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많은 나라 중에서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구축하지 못했거나, 구축해도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해외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 큰 나라가 많다. 대부분 이런 나라에는 토요타나 혼다 등 일본차가 가장 잘 팔린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튼튼하다보니 개발도상국 등에서 인기가 많다.

그러다 몇년 전부터 한국차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일본차를 누르고 한국차가 판매 1위를 하는 나라가 생기고 있다. 베트남이 바로 그 예로, 2019년 현대차가 토요타를 누르고 처음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그 차이를 더 벌리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일본차보다 한국차가 더 강세라는 지역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에디터

2019년 처음 1위
2020년에는 격차를 더 벌렸다
베트남 역시 일본의 토요타가 강세였던 지역이였다. 하지만 현대차가 판매량을 매년 늘려가더니 2019년, 드디어 현대차가 토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자동차판매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2019년 총 7만 9,568대를 팔았으며, 토요타와는 불과 240대 차이였다.

2020년에는 베트남에서 총 8만 1,000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반면 토요타는 12월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2019년 대비 11% 감소한 7만 2,136대를 기록했으며, 현대차와 차이는 1만대 가까이 벌어졌다.

베트남 내 자동차 판매량은 급감
현대차는 오히려 상승
2020년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베트남 VAMA 자료에 의하면 1분기에는 5만 2,339대가 판매되었다. 2019년 6만 8,961대 대비 24.1% 감소했다. 자동차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2.5% 증가하기도 했다.

4월에는 판매량이 1만 1,761대로 대폭 줄어들었다. 전월 대비 39%,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포드와 혼다, 타코, 토요타 등 많은 브랜드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베트남 시민들의 소득이 불안정해지면서 저축량이 늘고 자동차 구매가 크게 줄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조기에 안정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났고, 정부의 판매장려 정책을 펼쳐 판매량을 높였지만 VAMA 보고서 기준 2019년 대비 8% 감소한 29만 6,634대로 마무리했다. 다만 이 수치는 폭스바겐, 벤츠 등 몇몇 브랜드가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시장 전체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오히려 판매량이 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산업통상부가 주최한 2020년 자동차 산업 요약 컨퍼런스에서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 탄콩그룹의 자동차 부문 총책임자인 레 응옥 둑 TC모터 대표는 “현대 브랜드 자동차 매출이 작년보다 늘었을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와의 거리도 멀어졌다”라며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에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희귀한 성공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는 엑센트, 그랜드 i10, 싼타페, 투싼, 코나 순서다. 베트남은 자동차에 고율의 세금을 매기다보니 1.5리터 이하 소형차가 주로 팔리고 있다. 특히 엑센트와 그랜드 i10은 내부공간이 넓고 연비가 높아 베트남 국민차로 불리고 있다.

현대차는 1,5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난빈에 제 2공장을 설립한다. 해당 공장은 연 10만대 생산이 가능하며, 완공되면 제 1공장과 합쳐 연 17만대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베트남 시장을 완전히 접수하고 토요타와 격차를 더 벌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계열사인 기아차는 2020년 3만 9,180대로 3위를 차지했다.

인도에서는 현대차 2위
기아차는 4위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13억 인구를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급률이 1000명당 32대 수준(3.2%)로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높은 경제성장률 덕분에 차를 살 수 있는 중산층이 많아지면서 자동차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현대차도 인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 중 하나다. 현대차는 전략 모델인 크레타를 비롯해 베뉴, i10, i20 등 소형차가 크게 성공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셀토스와 더불어 지난 10월 출시된 쏘넷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크게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1위는 차지하지 못했다. 1위는 마루티 스즈키로 2020년 한해동안 121만 3,66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42만 3,643대를 판매했다. 3위는 자국기업인 타타모터스로 17만 769대, 4위는 기아차로 14만 55대를 판매했다.

내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망이 더 밝다. 마루티 스즈키는 오랫동안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왔으나, 2019년부터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공장 가동률을 낮췄고, 혼다는 인도 공장 두곳 중 한곳을 올해 폐쇄할 예정이다. 판매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생산능력을 감축한 것이다.

반면 현대차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년간 인도에 2조 8천억원을 투자했으며, 앞으로 전기차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올해 소형 SUV인 AX(정식이름 불명)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1,5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할 방침이다.

러시아에서는 현대차 2위
기아차 3위
러시아 역시 인도와 상황이 비슷하다. 인구가 1억 5천만 명에 달하지만 자동차 보유 비율은 인구 1,000명당 2.5대에 불과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현대차도 이 점에 주목하면서 러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통계 기준으로 현대차는 18만 1,706대로 전년 동기 13% 감소했고, 기아차는 14만 6,890대로 전년 동기 11% 줄어들어 각각 러시아 내에서 2위,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러시아 자국 기업인 라다(아브토바즈)다. 일본차는 러시아에서 점유율이 그다지 크지 않다.

내년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2018년 하반기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폐쇄된 GM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8월, 러시아 연방반독점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연말에 공장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이번에 GM으로부터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현대차의 러시아 내 자동차 생산 능력은 30만대(기존 공장 20만대+새로 매입한 공장 10만대)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새로 인수할 공장에서는 코나와 셀토스 등 소형 SUV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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