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만약 큰맘 먹고 새로 산 청바지에 주머니가 달려있지 않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이에 제조사에 항의하자 주머니를 달아주는 대신, 입구를 칼로 찢어준다면? 그런데 알고 보니, 구입한 바지의 지퍼에도 녹이 슬어있고 밑단까지 뜯어지고 있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국산차가 있다. 출시 때부터 꾸준히 새로운 결함이 발견되고 있는 반면,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차량이다. 최근에는 설계 문제로 인한 결함까지 전해지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데 과연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머플러 동파 결함과 미흡한 대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풀체인지를 통한
디자인 변신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쏘렌토
쏘렌토는 작년 풀체인지를 통한 디자인 변신 이후,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명실상부한 인기 모델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뒤엎는 강렬한 외관으로 경쟁 모델 싼타페의 판매량을 따라잡으며 디자인은 역시 기아자동차라는 말을 입증하기도 했다.

타이거 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인상과 더불어 그에 걸맞은 주행 성능과 다양한 편의 기능까지 탑재된 쏘렌토. 때문에 일각에서는 만년 2위라는 기아자동차의 불명예를 씻어준 차량이라는 평가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까지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쏘렌토의 행보가 마냥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인증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출시와 함께 풀체인지를 통해 화려하게 비상하려던 쏘렌토의 발목을 잡아버린 사건이 있다. 바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친환경 인증 사건이었다. 사전 계약을 실시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국내 친환경 자동차 인증 기준을 맞추지 못하여 사전 계약을 급하게 철회한 사건이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15.3km/l이다. 하지만 당시 규정에 따르면 배기량 1.6L 이하급 차량이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기 위해선 15.8km/l 이상의 연비 효율을 보여야 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친환경 인증을 진행하는 한국 에너지 공단에 검증 신청조차 진행하지 않고 사전 계약을 실시했던 것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기아자동차 측은 직원의 실수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며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기아차 측의 해명에 소비자들은 오히려 “기업의 실수를 개인에게 전가한다”라며 더욱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올해 초, 친환경 자동차 인증 기준이 개정되면서 쏘렌토 하이브리드 이슈는 다시 도마 위로 올랐다. 법이 개정됨에 따라 친환경 인증에 필요한 연비 효율 기준이 조정되어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경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제공 | 무단 사용 금지)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량의
머플러가 터지는
결함이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머플러가 동파되는 결함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주로 영하의 날씨에 외부에 주차했던 차량에서 해당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주 증상은 시동이 걸리지 않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 점검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뜨는 것, 배기가스가 새어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등이었다. 심지어 주행 중 굉음과 함께 머플러가 파손되었다는 제보자도 있었다. 현재 해당 결함은 쏘렌토 하이브리드 동호회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응축수가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결함의 원인은 응축수로 인한 동파였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머플러에는 구멍이 뚫려있어 응축수가 주행 중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머플러에는 설계 때부터 이러한 구멍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다 보니, 주행거리가 짧거나 자주 운행하지 않는 차량의 응축수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응축수가 머플러에 고이게 되었다. 이후 영하의 날씨 탓에 응축수가 머플러 안에서 얼어붙었고, 얼어붙은 응축수가 누적되어 결국 터져버리게 된 것이다.

머플러에 구멍을 뚫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문제가 불거지자 기아는 2022년 7월 5일까지 “리어, 머플러 소음기 응축수 홀 추가”에 대한 무상수리 진행하겠다는 안내문을 차주들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막상 조치를 받은 차주들은 오히려 분개하기 시작했다. 기아차에서 제공하는 무상 수리 조치가 단순히 머플러에 구멍을 뚫는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머플러의 설계가 잘못되어 응축수가 원활히 빠져나갈 수 없었던 것이니, 구멍을 뚫어 응축수를 배출시키는 수리 방법 자체가 잘못되었다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구입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머플러에 구멍을 뚫는 것을 반길 차주는 없다. 더불어 애초부터 부품이 잘못 설계되었다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교환하는 것이 아닌 시술에 불과한 조치를 해준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발견되는 문제는
머플러 결함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불거진 결함 이외에도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량에선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엔진 소음 결함도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었다. 이에 관계자는 “연료 증발가스를 엔진으로 재유입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라며 해명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아지자 해결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쏘렌토 차량에 녹이 발생하는 문제도 여러 차주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거론된 문제였다. 해당 사건은 오토포스트 채널을 통해 꾸준히 다뤄졌으며, 공론화가 이뤄지자 현대기아차 시트 제작사 측에서 오토포스트 측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여 인터뷰 영상이 제작되기도 했다.

제조사는 결함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판매된 상품에 대해 보증기간 동안 무상수리를 진행하는 것은,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제조사가 제공해야 하는 당연한 조치이다. 그런데, 애초에 잘못된 제품을 팔아 문제가 된 것을 조치해 주는 것을 “서비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 혜택이라는 말보단 제조사가 당연히 지어야 할 책임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이번 쏘렌토 하이브리드 머플러 결함에 차주들이 공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당 결함으로 인한 보상은커녕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제품을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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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철 아침 추울때 전방충돌방지 센서가 먹통으로 떠서 약 12분 정도 가는데 원주 기아 서비스 갔더니 운행에 문제없다고 하며
    5번 방문에 고치지 못함 이런사유를 서비스 구제하는 부서도 없고 아주 어처구니 없는 기아서비스에 분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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