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괴상한 소리를 내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 “세이렌”에서 이름을 딴 “사이렌”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출동하기 위해 긴급 차량에 장착하는 음향장치이다. 때문에 운전 중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차량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간혹, 긴급 차량이 아님에도 사이렌을 달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무법 차량이 있어 많은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해왔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에서 새롭게 시행하는 이 법 덕분에 무법 차량이 근절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국토부에서 긴급 차량 전용 번호판을 도입하겠다 밝힌 것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표하고 있는 운전자들과 달리 울상이 된 업계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직종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긴급차 전용 번호판 도입과 사설 렉카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고유 번호가 부여된
전용 번호판 제도가 도입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위급 상황에서 경찰차나 구급차와 같은 긴급 차량은 교통 법규에 대한 면책권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신호 제약 없이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빌딩이나 아파트 주차장처럼 무인 차단기가 설치된 곳에서 출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관할 소방서나 경찰서에서는 관내 긴급차량 번호를 지역 내 무인 차단기 설치 구역에 전달하여 등록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자칫 번호 등록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11월부터는 이런 불편함이 사라질 전망이다. 경찰차나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 자동차에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긴급 차량은 번호판 앞 세 자리에 998~999까지의 고유 번호가 부여되며, 긴급 차량임을 알릴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을 사용할 경우, 관내 무인 차단기에 고유 번호 3자리만 등록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관내 모든 차량의 번호를 등록해야 했던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전하며 관계 기관 간 협업을 통해 빠른 시행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이렌을 달고 있지만
사설 렉카는
긴급 차량이 아니다
그런데, 긴급 차량 전용 번호판 도입 소식에 긴장하고 있는 업계가 있다. 바로 사설 렉카 업계이다. 렉카란 차량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제작된 구난형 특수 자동차를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차량을 구난하는 모습보단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더 익숙할 것이다.

사이렌을 키고 경적을 울리며 요란하게 달려가는 모습에 렉카를 긴급 차량으로 알고 있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렉카는 법적으로 신호 면책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긴급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신호 위반은 불법이며 당연히 도로를 양보해 줄 의무도 없다. 긴급차 전용 번호판이 부착된다면, 이런 사실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사설 렉카 측에선 해당 소식을 반기지 않는 것이다.

유독 사설 렉카의
난폭 운전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해왔다
일반적으로 렉카 하면 도로를 위협하는 무법 주행을 연상하지만, 사실 모든 렉카가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난폭 운전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렉카의 종류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렉카는 크게 정비소 소속 렉카, 보험사 소속 렉카, 사설 렉카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정비소나 보험사에 소속된 렉카는 신고를 받았을 때에만 출동하기 때문에, 교통 법규를 무시하면서까지 현장에 출동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사설 렉카는 업계 관행 상 현장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구난 차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 난폭운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YTN)

사고 유발부터
동의 없는 구난까지
많은 문제를 일으켜 왔다
사설 렉카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운전자들 사이에서 거론되어왔다. 긴급 차량이 아님에도 도로를 불법 점거하거나 신호를 무시하며 많은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설 구난 차량이 현장에 빠르게 출동하기 위해 교통 법규를 무시했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차로 지역이나 고속도로 출구의 빗금 구역에 차를 정차하여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일도 빈번하다. 심지어 사고 차량에서 고가의 부품을 빼돌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엔 한 렉카 기사가 구난 중인 차량에 몰래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돌리다가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구난을 진행한 후, 터무니없는 요금을 청구하는 이른바 바가지요금이다. 운전자가 사고로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차량을 강제로 견인하는 것이다. 더불어 사전에 협의된 정비소로 차량을 견인하여 정비 요금까지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당사자 동의 없이 구난 활동을 진행할 수 없도록 방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사전에 서면으로 구난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고 견인을 진행할 경우 어떤 금액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사설 렉카의 난폭 운전 문제가 전해지고 있다.

렉카 문제가
근절되길 바라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사설 렉카가 유발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긴급차 전용 번호판 도입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설 렉카가 긴급차가 아니란 것을 쉽게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좋은 아이디어다” 등 조속히 시행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전용 번호판 제도를 최근 논란이 있었던 법인차나 이륜차 등에도 부착해야 한다는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법인차도 전용 번호판으로 구분해야 한다”, “도로 질서를 잡기 위해선 목적에 따라 번호판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업용 이륜차의 전면 번호판 부착도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길…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차량 구난용 특수 차량, 렉카는 사실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될 직종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긴급 차량 전용 번호판 도입 소식에 긍정적인 네티즌들의 반응도 도로 위 무법 렉카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의 필요성을 느껴왔기 때문일 것이다. 국토부에서 새롭게 도입하는 전용 번호판이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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