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V80 CLUB | 무단 사용 금지)

오늘은 자동차 결함과 관련된 이야기다.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일들이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어떤 결함이던, 자기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라면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 게 현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함을 겪는 대부분의 차주분들이 처음 하는 말이 “설마 내 차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인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공산품인 자동차는 분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100% 완벽한 자동차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운전자, 그리고 탑승객들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라면 어떨까? 그리고 이런 문제들이 여러 자동차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제조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면 이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자동차 결함에 대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쏘렌토부터 팰리세이드까지
다양한 자동차에서 발생한
에바가루 문제
오토포스트는 2018년부터 기아차 쏘렌토에서 발생한 에바가루 논란과 관련된 보도를 내보내 드렸다. 이후 등장한 팰리세이드에서도 에바가루 문제가 심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발 벗고 나선 실제 차주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여러 차종에서 발생한 에바가루 문제는 두원공조사가 제조한 공조기가 장착된 차량에서 정체불명의 흰 가루가 에어컨으로 날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엔 두원공조만의 문제인 줄 알았으나, 이후 덴소 제품을 사용하던 K5, 한라공조 제품을 사용하는 그랜저 IG나 쏘나타, K7에서도 연이어 에바가루가 날려 논란이 됐다.

에바가루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에바가루가 무엇이냐. 에바포레이터라는 자동차 공조기 내부 부품이 있다. 이 부품은 알루미늄 코팅이 되어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고 이것이 벗겨져서 가루로 날리는 것으로 추정되어 ‘에바가루’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이 에바가루는 조사 결과 알루미늄 산화물로 밝혀졌는데, 장기 노출될 시엔 기종, 기흉, 뇌병증이나 폐병변, 뇌기능 저하 등의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사건 발생 3년째
여전히 해결 방안은 오리무중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제조사 차원에서 직접 나서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에바가루 문제와 관련되어 심층 취재를 해서 보도를 하는 언론 매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대차 측은 이와 관련해 “실내에 있는 먼지가 송풍구로 빨려 들어가서 순환되면서 나오는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만 이어갔으며, 국토부 역시 몇 년째 관련 내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와 관련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요즘은 관련 보도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며 이에 따라 아예 소식이 묻혀버렸다. 대중들의 관심도에서 멀어진 상태인 것은 물론이다. 결국 에바가루가 나오는 차를 타고 있는 차주들은 별다른 조치조차 받지 못한 채 차를 그냥 계속 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명백한 급발진이 의심되지만
결국엔 해결하지 못한
부산 싼타페 급발진 사건
부산 싼타페 급발진 사건 역시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사건으로 남아있다. 최근 저희는 운전자의 사위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말 나들이에 나섰던 일가족이 급발진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운전자의 과실이라며, 운전자 한 씨에게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거기에 유일한 희망이었던 국과수는 “장비가 없어 현대차와 합동조사를 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보이며 이해할 수 없는 답변들을 내놓았다.

“더 이상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기를…”
유가족의 한마디
결국 오랜 공방 끝에 국과수에서 나온 답변은 “급발진이라 보기는 힘들다”였다. 당시 박병일 명장은 “국과수가 급발진을 조사하는데 시동조차 안 걸어 봤다”라고 언급했으며, 류도정 교수는 사고 엔진오일로 동일 상황을 재연하여 급발진 정황을 밝혀내기도 했다.

결국 5년째 소송 중인 유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인터뷰를 진행한 사위 A씨는 “분명히 국민들은 잊어버리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더 이상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길 희망한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사진= GV80 CLUB | 무단 사용 금지)

지금 이 시간에도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참 안타깝고 씁쓸한 일이다. 에바가루나 부산 싼타페 급발진 같은 사건들은 모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지만, 아직까지도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도 여전히 에바가루가 나오는 차량들이 존재하며, 급발진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제조사가 리콜을 실시한 차량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해 재리콜을 실시하는 일도 발생했다. 제네시스 GV80을 구매한 차주들은 지난해 시동 꺼짐을 방지하는 고압 펌프 교환 리콜을 받았으나 유효성이 부족하여 다시 교환하는 리콜을 실시한 것이다. 시동 꺼짐은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결함임에도 여전히 제조사는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차주들은 “리콜 받아도 제대로 문제가 해결되는 건 맞는지 의심된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분노하는 네티즌들
그러나 해결 방안은…
이런 사건들을 보도해 드릴 때마다 많은 구독자분들께서 댓글을 남겨주신다. 그중 “제조사는 한국 아저씨들을 호구로 본다”, “정부 책임이 크다”, “이건 명백한 정경유착이다”, “국과수는 그냥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곳이냐” 라는 반응들을 보여주셨다.

그중 눈에 띈 것은 “이 사건은 현대랑 돈 먹은 공무원들이 저지른 살인이다”, “국민들이 줄 서서 차를 팔아주는 한 제조사는 바뀌지 않는다, 그 뒤에는 든든한 정부나 기관이 있으니 더 그렇다”라는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정경 유착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여러 정황들을 확인했다.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언급했던 한마디인데, 영화 베테랑에 나오던 대사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이 한마디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 제조사는 모든 걸 무시하면 그대로 사건은 잊혀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

오늘은 독자분들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리며 글을 마무리 지어볼까 한다.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은 어떻게, 어떠한 방법으로 움직여야 하는 걸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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