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구입한 후 1년 내 중대 결함 2회 발생 시, 일반적인 결함 3회 발생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레몬법이라고 한다. 2019년부터 시행되었지만 그동안 레몬법을 적용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모두 제도권 밖에서 제조사와 합의를 통해 고환, 환불이 이루어져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여러 번 나왔었다.

그러다 최근 레몬법을 적용받은 첫 번째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말 벤츠 S350d 4매틱 차량에 대해 결함으로 판정하고 교환 명령을 내렸다. 결함 내용이 ISG의 문제로 판단되었는데, 현대차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여러 차례 있어서 향후 많은 차들이 레몬법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시행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용된 레몬법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2019년식 디젤모델
벤츠코리아는 교환 절차 진행중
최근 레몬법 첫 적용 사례가 나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말,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를 열어 2019년식 벤츠 S350d 4매틱 차량에 대해 결함으로 인정하고 교환 명령을 내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국토부의 판정을 수용했으며, 최근 해당 소비자와 협의해 신차 교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몬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판정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결함 원인은
ISG 장치 오류
국토부는 문제의 차량이 정차 시 시동을 자동으로 꺼트려 연료 효율을 높이는 ISG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소비자가 이를 수리하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3번 방문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레몬법의 첫 사례가 되었다.

벤츠코리아는 ISG가 소비자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 기능은 아니지만 차량의 경제적 가치가 감소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최종 교환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례에 따라
앞으로 보상 사례가 많아질 것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동일한 문제에 대해 누구는 교환해 주고, 누구는 기각하면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며, 법이 존재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레몬법이 단 한 건도 적용되지 않은 것도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ISG에 의한 교환 사례가 나온 만큼, 앞으로 차를 구입 후 ISG 문제가 3번 발생하게 된다면 차량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에서도
ISG 관련 문제가 많았다
현대차도 ISG 오류가 유명하다. 팰리세이드는 ISG 시스템이 버튼식 기어의 로직과 맞물리면서 오류가 생겼다. 버튼식 기어의 로직이 미완성인 상태로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오작동해서 시동이 꺼진 후 다시 켜지지 않으며, 버튼과 엑셀, 브레이크가 먹통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다시 켜지긴 하지만 차주들 사이에서 큰 불편함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증상은 주차할 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신호 대기 중일 때 ISG 시스템이 꺼지면서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R버튼을 너무 빨리 눌러서 그렇게 되었다며 사실상 운전자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다. 2019년 증상이 발견된 후 1년 넘게 결함만 인정하고 별다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지금도 관련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 쏘렌토도 ISG 오류가 존재한다. 한 소비자는 출고 후 250km를 주행한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따고 한다. 오토홀드 사용을 위해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정차 시 ISG 조건이 충족되어 시동이 멈춘 후, 엑셀을 밟아도 시동이 다시 걸리지 않는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오토홀드를 해제한 상태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아차 서비스센터에서는 “해당 증상으로 관련된 차량이 몇 대 입고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고장 코드도 없고 증상이 애매하다”라고만 말했으며, 본사 측에서는 다이얼 조작이라든지 액셀을 갑작스럽게 빨리 밟아서 그랬다고 답변했다. 팰리세이드 ISG 오류 때처럼 사실상 운전자 잘못으로 몰아가려는 답변이다.

쏘렌토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리콜이나 무상수리를 실시했지만 ISG와 관련된 조치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차의 미흡한 대처로 인해 차주들은 불안함 속에서 차를 지금까지 운행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선례가 생긴 만큼 ISG 문제를 수리 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교환 혹은 환불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현대차 봐주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현대차 봐주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차는 이보다 더 심한 문제에도 레몬법 적용이 안되는데 벤츠는 저 정도 문제에도 해당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쏘나타 LPi 구입한지 1년 만에 엔진 교체만 2번 받아 결국 레몬법 중재를 요청했으나 정상적이라는 결과를 통보받고 기각된 적 있었으며, 코나 일렉트릭은 연이은 수리에도 브레이크 오작동 증상이 해소되지 않아 레몬법 중재를 신청했으나 이 역시 기각되었다. ISG 문제보다 더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기각 판정이 난 것이다.

(사진=소방청)

그 외에도 국산차와 수입차의 결함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한 가지 예를 들면 BMW와 현대차는 모두 화재 사고로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BMW 연쇄 화재 때는 국토부가 정밀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를 통해 EGR뿐만 아니라 흡기 다기관에도 이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제조사가 파악한 결함의 원인이 진실인지, 또 다른 원인이 없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리콜로 이어졌다.

반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연쇄 화재 때는 조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아무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으며, 이후 리콜하면서 밝힌 원인도 추정일 뿐 정확한 원인이 아니다. 거기다가 “화재 발생 가능성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마치 현대차를 감싸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레몬법을 중재하는 위원 중 한 명이 현대차 블루핸즈 공업사 대표라는 점이 밝혀져 한때 논란이 되었다. 특정 사건에 대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지 않는 제척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는 현대차 블루핸즈 공업사 대표가 참여한 것은 맞지만 계약관계일 뿐 소속된 것은 아니기 대문에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현토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제 네티즌들이 주목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현대차에 대한 레몬법 중재 신청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중요 결함으로 레몬법 중재를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각되는 사례가 또 나오게 된다면 논란은 지금보다 더 거세질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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