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에 왔다 갔다 하느라 두 대를 사야 된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자동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너무 좋아 결국엔 살 수밖에 없을 정도라는 차. 오토포스트 법인차로 이용 중인 레인지로버 스포츠 이야기다. ‘랜드로버’ 하면 매번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단어는 품질이다. 영미권 랜드로버 차주들 사이에선 “물이 새야 랜드로버지”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을 정도이니 어느정도인지 쉽게 체감이 될 것이다.

법인차로 레인지로버를 출고한 지도 어연 3연차. 그간 크고 작은 일들이 존재했는데 최근 “이 차는 정말 부자들이 아니면 탈 수가 없겠구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 발생해 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한국에서 부자들만 탈 수 있다는 자동차. 레인지로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랜드로버 차주들이 서로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 이유
정통 SUV를 잘 만드는 SUV 명가 랜드로버엔 항상 웃지 못할 꼬리표가 따라붙었으니 바로 최악에 가까운 품질이다. 유독 랜드로버는 고장이 잘 나며, 이것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미 영미권과 유럽권에선 랜드로버 품질과 관련된 다양한 농담들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랜드로버를 타는 수많은 차주들은 품질과 관련된 불만들을 토로하고 있지만 고칠 수가 없는 문제들부터 문제를 해결한 뒤에 재발하는 경우들도 대다수다. 그래서 영미권에선 “랜드로버 차주들은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오늘 아침, 수리센터에서 만났기 때문이다”라는 농담도 존재한다.

도로에서 랜드로버가
보인다면 두 종류다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농담도 존재하는데 “도로에서 랜드로버가 보인다면 두 종류다. 한 대는 서비스센터로 들어가는 차. 한 대는 서비스센터에서 방금 나온 차”다. 이 정도면 랜드로버를 타는 차주들 입장에선 마냥 웃지만은 못할 농담들이다.

“랜드로버는 총 3대를 뽑아야 한다”라는 말도 있다. 수리받고 있는 차. 수리받는 동안 탈 차. 수리에 쓸 부품용 차 이렇게 3대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임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차가 계속 고장 나는 걸 어찌하리. 애초에 고질병이 많은 자동차이다 보니 센터 입장에서도 애로사항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자들의 차고에는
레인지로버가 한대씩 존재한다
이렇게 고장이 많이 나는 자동차라는 오명을 가진 랜드로버임에도 꼭 부자나 셀럽들의 차고에는 랜드로버가 한대 정도는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레인지로버를 타는 차주들의 입에선 하나같이 “고장만 없으면 정말 좋은 차”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 어떤 SUV도 따라갈 수 없는 레인지로버에 적용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만들어내는 고급스러운 승차감, 뛰어난 오프로드 실력, 가격에 걸맞는 고급감을 선사하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역시 레인지로버는 ‘부자들이 타는 자동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잔고장 때문에 센터에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해서
부자들이 타는 자동차 일 수밖에
현실적으로 레인지로버는 정말 부자가 아니라면 탈 수 없는 자동차다. 가장 먼저 1억 원을 넘는 가격이 압권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기본 사양인 3.0 디젤 SDV6 HSE는 1억 3,640만 원부터 시작하며 HSE 다이내믹은 1억 4,240만 원, 5.0 가솔린 SC SVR을 선택하면 1억 9,08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오토포스트 법인차는 3.0 디젤 HSE 다이내믹 사양으로 2019년 가격 기준 1억 4,100만 원이었다.

거기에 차마다 운에 맡겨야 하지만 잔고장이 많은 편이라 센터에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해서 부자들이 타는 차일 수밖에 없다. 매번 차를 타면서 센터에 자주 방문해야 한다면 그 기간 동안 탈 수 있는 다른 차가 필요하다. 차가 레인지로버 한 대만 있으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현실적으론 어마 무시한
수리비가 발목을 잡는다
그보다 더 현실적인 부분은 바로 유지비를 포함한 자동차 수리비다. 보증기간 내에는 어떻게 소모품류를 무상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보증기간이 끝나고 난 뒤에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특히 고가의 부품인 에어 서스펜션에 문제가 생기거나 4륜 구동 시스템, 전자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면 최소 몇백만 원부터 경우에 따라서는 천만 원이 넘는 수리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수리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헤드램프 420만 원
범퍼 120만 원
천만 원은 우스운 실제 수리비
안타깝게도 최근 오토포스트 법인차 레인지로버는 작은 사고가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코너를 돌다가 접촉사고가 났는데 조수석 쪽 범퍼 하단부와 헤드램프 부분에 금이 갔다.

그렇게 차는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되었고 이후 받아든 견적서에는 놀라운 금액이 찍혀있었다. 공임과 부품값을 포함하여 1,140만 원이었던 것이다.

부품 교환내역을 살펴보면 헤드 램프가 427만 2,400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범퍼는 121만 900원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범퍼 하단부에 보조 라디에이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역시 부품값만 41만 6,400 원을 지불해야 한다. 휠 가이드는 부품이 없어 당장 교환도 불가능한 상태.

타이어가 찢어져 순정 타이어인 콘티넨탈 크로스콘텍트로 교체했는데, 사이즈가 무려 275/24 R21이다. 센터 공식 가격은 64만 7,000원이다. 범퍼 하단부에 적용되는 작은 포그램프도 29만 9,700원이다. 범퍼나 부품 교환에는 각각 4만 원씩 별도의 공임이 붙는다. 만약 보험처리가 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끔찍한 수리비를 받아드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서 연식이 쌓이더라도
수리비는 변하지 않는다
“고가의 수입차 보험 이력에 천만 원 정도 견적 잡혀있는 건 무슨 사고인지만 확인해 보고 사실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라는 말을 현실에서 느껴보려면 레인지로버 수리비를 확인하면 된다. 사설 센터에서 수리를 했다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차를 고칠 수 있었겠지만, 공식 센터에서의 견적은 조수석 쪽 경미한 접촉사고에도 천만 원을 훌쩍 넘는 견적이 나왔으니 정면 추돌 사고가 났다면 끔찍한 견적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고가의 자동차들은 10년 이상 지나 감가가 신차 가격의 30% 수준까지 떨어졌더라도 부자가 아니라면 섣불리 노려보기 어려운 이유도 부품 가격과 수리비 때문이다. 부품 가격은 세월에 따른 감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10년이 훌쩍 지난 벤틀리를 4천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그 차를 덥석 물어왔다간 어마 무시한 수리비 폭탄에 후회할 수도 있다.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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