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에게 카니발은 효자상품임과 동시에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다. 내수 시장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정작 미니밴의 성지로 불리는 북미 시장에선 매년 세그먼트 최하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아는 신형 카니발을 개발하며 혼을 쏟았고, 당시 정의선 회장이 “혼다 오딧세이를 잡아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칼을 갈고 모습을 드러낸 신형 카니발이 드디어 미국 땅을 밟는다. 출시 예고와 함께 적용되는 사양도 알려졌는데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북미형 기아 카니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내수 시장에선 더 없는 효자
해외 시장에선 아킬레스건
기아에게 있어 카니발은 양날의 검 같은 존재다. 국내에서야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불티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미니밴의 본고장이라는 북미 시장에선 라이벌들에게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시장에서 세도나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는 카니발은 혼다 오딧세이, 토요타 시에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같은 쟁쟁한 라이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지 오래다. 북미 시장에서 세도나의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 이외엔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북미 시장 소비자들은 저렴한 자동차보다는 완성도가 높은 미니밴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내수 시장에서만큼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신형 카니발
뼈아픈 실패를 맛본 기아는 신형 카니발 KA4를 개발하며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개발 당시 부회장이었던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신임 회장은 “신형 카니발로 무조건 오딧세이를 잡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연구진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이어갔을지 쉽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게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된 신형 카니발은 역대급 사양과 디자인을 갖추었다는 평가와 함께 사전계약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훌륭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금도 카니발을 주문한다면 2~3개월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출시 초기 다양한 품질 문제나 결함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판매량만 놓고 본다면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북미 시장에 재도전하는
기아의 마음가짐은
어느 때보다도 비장하다
최근 기아는 신형 카니발을 북미 시장에 출시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기아차 북미법인은 지난 16일 신형 카니발이 2월 23일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북미 시장에 데뷔한다는 소식을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환경보호청 EPA 사이트에 제출된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북미형 카니발은 3.5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모델이 출시된다. 북미 시장인 만큼 디젤 모델은 출시되지 않는다.

눈여겨볼 점은 기존 모델의 이름인 세도나를 버리고 내수 시장과 동일한 카니발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아는 최근 모델 이름 단일화를 진행하며 북미에서 옵티마로 판매되던 K5의 이름을 K5로 변경하기도 했다. 카니발 역시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모델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쟁쟁한 라이벌들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내수형엔 없는 그릴 디자인과
신규 엠블럼, 휠이 적용된다
정식 공개에 앞서, 북미형 카니발에 적용되는 전용 사양도 공개됐다. 먼저 새롭게 바뀐 기아의 신규 엠블럼이 적용된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내수형과는 다른 사각형 패턴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호주형 모델과 동일한 사양을 채택했다. 사각형 그릴과 함께 세로 패턴으로 마감한 검은색 그릴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호주 사양에 적용됐던 블랙 컬러로 마감된 휠 역시 북미형에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내수형 카니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옵션이기에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선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대목이다. 국내 소비자들 일부는 북미형 그릴로 변경하는 사례도 존재할 전망이다.

8인승과 회전시트 역시
북미형엔 적용된다
외관 사양에서 오는 차이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 아쉬움을 토로할만한 부분은 8인승 시트 구성이다. 내수형 카니발은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북미형 카니발엔 7인승과 8인승 모델이 제공된다.

사실상 미니밴에 최적화된 시트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 8인승 모델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한 아쉬움이다. 또한 2열 시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회전시트가 탑재되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이점 역시 존재한다. 4열 시트가 들어간 9인승, 11인승보다 상대적으로 공간 활용성이 좋음은 물론이다.

북미형엔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편의 사양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뒀다. 내수 사양에는 유선 연결을 해야 하는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이 탑재됐지만, 북미형과 호주형 카니발엔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는 일부 수입차 제조사들에 한정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편의 사양 측면에선 수입차를 압도하는 국산차 답지 못한 모습이라 아쉬운 부분이다. 더군다나 북미형엔 무선 시스템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맨날 내수형만 차별해”
차이가 아닌 차별이라는 소비자들
북미형 카니발 출시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대다수는 “북미형에만 적용되는 사양들을 내수 모델에도 적용해 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국내도 좀 적용해 달라”, “손님한테는 스테이크 대접하고 우린 그저 누룽지 말아먹고 사는구나”, “수출형이 가성비 좋고 내수랑 다른 차다”, “수출형이 훨씬 좋아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내수 수출 차별하고 있다”라는 반응들을 보인 것이다.

“현지화 작업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도
물론 이에 반박하는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특히 먼저 공개된 호주형 카니발 내수 수출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땐 “사양에 차이가 나는 건 맞는데 호주에 훨씬 비싸게 파니 별문제 될 게 없다”, “해외 모델이 훨씬 비싸니 그 정도는 이해해야 되지 않겠냐”, “내수 시장에 저 가격으로 내놓으면 아무도 안 산다”, “현지화 전략에 따른 사양 차이 정도는 큰 문제 없다”, “안전 사양 다른 거 아니면 그래도 인정한다”라는 반응들을 보인 것이다.

국가별로 사양이 차이 나는 것을 두고 내수 차별로 해석할지, 현지화 전략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차이인지는 받아들이는 소비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영역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나눠 주셔도 좋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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