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뇌 기능이 정지하면 죽은 것이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 것이다”. 죽음을 정의하는 일은 쉽지 않기에 이는 언제나 뜨거운 토론 거리다. 자동차에도 인간과 같이, 뇌와 심장의 역할을 하는 부품이 있다. 바로 ECU와 엔진이다. 오늘은 뇌를 담당하는 ECU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자동차의 심장, 엔진에 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인간을 예로 들어보자,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모르긴 몰라도 제대로 된 삶을 살기는 힘들 것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아는 K8의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뭇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심지어는 엔진 라인업을 보자, “지금 장난하는 것이냐”라며 역정을 낸 소비자도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K8 엔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K8 파워트레인
스펙을 총정리했다
최근 K8 스펙이 공개되었다. K8 하이브리드는 6단 자동변속기, 다른 차종은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K8은 지난 16일,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았으며, 1.6 터보 하이브리드, 2.5 및 3.5 가솔린, 3.5 LPG 등 4개 엔진 라인업으로 나올 것으로 밝혀졌다.

159마력인 K7 2.4 하이브리드를 대체할 1.6 T-GDI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이 180마력이고 공차중량은 1,630kg이다. 2.5 GDI는 198마력, 1,540kg으로, K7 2.5 GDI와 같은 엔진을 얹었다. 또한, 3.5 GDI는 300마력에 공차 중량은 1,640kg이고 3.5 LPI는 240마력, 1,625kg이다. 이들은 각각 K7 3.0 가솔린과 3.0 LPI를 대신한다.

“뭔가 이상한데”
눈을 의심한 엔진의 정체
그런데 소비자들은 “어딘가 이상하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상황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도 “지금 기아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냐”라며 역정을 낸다. 이는 다름 아닌, 기아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5 가솔린 엔진을 또다시 엔진 라인업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5 가솔린 엔진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바로, 엔진오일 감소다. 본 엔진을 품은 여러 차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엔진오일 감소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K7,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2.5 가솔린 엔진은 작년 6월부터 엔진 오일 증발, 원인 불명의 화재 등 각종 결함을 발생시킨 바 있다.

엔진 오일 감소
심각한 문제다
특히 그랜저의 경우, 신차 출고 후 가득 채워져 있던 엔진 오일이 약 1,000km 주행 후 절반 이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3,000km 정도를 주행한 새 차의 엔진 오일 게이지를 확인해보니 low 이하로 내려가 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엔진오일 감소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엔진오일은 자동차 엔진이 정상적인 작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액체다. 만약 이러한 엔진오일이 감소해서 없어진다면 부품 고장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엔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본디 GDI와 MPI의 장점을 각각 혼합한 엔진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단점도 그대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GDI의 단점은 폭발압력이 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열을 많이 받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엔진 피스톤 스커트 부위 직경과 비교해 피스톤 링 벨트 부위의 직경 크기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구조를 갖추다 보니, 엔진이 회전할 때 피스톤 링이 좌우로 기울면서 슬랩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실린더 내벽에 스크래치가 생겨 그 틈 사이로 엔진오일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피스톤 링이 보일 정도로 실린더 좌우에 간극이 생기면, 이 틈새로 엔진 오일이 연소실로 유입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엔진 오일이 연료와 함께 연소되면서 오일 소모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카본이 끼면
더 엉망이 된다
또한, 피스톤 헤드와 압축링 부위에 각종 카본이 형성된다는 것도 문제다. 3개의 피스톤 링 중 2개의 압축 링에 카본이 끼면서 피스톤 링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피스톤 링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한다면, 압축 압력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연소실로 오일이 유입되면, 더 많은 오일이 연소된다.

게다가 GDI 엔진은 직접분사 방식을 채택한다. 따라서 인젝터에 카본이 끼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카본이 끼게 되면, 이 때문에 연료 분사량이 제각각이 되면서 엔진 부조 현상이 일어나고 엔진의 출력 상태와 연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 문제들을 간단히 말하면, 엔진 자체 설계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가 있던 차량에
제대로 된 조치가 있었나?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기존에 문제가 있던 차량에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현대차는 엔진오일 소모가 심해지자 엔진오일 주입량을 5.2L에서 5.8L로 늘렸다. 그런데 이 조치는 블로바이가스가 더욱 증가하며 흡기 매니폴드를 젖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블로바이가스는 흡입 밸브를 통해 연소실로 재유입되고, 이 과정에서 카본이 더 빠르게 쌓이면서 엔진 성능 저하를 가속화한다. 그러자 현대차는 가혹 조건을 적용해 엔진 오일 교환 시기를 1만 5,000km에서 7,500km로 줄이는 해결책 아닌 해결책을 내놓았다.

“소비자가 베타테스터냐”
“엔진이나 똑바로…”
엔진 오일 감소 사태가 일어난 당시 소비자는 “결함은 있을 수 있다고 치고, 이런 대처가 정말 맞다고 생각하나?”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또한,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K7는 무상 수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뭇 소비자는 “소비자가 베타테스터냐”, “같은 엔진인데 하나는 무상 수리해주고 다른 건 안 해주냐?”라며 비판 섞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K8도 같은 엔진을 품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소비자는 또다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더했다. 대다수 네티즌은 “하자 많은 엔진을 또 쓰다니 이게 말이 되냐?”, “엔진이나 제대로 만들어라”. “엔진은 차라리 따로 사서 갈아 끼우고 싶은 심정이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K8은 기아차가 회사 이름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바꾼 뒤 처음 출시한 차량이다. 기아 관계자는 “K8은 K7 대비 차체 크기부터 디자인·상품성까지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보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 “업그레이드 된 차량임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숫자를 올린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K8은 새로운 로고와 회사명 그리고 모델명을 갖고 출시되는 차인 만큼 기아에서도 소비자들도 기대가 많은 차다. 그런데 차 길이를 늘이고 다양한 첨단 사양을 적용했지만, 겉모습에 치중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은 건 아닐까? 독자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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