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라면, 잡초를 제거할 때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뿌리를 남겨두고 보이는 부분만 뜯어낸다면,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코나 일렉트릭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리콜 조치의 실효성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리콜 조치를 진행한 차량에서 동일 증상으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원인 규명 과정 또한 차질을 빚고 있어 리콜 시정안 제출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코나 일렉트릭 결함 소식과 현대차의 리콜 조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사진=강릉소방서)

잇단 화재 사건으로
리콜 조치까지 시행되었다
작년 하반기, 자동차 업계를 시끄럽게 했던 몇 가지 이슈가 있다. 5년 만에 이뤄진 투싼 풀체인지나 압도적인 사전 계약 수치를 기록한 카니발, 역대급 판매 기록을 경신한 그랜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들 못지않게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이슈가 있다. 바로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이다.

2018년 5월, 울산 제1공장 생산 라인에서 발생했던 화재를 시작으로 충전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 차량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잇달아 발생한 것이다. 이에 현대차 측에선 배터리 셀 문제를 원인으로 꼽으며 리콜 조치를 진행했다. 하지만 리콜 조치 이후에도 브레이크 불량 문제가 발생하는 등 꾸준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사진=대구소방서)

그런데 최근, 또다시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현대차 측에선 국내 시장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를 중단하고, 차주들을 대상으로 리콜 조치를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를 통해 해당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지난 1월 23일, 대구의 한 공용 전기차 충전기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건이 재조명되었다.

더군다나 해당 차량이 현대자동차 측에서 실시했던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현재까지 해당 사건의 화재 원인은 분석 중에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사건 내용이 기존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의 모습과 유사하여 기존 리콜 조치에 대한 실효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치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리콜 조치 이후에도 동일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원인 분석 단계부터 리콜 조치를 다시 계획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는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리콜과 관련하여 국토부 제출 보고서에 화재 발생 원인을 배터리 분리막 손상, 즉 배터리 셀 문제로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 측에서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콜까지 진행한 차량에 문제가 발생했으니, 시행했던 리콜 조치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 및 수정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초 19일로 전해졌던
리콜 시정 조치 계획서
제출이 연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당초 리콜 관련 시정 조치 계획서를 지난 19일까지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사안이 많아지면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 계획서에 필수로 명시되어야 하는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제조사인 LG 에너지 솔루션 측과 마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측에선 화재 원인에 대해 LG 배터리 셀 손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LG 측에선 현대자동차의 BMS, 배터리 제어 시스템의 이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화재 원인에 따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리콜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보이는 네티즌
명확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은 “기업이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는 중인데 소비자가 어떻게 안심할 수 있느냐?”, “제발 결함 소식 좀 안 들렸으면 좋겠다”, “전기차 타기가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토부와 관련해서도 “제 역할을 다 못하고 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원인 분석에 나설 게 아니라, 정부 기관에서 이를 주도해야 한다”,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등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더불어 현대차의 대응에 대해, 최근 공개를 앞두고 있는 아이오닉 5에 대한 여론을 우려하여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결함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한편,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 이외에도 차량 결함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오토포스트 측으로 제보된 내용에 의하면, 코나 일렉트릭 동호회를 중심으로 지난 2019년부터 브레이크 및 AEB 관련 결함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다수 존재했다고 한다.

출고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리콜 조치 이후 배터리가 수시로 방전되는 문제도 보고되었다. 이에 센터 측에서는 블랙박스 상시 작동 등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더불어, 코나 일렉트릭 결함 이슈에 대한 보상 방안으로 진행하는 중고 가격 보장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보장 액수가 실구매가의 75% 정도이고 감가 적용도 까다로워 실질적인 손해가 많다는 것이다.

리콜 조치 이후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이른바 “벽돌 현상”을 호소하는 차주들도 속출하기 시작했다. 그밖에 조립 불량, 스티어링 및 B필러 소음, 타이어 내부 마모, 주행 중 후방 카메라 작동 등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결함 문제들이 동호회를 중심으로 보고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잡초를 뿌리부터 제거하지 못하면 잡초를 없애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이후 다시 자라난 잡초를 제거하려면 처음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더해야 한다. 때문에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초장에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현대차의 리콜 시정 계획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 측에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쪼록 원인 규명이 명확히 이루어져, 고통받고 있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줄어들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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