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펜앤마이크, 보배드림)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네시스와 현대차의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이전에는 고급차와 대중차 브랜드의 분리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결이 다르다. 최근의 분리 요구는 현대차 생산 공장에 대한 깊은 불신과 거부감 때문이다.

현대차 공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근무 태만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튜브 시청, 내려치기, 올려치기, 그리고 발차기 조립 등 그 이슈도 다양하다. 근무 태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더 문제다. 최근 제네시스 모델들에 조립 불량 문제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게 다 노조 탓이다”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소비자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노조는 어떻게 생긴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 노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제네시스 G80
고무패킹 조립 불량
지난해 G80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구매했다는 차주에 따르면, “밤에 많은 비가 내린 뒤 뒷좌석에 물이 차올랐다”라고 증언했다. 차를 입고한 서비스센터에서는 침수차가 아닌지 의심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원인은 전기 인입선 고무 패킹 조립 불량에 있었다. 해당 차주는 새 차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퀴퀴한 냄새가 났던 것도 조금씩 차량 부품이 젖어가면서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사례에 대해 현대차는 “전일 차량 수리를 마쳐 고객에 인도하고 사과 말씀을 드렸다”라며 “고무패킹 조립 불량으로 인한 누수가 맞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G80 리어 램프 비대칭
GV80 선바이저 거울 깨짐
G80의 리어 쿼드 램프는 막대형 LED 네 개가 두 개의 직선을 이뤄 위아래로 위치한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조립 불량 탓에 막대형 LED 두 개가 위아래로 편향된 리어 램프가 발견됐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비대칭 에디션이냐”라며 비판했다.

G80뿐 만이 아니다. GV80의 경우 운전석 선바이저 거울이 깨진 채 인도됐다거나 앞·뒤에 크기가 다른 휠이 달려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검수 과정에서 불량 판정을 받고도 그대로 소비자에게 인도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에 1억 원에 육박하는 차량을 조립하면서 파손시키는 것은 물론, 품질검수마저 허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공장 근로자의
근무 태만 실태
이런 조립 결함에 관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노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의 한 공장에서 지난해 빚어진 유튜브 시청 사태는 소비자들이 현대차 공장을 불신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장 내부에선 일명 발차기 조립 사건이 화제였다. 작업자가 스타렉스의 문을 발로 찬 모습이 현대차 공식 영상에 담긴 것이 화근이었다. 작업자는 ‘단차를 맞추기 위해서’ 스타렉스의 문을 발로 찬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적인 모습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농담 식으로 발로 조립하냐고 했는데 진짜였다”라며 제조사를 향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조립 불량은
생산 과정에서의 문제
설계에서의 결함이 아닌, 조립 불량에 관한 문제는 특히 생산직의 실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 공장에서는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조립해 빨리 퇴근하는 ‘올려치기’와 휴식을 취하다 물량이 쌓이면 그제야 조립하는 ‘내려치기’가 만연하다.

이에 몇몇 소비자는 “이런 식의 근무 태만이라면, 제대로 된 차를 생산할 수 있을 리 없다”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품질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을 받아왔으며 특히 최근 출시한 신차들에선 연이은 조립 불량과 결함 사태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타이틀까지 가진 제네시스에서도 조립 불량이 일어나는 상황에 잦은 파업까지 더해지니 네티즌은 노조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SBS Biz)

“불합리한 대우에 대응”
원래의 노조는 이랬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회사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처하고 적법한 이익을 누리기 위해 결성한 단체다. 처음에는 현대차 노조도 마찬가지였다. ‘군대 다음 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80년대 현대차의 군대식 규율 관행은 유명하다.

심지어는 두발 규정도 있어서, 공장 경비들이 입구에 서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머리 길이를 재기도 했다. 만약 규정보다 머리 길이가 길면, 그 자리에서 가위로 머리를 잘라버렸고 생산직 노동자들은 퇴근할 때마다 몸수색을 당하곤 했다.

(사진=교통뉴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우리도 인간이다”
현대의 창업자 정주영 회장의 유명한 말이 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말이다. 덕분에 현대그룹 사에서 노동조합을 만드는 건 일종의 비밀작전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엔진 근로자들은 근로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당시 울산의 디스코텍에 몰래 모여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1987년 7월 25일 결성됐다. 당시 파업을 진행하면서 노조는 요구안에 25~30%의 임금 인상과 더불어 두발 규제 폐지, 강제 아침 체조 중단, 점심 식사 개선 등을 기재했다. 군대식 통제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크게 반영된 요구들로, 노동자들이 스스로 ‘인간’임을 선언한 셈이다.

(사진=국제신문)

지금의 노조
상황이 역전됐다
하지만, 지금의 노조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차갑기만 하다. 심지어 일각에선 “불합리한 대우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불합리한 이득을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이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매년 ‘파업으로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는 신문기사는 이제 익숙할 지경이며, 파업 없는 임단협은 2010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오죽하면 노조 스스로도 파업을 연례행사로 부를 정도다.

그런데 더 문제는, 현대차 측에서 노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무 중 유튜브 시청 논란에 대해 “현대차가 근무 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노조의 목소리에 밀려 효과를 내지 못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노조가 지나치게 커지며 일정 부분 통제력을 상실한 셈”이라며 지금의 노조와 현대차 기업 간의 관계에 관해 설명했다.

“노동권은 지켜야 하는 게 맞지만…”
“생산직들 다 로봇으로 대체하자”
소비자의 반응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일부 소비자는 “노동권은 지켜야 하는 게 맞지만, 지금의 노조는 노동권이 아니라 본인들 욕심 채우기 급급하다”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몇몇 네티즌은 “생산직 근로자들 로봇으로 대체했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책임이 있어야 요구도 할 수 있는 거다. 조립 불량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 “노동자 권리 보호 좋다. 그런데 차는 똑바로 만들어야지”라며 조립 불량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이러다 중국산이 국내산보다 품질이 좋아지겠다”라며 조립 불량에 강한 비판을 더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네시스의 조립 불량 사례와 현대차 근로자들의 근무 태만 그리고 현대차 노조의 역사까지 짧게 살펴봤다. 적어도 초기에는 군대식 회사에 반기를 들고 말 그대로 민주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면, 지금의 노조는 그 결이 다른 듯싶다. 실제로 네티즌의 의견을 봐도 그렇다.

근로자의 권리는 보장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뭐든지 정도가 있는 법이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받는다면 개인은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여기서 개인은 노조가, 무고한 사람은 소비자가 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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