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릉 소방서)

“뜨거운 열정”, “불타는 마음”, “불타는 청춘” 등 뜨겁고 불이 탄다는 건 그간 열정적인 자세로 임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통용됐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른 의미로 통한다. 실제로 자동차에 불이 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불타는 전기차’라는 별명만으로 오늘의 주인공을 짐작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다. 여러 차례 화재가 나면서 소비자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리콜에 인색하던 현대차가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 전량을 교체하는 큰 결단을 내렸다고 해 화제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점도 눈에 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코나 일렉트릭 리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각종 상을 휩쓸던 코나
원래는 베스트셀링카였다
지난 2019년, 코나 일렉트릭은 무려 1만 3,587대가 판매되면서 2년 연속 국내 최고 베스트셀링 전기차에 올랐다. 놀라운 판매량의 기저에는 1회 충전으로 406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뛰어난 성능이 있었다, 당시 많은 소비자들은 코나 일렉트릭의 상품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코나 일렉트릭은 뛰어난 상품성으로 ‘2019 북미 올해의 SUV’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9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 2019 어니스트 존 어워드 베스트 EV 부문 선정 등을 통해 베스트셀링 전기차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진=소방청)

잇따른 화재에
코나의 명예가 실추됐다
코나 일렉트릭은 2018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 11건, 해외에서 4건 등 모두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그간 전기차에 불이 나는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년 동안 13번이나 연속적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화재는 충전 중이거나 정차 중에 발생했다. 장소나 시간 혹은 상황에 관계없이 화재가 발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점차 심각해졌다. 심지어 뭇 소비자는 코나 일렉트릭을 두고 “불타는 전기차”라는 웃기고도 슬픈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사진=강릉 소방서)

리콜 후에도 화재
“원인 분석도 안 한 거냐”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발적 리콜을 시작했다. 이는 배터리 충전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급격한 온도 변화와 같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충전을 중지하고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또다시 화재가 일어나면서 이 같은 리콜이 무용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다시 코나 일렉트릭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사고 차량은 리콜 받은 차량으로 확인됐고, 이에 소비자는 “제대로 원인 분석도 하지 않은 것이냐”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같은 정황에 따라, 이번 리콜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사진=남양주 소방서)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배터리 시스템 전량 교체
현대차는 마침내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연이은 차량 화재로 골머리를 앓아 온 코나 일렉트릭의 사상 최대 규모 리콜 계획을 밝힌 것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제작된 약 7만 7,000대다.

투입 비용만 1조 원이 들어갈 전망이며,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 에너지 솔루션이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셀, 배터리팩, 배터리관리시스템 등 배터리시스템 전량 교체를 추진한다. 앞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조치를 취했음에도, 최근 또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최후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대대적인 리콜을?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일각에선 이러한 현대차의 행보를 두고, “전기차 시대 선도 이미지를 쌓기 위해 내린 과감한 결단”으로 해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현대차는 곧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단 아이오닉5를 출시할 계획이다.

항간에선 아이오닉5를 두고 “현대차가 사활을 건 모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다양한 첨단 사양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몇몇 소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또다시 전기차 관련 결함으로 발목을 붙잡히기 싫었던 것 같다”라는 의견을 더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진행
전량 교체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책임 규명 과정이 남아있지만, 전량 교체는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도 어느 정도 교감이 된 상태다. 더불어 배터리 전량 교체로 인한 약 1조 원의 비용은 현재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국토부 결과 발표 등을 고려해 협의 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새 배터리 수급과 작업 시간의 현실 등을 고려하면 7만 대가 넘는 차량의 배터리 전량 교체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더불어,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교체를 포함해 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시 본다 현대차”
“리콜해 줘도 난리냐”
대대적인 리콜에 소비자의 반응도 다양하게 갈리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반응을 살펴보자. 일부 소비자는 “다시 본다 현대”, “전기차로 세계의 독보적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차근차근 국민의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다”라며 리콜을 결정한 현대차를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몇몇 네티즌은 “리콜을 해줘도 난리면 어떻게 해야 하냐”, “당연한 것도 안 해주는 기업도 있다”라며 리콜을 시행함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또 다른 소비자에게 일종의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당연한 걸 선심 쓰듯이 하네”
“리콜하면 뭐 하나”
앞서 잠시 언급했듯 소비자의 반응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일각에선 “당연한 리콜을 뭘 선심 쓰듯이 하는 것이냐”라며 대대적인 리콜인 것과 관계없이 문제가 있는 차량에 리콜을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의견을 더했다.

더불어 “저번에도 리콜했고, 또다시 불이 났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냐”라며 불만과 의구심을 드러내는 소비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에 “리콜 대기 기간 또 어마어마하겠다”라며 리콜을 진행하는 동안 겪게 될 불편함을 언급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사진=창원소방본부)

전기차 사고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코나 일렉트릭에서 잇따라 불이 난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차가 만든 전기 시내버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버스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배터리가 사용됐으며 화재 발생 직전 해당 버스는 배터리 부품 관련 수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전기차 시대는 갈 길이 먼 것 같다”라며 푸념했고, 동시에 앞으로 연이어 출시될 전기차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는 항상 과도기가 있는 법이지만, 생명과 직결된 자동차에서 나는 사고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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