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진행 중이었던 마힌드라 그룹과 HAAH 오토모티브의 매각 협상이 1월 24일 잠정 결렬된 바 있다.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날 경우에 조건부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었기 때문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신규 대출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또한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의 지배권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완전히 포기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진행 중임이 알려지면서 쌍용차는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이다.

이에 쌍용차는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돌입하기로 했으며, HAAH 오토모티브 역시 산업은행 지원을 조건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HAAH 오토모티브에 인수되어도 걱정된다는 반응이 많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HAAH 오토모티브의 쌍용차 인수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 유통 업체
쌍용차 관련 소식을 접한 사람이라면 HAAH 오토모티브라는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스타트업이다 보니 원래부터 유명한 회사는 아니었다.

HAAH 오토모티브는 볼보, 마쓰다, 재규어, 랜드로버 등 자동차 업체에서 3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듀크 헤일 회장이 2014년 창업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북미시장에 공급하는 유통업을 주 업무로 한다.

현재 HAAH 오토모티브가 판매 중인 차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2022년 하반기에 체리자동차의 프리미엄 SUV인 반타스를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할 예정이다. 반타스는 엑시드 플랫폼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조립 생산할 예정인 자동차다.

2023년에는 체리자동차의 5인승 및 7인승 중형 크로스오버 SUV인 티고를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할 예정이다.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중국차를 주로 취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 지원을 조건부로
P 플랜에 동의했다
앞서 HAAH 오토모티브는 지난 1월 24일, 마힌드라와 매각 협상이 잠정 결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가 결국 청산되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쌍용차는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을 신청했다. P-플랜이란 신규자금 지원 기능과 법정관리 채무 조정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도로, 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을 전제로 2~3개월의 단기 법정관리를 거치며, 법원 주도로 신속한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

(사진=아주경제)

HAAH 오토모티브 역시 이에 동의했다. 단 산업은행 지원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유상증자에 따른 투자금은 쌍용차의 미래 전략을 위해 사용하고, 운영자금 등은 산업은행이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쌍용차와 HAAH 오토모티브는 2월 초 투자 계약을 맺은 후 법원에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먼저 감자를 통해 마힌드라의 지분을 낮추고, HAAH 오토모티브가 약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 51%를 확보해 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P-플랜마저 무산되면 쌍용차는 파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로서는 ‘희망이 남아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쌍용차를 인수할
자금이 있는지 의문
하지만 HAAH 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인수해도 걱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HAAH 오토모티브는 스타트 업인만큼 매출액이 많지 않다. 연 매출 230억 규모이며, 작년에는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의 지분 51%에 해당하는 2,800억 원을 HAAH 오토모티브가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다. 매출액이 작다 보니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상환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자금으로
인수한다는 의혹
한때 HAAH 오토모티브의 최대 주주가 체리자동차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체리자동차는 HAAH 오토모티브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투자한다는 이야기에 대해 부인했으나, HAAH 오토모티브가 체리자동차의 모델을 북미에서 생산하여 판매 계획이 있는 등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보니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쌍용차 인수 자금의 출처가 중국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리자동차처럼 볼보에 재투자하고, 세부적인 경영이나 자동차 브랜드 컨트롤은 최대한 손 대지 않고 기술만 배워가는 형태라면 낫겠지만 상하이자동차처럼 기술 유출하거나 재투자가 거의 없다면 쌍용차 입장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 그룹도 못 버텼는데
스타트업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
쌍용차 인수해 10년간 함께 해 온 마힌드라 그룹은 인도의 대기업 중 하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항공, 애프터마켓, 농업, 부품, 건설장비, 컨설팅, 방위산업, 농기계, 금융 및 보험, 산업 장비, IT 레저, 물류, 부동산, 소매업, 이륜차 등 18개 사업에 진출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5만 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207억 달러(약 23조)로 국내 부영그룹, LS그룹과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가 큰 마힌드라 그룹도 결국 적자를 못 버티고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했는데, 규모가 한참 작은 HAAH 오토모티브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쌍용차 인수 후 살리는 데 실패할 경우 HAAH 오토모티브까지 함께 부도날 수 있다.

(사진=조선일보)

인수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낮다
쌍용차 부채는 8천억 원가량이며, 작년에만 4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 자본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622억 원으로 전액 잠식된 상태다. HAAH 오토모티브가 인수할 경우 잠깐 한숨만 돌릴 뿐,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현 상황에서 쌍용차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신차를 연이어 출시해서 모두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신차 계획을 살펴보면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E100 전기차, J100 정통 SUV뿐이다. 렉스턴 스포츠 는 현재 사실상 독점 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판매량을 유지하겠지만 E100은 올해 출시될 예정인 아이오닉5나 CV와 비교해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J100 정통 SUV는 현재 자세한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아 아직 판단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여러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니 네티즌들은 쌍용차를 살리지 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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