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다빈’님 제보)

최근 쌍용차를 인수하고자 나선 미국의 기업인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라는 회사에 대해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웬만큼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경우일지라도 해당 회사명은 처음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해당 회사는 연 매출 200억 원에 불과한 스타트업 회사다. 이런 회사가 부채 규모만 1조 6,000억 원, 자본 잠식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 회사가 정말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은 있는 걸까? 만약 인수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위기 속의 쌍용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에 올라서길 희망하는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
오랫동안 힘겨운 나날을 보내온 쌍용차를 인수하고자 하는 회사가 등장했다.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인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가 주인공으로, 쌍용차는 신규 투자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P플랜에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P플랜이란 회생 계획을 마련한 다음, 법정관리를 시작하는 제도다. 채무조정을 거친 뒤 신규 자금 지원이 이뤄지며, 회생 기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빠른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HAAH 오토모티브는 현재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감자로 지분율을 낮춘 뒤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HAAH는 쌍용차 지분 51%를 보유하게 된다.

(사진=토마토뉴스)

매출 230억 규모의 회사가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을까?
그러나,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가 쌍용차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를 포함한 국내 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인수하려는 회사가 고작 연 매출 230억 원 규모밖에 되지 않는 스타트업임과 동시에, 지난해엔 매출이 10분의 1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쌍용차를 인수할 정도의 능력이 있는 회사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HAAH 오토모티브는 산업은행 지원을 조건부로 P플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투입해야 할 규모는 HAAH가 투입하는 투자금 규모와 거의 맞먹는다. 회사 측은 HAAH 오토모티브가 투입한 자금을 신차 개발 및 미래전략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며, 산은 지원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자금의 출처가 중국이라는 소식에
우려를 드러내는 네티즌들
연 매출 230억 원 규모인 회사가 어떻게 2,800억 원을 투자할 수 있는 걸까? 최근 HAAH 오토모티브의 자금 출처가 중국 체리자동차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체리자동차측은 HAAH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거나 추가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류의 루머에 대해 아니라며 직접 해명했으나, 여전히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

최근 HAAH가 체리자동차가 출시한 SUV를 미국에서 생산하며 판매 계획에 돌입하는 등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체리자동차와 관계가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된듯하다. 막대한 자본의 출처가 중국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과거 상해기차 사건을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사진=서울경제 TV)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하지만
만약 인수하게 된다면
그렇다면,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는 정말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우선 산업은행 측은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선 먼저 미래 사업성이 담보되는 회생 계획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흑자 전환 이전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 등의 조건을 쌍용차 노조가 확실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만약 일이 잘 진행되어 인수 절차를 끝낸다면 쌍용차 입장에선 급한 불 끄기는 성공한 셈이다. 지원받은 자본금을 토대로 회사 내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신차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현금이 확보되어 있으니 어찌어찌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HAAH 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인수하게 된다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의 미국 내 딜러 유통망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연 매출은 230억 원 수준이기에 이 정도 수준으로 쌍용차를 미국에 진출시켜 판매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230억 원 규모면 서울에 있는 현대기아차 대리점 1개의 연 매출 수준이다. 또한 쌍용차가 HAAH 오토모티브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국내에서조차 제대로 팔리지 않는 자동차들이 북미시장에서 먹힐지도 미지수다. 정통 픽업트럭들이 즐비한 미국 시장에서는 렉스턴 스포츠도 맥을 못 춘다.

상해기차 때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HAAH 오토모티브 자본금의 출처로 의심받는 체리자동차의 개입이 시작된다면 상해기차 때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누가 봐도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 회사가 팔을 걷고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수상하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이렇다 보니 네티즌들은 “산업은행은 즉각 손을 떼고 시장 원리에 맡겨라”, “언제까지 연명치료할 것인가”, “미국의 구멍가게 수준인 HAAH가 자동차 회사를 꿀꺽하겠다니 국민 세금만 갔다 받치는 꼴이다”, “또 중국 자본 투입되면 기술만 먹튀당할거다”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다빈’님 제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은 제로이기 때문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가 쌍용차를 인수하여, 잠깐 경영 안정화가 찾아올 순 있겠지만,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인 것이 사실 가장 큰 문제다. 많은 네티즌들이 “쌍용차를 더 이상 도와주면 안된다”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16분기 연속 적자, 자본 완전잠식,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쌍용차를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려면 최소 3대에서 5대 정도의 신차가 연이어 역대급으로 흥행하는 것 아니면 어렵다. 현재 쌍용차의 기술력과 신차 출시 계획을 살펴보면 코란도 E모션 이외엔 시장을 뒤흔들만한 마땅한 자동차가 없기에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지금 도와줘서 회사를 일으키더라도 제대로 일어서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다.

(사진=뉴스핌)

정말 회생하길 원한다면
회사 내부 구조 개혁이 우선이다
만약 정말 쌍용차가 다시 일어서길 희망한다면, 회사 내부 구조 개혁이 우선이다. 10년 넘게 한 회사를 위해 일하며 열정을 바쳐온 노조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겠지만, 회사가 살아나려면 모두가 협력하여 구조조정 및 임금 조정을 해야 한다.

판매 부진에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기업의 평균 연봉이 국내 1위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니 구조조정 없이 회사는 일어서기 힘들 것이다.

(사진=SBS 뉴스)

과거 한국 GM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성
이번 쌍용차의 인수 대란은 과거 한국 GM의 군산공장 먹튀사태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성이 있다. 이때 역시 산업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였지만, 결국 미국 GM 본사는 군산공장을 철수했으며, 2002년 한국 GM을 인수한 뒤 1조 원의 투자로 회수해간 금액만 3조 원이 넘는 이득을 챙겼다.

당시 정치권과 노동계는 “먹튀 자본 GM을 규탄한다”, “GM은 강탈해간 돈을 토해내라”며 강한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세금을 투입하여 회사를 열심히 살려놓으니 이득을 본 것은 이미 외국계 기업으로 변한 GM의 몫이었다. 쌍용차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인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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