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은 출시 이후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결함이 등장했다. 크게 이슈가 되었던 리콜 2건과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리콜 4가지, 그리고 불량은 엔진오일 등장,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에러, 엔진오일 증가, 엔진 이상 소음, 도어 곰팡이 냄새 등 기타 다수가 있다.

최근에는 작년 국내에서 제작, 판매된 신차 7종을 대상으로 신차 공기질을 조사했는데 그중에서 GV80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톨루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톨루엔은 인체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유독 물질인 만큼 국토부를 시정명령을 내리고 차후 조사를 통해 관리에 철저를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이번엔 유독 화학물질 대량 검출되었다는 GV80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석유화학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방향족 탄화수소 중 하나
우선 이번에 검출된 톨루엔이라는 것이 어떤 물질인지 알아보자. 톨루엔은 석유화학 분야에서 벤젠과 자일렌과 더불어 가장 많이 활용되며 석유를 활용해서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요즘에는 매우 중요한 기본 방향족 탄화수소다. 방향족 탄화수소란 6개 탄소 원자가 둥글게 결합된 고리(흔히 벤젠고리)를 가지는 탄화수소로, 대체로 냄새가 나는 특성이 있다.

톨루엔은 기본 방향족 탄화수소인 벤젠 고리에 붙은 수소 원자 하나가 메틸기(CH3)로 치환된 것이다. 상온에서 투명하며,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액체다. 석유를 분리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물질이기 때문에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중 가장 저렴하다.

톨루엔 기체는 사람이 들이마시면 환각 작용을 일으키며, 법적으로 환각 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본드가 환각물질로 지정되어 만 19세 미만에게 판매가 불가능한 것도 톨루엔이 본드의 용매로 대량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농도의 톨루엔에 노출되면 피부와 점막에 자극을 일으키며, 장기간 노출될 시 눈 떨림,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운동 능력 하락, 중추 억제, 피로 등 신경계에 유해한 영향을 주며, 신장 손상과 황달, 단백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매우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톨루엔과 그것이 포함된 물질을 다룰 때에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다뤄야 한다. 톨루엔은 유성페인트, 인쇄용 잉크, 접착제, 시너 등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며, 또 다른 기본 방향족 탄화수소인 벤젠과 자일렌을 합성하는 데에도 톨루엔이 사용된다. 흔히 TNT로 알려진 폭발물의 정식 명칭은 트리니트로톨루엔으로 톨루엔에서 NO2(니트로기)를 합쳐 만든다.

흔히 말하는 새 차 냄새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
자동차를 만들 때에도 톨루엔이 많이 사용된다. 외장 도료에 톨루엔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내부 역시 플라스틱 등 석유로 만들어지는 재료가 많은 만큼 톨루엔이 많이 사용된다. 흔히 우리가 신차를 구입할 때 새 차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는데, 바로 이 냄새에 톨루엔이 포함되어 있다.

톨루엔은 유해 물질인 만큼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받는다. 1㎍/㎥(1㎍은 백만분의 1그램) 이하로 나와야 합격이다. 신축 공동주택 역시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기준치의 1.7배에 달하는
톨루엔이 검출되었다
신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출고 후 2~3개월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지만 신차 구입 직후, 소비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1년부터 매년 국내에서 신규로 제작, 판매된 자동차에 대해 신차 공기질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최근에는 2020년에 출시된 국산차 GV80, 트레일블레이저, XM3, 아반떼, 쏘렌토, G80과 함께 2019년 연말에 출시된 K5가 대상에 포함되어 검사를 받았다.

(사진=국토부)

측정 물질에는 포름알데이드(210㎍이하), 톨루엔(1,000㎍이하), 에틸벤진(1,000㎍이하), 스티렌(220㎍이하), 벤젠(30㎍이하), 자일렌(870㎍이하), 아크롤레인(50㎍이하), 아세트알데이드(300㎍이하)로 8가지가 있다.

그 결과 7개 차종 중 GV80에서만 실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톨루엔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1세제곱미터당 1,742.1마이크로그램으로 기준치의 1.7배나 발생한 것이다. 나머지 물질들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왔으며, 같은 제조사의 차량인 G80은 112.6㎍로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

외부 재도장 작업 도중 유입
재도장 하지 않은 차는 기준치 충족
다만 GV80 전체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톨루엔이 검출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에 사용된 차는 도장 건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장 재작업이 진행된 차였으며, 도장 재작업을 하지 않은 GV80 2대에 대해 추가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52.4㎍, 246.9㎍로 기준치를 충족했다.

처음 검사에 사용된 차가 톨루엔이 검출된 데에는 재작업 중 사용된 도료의 톨루엔 성분이 차량 내부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로 톨루엔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밀봉 작업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시정 조치만 내렸을 뿐
판매된 차에 대한 조치는 없어
국토부는 현대차의 GV80에 대해 동일한 사항이 재발되지 않도록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국토부의 조치에 “현대차 봐주기가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검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톨루엔이 검출된 만큼 이미 판매된 차량 중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톨루엔이 나오는 차가 분명 있을 것이다. 톨루엔이 휘발성 물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성분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기준치 이상이 함유되어 있을 경우 차에 더 오래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누군가는 기준치를 초과한 톨루엔을 마시고 있을 것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기존에 판매된 차량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게다가 명령이 아닌 권고로 강제성도 약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실효성도 의심되고 있다. 이미 피해를 입은 차주가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징금 부과 등 추가 처벌 조항이 없어 “그냥 보여주기식 검사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는 악취에 대해
세척 및 교환 방침을 내린 적 있어
작년에는 미국에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 일부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냄새의 원인은 헤드레스트에 장착된 인조가죽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후 현대차는 해결책으로 헤드레스트의 커버를 열고 냄새 제거제를 뿌리는 조치를 진행했으며, 그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차 내부 시트에 장착된 헤드레스트 전체를 교체했다. 다만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아닌 만큼 리콜은 진행하지 않았다.

이번에 GV80에서 발생한 톨루엔 과다 검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국내 사례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 물질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미국 팰리세이드 악취 사태보다 심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결방안은커녕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게다가 프리미엄 모델인 만큼 오히려 더 신경 써줘도 모자란데 오히려 방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수 차별의 또 다른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