SUV, 베뉴를 출시하여 새로운 수요층 공략에 나섰다. 경쟁 SUV 대비 현저히 작은 크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높은 모닝”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나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종된 소형 세단 엑센트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당초 연간 목표 판매량이었던 1만 5천 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몇몇 사람들은 베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한 모델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국내 시장에선 실패했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성공했다는 일부 사람들의 의견과 달리 일반적으로 베뉴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실패 쪽으로 기운다. 경쟁 SUV 모델 대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베뉴의 판매량은 1만 7,726대였으며, 전체 소형 SUV 판매량 중 7위에 그쳤다.

소형 SUV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셀토스가 4만 9,481대 판매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치이다. 3만 4,091대로 2위를 기록한 XM3의 판매량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같은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와 비교했을 땐 만 대 이상의 판매량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저조한 성적을 보인 우리나라와 달리 뛰어난 판매량을 기록한 시장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인도 시장이다.

베뉴는 인도 시장에서
뛰어난 시장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시장에 국내 출시 모델보다 작은 크기로 베뉴를 출시했다.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인도 시장 공략용 베뉴는 2019년 5월 출시 이후 12월까지 약 9만 5천 대가량 판매되는 등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었다.

작년 상반기엔 국내 생산 물량 1만 3천 대가 인도 시장을 비롯한 해외에 시장에 수출되었으며, 뛰어난 현지 시장 반응에 힘입어 2020년 올해의 인도 차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현재 인도에서 생산된 물량은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남미 시장까지 수출되는 등 해외에서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베뉴 이외의 소형 SUV도
꾸준히 승전고를 울렸다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인도 시장 전용 모델로 출시된 소형 SUV 크레타가 풀체인지 이후 1위 브레짜의 판매량을 역전한 것이다. 브레짜는 인도 제조사에서 출시된 자국 모델인 만큼 크레타의 실적은 더욱 부각되었다.

이후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소형 SUV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고 셀토스, 쏘넷 등 전략형 SUV를 수출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수출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중이며, 동남아와 남미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큰 차를 선호한다
그렇다면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국산 소형 SUV가 유달리 우리나라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장마다 선호 차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으며, 대형 SUV나 준대형 세단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반대로, 경차나 소형차 시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작은 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으며, 경차의 가장 큰 무기인 경제성과 실용성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실용성이 강조된 해치백 차량도 유독 우리나라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의 선호 차량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반대로,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과 달리 유럽은 실내 공간 활용도가 높은 해치백 선호도가 가장 높다. 전기차에 대한 지원이 상당한 영국 자동차 시장에선 전기차가 선호된다. 이처럼 국가별 상황에 따라 선호되는 차량은 각기 다르다.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현재 인도 시장은 소형 해치백에서 소형 SUV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크기가 작은 소형 SUV 선호도가 증가하게 되었다. 때문에 준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베뉴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베뉴의 성공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살펴보았다
관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베뉴에 대한 평가로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셀토스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만큼, 위치와 가격이 굉장히 애매하다”,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내에선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선 대부분 큰 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소형차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때문에 인도 시장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된다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베뉴의 성공에 대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인도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겨냥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장을 분석하는
통찰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진정한 장사꾼은 남극에서 에어컨을 팔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영업의 중요성을 우스갯소리로 나타낸 말이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각종 마케팅 전략을 통해 어렵게 판매하는 것보다,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여 여러 대의 물건을 파는 것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대로 된 방법일 것이다.

국내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베뉴를 해외 시장에 출시하여 판매량 견인을 이뤄냈던 것처럼 말이다. 실패로 남을 뻔했던 베뉴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세계 시장을 분석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면, 국산차가 세계 시장에 우뚝 서게 될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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