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우리 실생활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아이폰은 업무용 성격이 강했던 스마트폰(PDA 등)을 대중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만약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지 않았거나 크게 히트치지 못했다면 우리는 아직도 피처폰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외 에어팟도 무선 이어폰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켰다.

그런 애플이 이제 전기차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와 손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해 크게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논의 단계라고 한다. 현대차와 애플이 손잡고 애플카를 개발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언론이 너무 앞장서서 설레발을 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애플카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에디터

‘애플이 자동차라니?’ 어떻게 생각하면 뜬금없는 소식일 수도 있다. 물론 요즘 자동차는 커다란 전자제품이라고 할 만큼 전자 장비가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사업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또한 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사업이다. 개발 비용이 매우 비싸며, 수많은 테스트와 다양한 규정을 통과해야 한다. 삼성도 한때 자동차 사업을 하다가 위기를 겪고 르노에게 매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필요로 하는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진입장벽도 내연기관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내연기관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이 전기차 위주로 개발하는 데도 이러한 이유가 있으며, 2000년대 설립된 테슬라도 전기차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애플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 관리나 자율 주행 등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 현시점에서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잘 협업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한 전기차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2014년부터 전기차 개발 준비
지금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애플은 생각보다 꽤 오래전부터 전기차 개발을 준비해왔다.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전기차 로드맵을 추진해 오면서 전기차 기술력과 자율 주행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부품 수급과 개발의 어려움, 책임자 문제 때문에 진척이 잘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테슬라 인수를 검토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소프트웨어 지원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고 애플 카플레이를 출시했다.

이후 대만의 TSMC와 협업해 인공지능 칩과 하이브리드 컨버터, 충전기에 사용되는 갈륨 질화수소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며, 리튬인산철로 배터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 주행 테스트를 위해 공도 주행 허가를 받고 수십 대의 차량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테슬라로부터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는데, 테슬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더그필드, 수석 디자이너였던 앤드류 킴, 파워트레인 부사장 직을 맡았던 마이클 슈베쿠치, 재규어랜드로버, 벤틀리, 애스턴마틴, 테슬라를 거친 스티브 맥마너스가 애플에 영입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여러 특허를 내기도 했다. 자석을 활용해 후진만으로 충전 포트에 간단히 연결되는 패시브 얼라인먼트 메커니즘 차징 스테이션, 전면 유리뿐만 아니라 측면 유리에도 정보를 표시해 주는 홀로그램 헤드업 디스플레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구급차나 경찰차 등 비상차량을 인식하고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알림을 주는 특허와 차량 내부 날씨를 조절하는 날씨 조절 특허, VR을 통해 멀미를 방지하는 가상현실 특허, 빛의 편광도를 조절할 수 있는 창문 필름 특허, 차량과 아이폰을 무선으로 연동시켜 주차해둔 장소를 알려주고 주차 시간에 따른 예상 요금까지 알려주는 차량 위치 발견 기술 특허 등이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와
협업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현대차에게 전기차 생산 협력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현대차에 협력을 제안하고,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미 검토가 마무리된 상태로 정의선 회장의 재가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애플은 전기차 생산은 물론 애플카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까지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진행한다. 독자적으로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생산 시설 등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출시 시점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배터리 형식이나 기술력 등은 아직 전해진 바가 없다.

협업 제안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해명 내용을 살펴보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 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라며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라고 밝혔다. 애플과 협업 소식은 아직 확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 역시 다수의 자동차 기업과 접촉하고 있는 상태이며, 현대차는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즉 어느 기업가 협업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보도를 살펴보면 마치 협업이 확정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어 네티즌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몇몇 네티즌들은 “주가조작 아니냐?”,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는 사라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분석들이 많이 나온다
아직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은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벌써부터 두 회사가 협업함으로써 나오는 시너지 등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업이 성사된다면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에 전기차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역시 현대차가 애플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현대차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협력할 것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경쟁자를 줄인다는 점에서 안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춘 제조사는 현대차 외에도 테슬라, GM, 폭스바겐, 토요타 5개뿐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애플의 최대 경쟁자이며, 폭스바겐과 GM은 자사 제품 외 파트너십을 구축할 여력이 부족하다. 토요타는 내연기관차라면 모를까, 전기차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밀린다.

현대차는 세계적으로도 꽤 괜찮은 전기차 실적을 내고 있으며,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각각 37만 대, 34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공장 모두 전기차 전용 라인을 증설할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현대차만 한 업체를 찾기 힘들다. 또한 현대차와 애플 모두 테슬라를 경쟁자로 삼고 있으므로, 두 회사의 협업으로 테슬라를 견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꽤 상당한데다 애플 제품만 사용하는 충성고객도 전 세계에 많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요를 늘리는 것은 물론 장기 고객 확보에도 유리해진다.

현대차와 애플이
협력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차와 애플이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작년 8월, 앱티브와 협업을 통해 자율 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이미 자율 주행과 관련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애플은 카플레이와 디지털 기를 제외하면 자동차와 관련된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아직까지 애플카의 실체가 거의 없다. 또한 현대차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등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상당히 끌어올린 상황에서 애플과의 협업이 잠재적인 경쟁자를 줄이는 것이 아닌 오히려 키워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나 주도권이 애플에게 뺏기면 꽤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애플은 위탁 생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애플과 현대차가 협력하면 당연히 애플카 생산은 현대차가 맡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애플카 판매가 늘어나더라도 현대차의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으며, 폭스콘처럼 생산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협업을 한다고 해도 시너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애플카와 관련된 소식은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는 지켜봐야 되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