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중인 배에 구멍이 났다면 선원, 승객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물을 퍼내고 구멍을 수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구멍을 메워야 할 선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처우가 개선되기 전에 배가 침몰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업체의 귀족 노조, 강성 노조는 꾸준히 거론되어온 문제이다.

그런데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 제조사가 노사 간 대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기업 CEO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호소문까지 전달했다고 하는데, 과연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르노 삼성과 노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12년 만에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자동차
작년 말, 쌍용차는 국내외 금융 기관으로부터의 대출금 1,650억 원을 갚지 못해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대규모 파업을 야기했던 지난 2009년 법정관리 이후 12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현재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까지 등을 돌린 상태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KDB 산업 은행 이동걸 회장은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해당 조건에 대한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망이 없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중이라고 한다. 과연 조건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사진=한겨레TV)

조건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KDB 산업 은행의 조건은 “흑자 전환 전까지 일체의 파업 금지”였다. 하지만 이미 쌍용차는 12년 전 법정 관리에 돌입한 이후 대규모 파업을 야기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기업 회생 절차에 대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구조 조정 등 인력 감축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데,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조의 입장에 대해 사람들은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반응은 국내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 귀족 노조와 강성 노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에 기인한다.

국내 근로자들의 임금은
해외 대비 높은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584만 원이며, 기아차의 경우 이보다 낮은 8,637만 원 정도이다. 중견 제조사들의 평균 연봉은 5,800만 원 선으로 현대차에 비해 낮지만, 해외 제조사와 비교했을 때 그리 낮은 액수는 아니다.

실제로 독일 3사로 불리는 BMW, 벤츠, 폭스바겐의 평균 임금은 각각 7,600만 원, 6,500만 원, 7,841만 원으로 국내 제조사의 평균 연봉과 비슷하거나 낮다. 더불어 근로 시간과 소득 수준을 비교하면 실제로 시간당 임금 수준은 훨씬 높아진다.

하지만 공장 가동률은
해외 대비 낮다
일례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27시간이다. 하지만 국내 대비 인건비가 10분의 1도 안 되는 인도 공장에서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7시간이다. 물론 차급에 따른 영향도 있겠지만, 국내 공장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공장 가동률도 비효율적이다. 지난 2019년 4분기, 현대자동차의 공장 가동률은 10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독일을 비롯한 해외 제조사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저조한 생산량을 기록하는 국내 근로자들의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뤄져 왔다.

르노 삼성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도미닉 시뇨라 르노 삼성 CEO가 경영 악화로 인해 직원들에게 절박함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르노 삼성의 작년 실적이 2012년 이후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내수, 수출 판매 대수는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부산 공장의 생산 물량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도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변함이 없어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도 언급되었다. 이와 더불어 도미닉 시료 CEO는 경영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과 함께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사자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노사 간 대립이 진행 중이며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르노 삼성은 현재 노사 대립 중에 있다. 지난 해부터 임금 단체 협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희망퇴직 문제 등으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르노 삼성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임금 협상을 작년 4월 끝내며 이미 개인당 천만 원이 넘는 보상금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임금 단체 협상을 통해 기본급 7만 원 등 추가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르노 삼성 측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르노 삼성 노조는 지난 2일,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에 대한 합법권을 획득한 상태이다. 하지만 실제 파업 돌입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업을 강행하며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국 GM 노조
한국 GM도 르노 삼성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노사 간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 판매량이 증가하며 처음으로 흑자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노조 파업으로 인해 7년 연속 적자가 확정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GM은 지난해 내수, 수출량을 모두 합쳐 총 36만 8,45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2019년 대비 11.7%나 감소한 수치였다. 이렇게 꾸준히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꾸준히 파업을 강행하는 행태에 대해 소비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 GM은 지난 20년간 총 11번의 파업을 진행했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제조사 노조의 파업 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노사 협상 주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노사 협상 주기는 4년인 반면, 국내는 1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킨다는 점에서 노조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권리만을 내세우며 이익을 탐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긴박한 상황에서 처우 개선만 요구한다면 원하는 것을 얻기는커녕 다 같이 침몰해버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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