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국위선양’. 나라의 권위나 위력을 널리 떨친다는 뜻이다. 주로 ‘국위선양하고 돌아온 OOO’ 등으로 활용되는 이 말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낸 국민에게 붙여지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BMW의 디자인을 한국인이 도맡아서 진행했다면, 그것도 일종의 국위선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해당 BMW 모델의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독창적이고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이건 너무 심하지 않았나”라는 비판적인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한 BMW의 반응은 더 흥미롭다. 악플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의연한 모습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BMW 디자인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BMW 디자인
날마다 새로워진다
BMW는 디자인 부분에서 계속해서 과감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와 X7을 통해 매우 거대한 그릴을 내놓았고, 4시리즈와 M4, iX 등에는 세로형 그릴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다. 어느 때보다 BMW 디자인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가는 만큼, 상이한 평가로 소비자는 혼동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는 “아이덴티티는 좋지만, 너무 과하다”라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소비자는 “난 이쁜데? 사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화제의 4시리즈
한국인이 디자인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4시리즈 2세대가 유난히 한국에서 화제다. 신형 4시리즈는 콤팩트 스포츠 세단인 ‘3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쿠페 모델이다. 세로형의 ‘버티컬 키드니 그릴’이 특징이며, BMW 대부분 모델의 그릴은 가로가 더 넓은 수평형인데 신형 4시리즈에 최초로 이같은 디자인이 적용돼 화제였다, 그런데 한국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가 또 있다. 이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가 바로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파격적’이라고 평가받는 4시리즈 디자인은 임승모 BMW그룹 디자이너가 맡았다. 그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부터 BMW그룹에서 일해왔다. 2007년과 2009년에는 대한민국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고, 때문에 BMW그룹 내에서도 실력 있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이 뿐만 아니라, 이후 2016년 BMW그룹 100주년 기념 콘셉트카 BMW 비전 넥스트 100의 외관, 2017년 i비전 다이내믹스 콘셉트카 외관, BMW M5 외관 등의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4시리즈 디자인
특징을 알아보자
임 디자이너는 “2세대 4시리즈는 BMW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모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초기 BMW의 키드니 그릴은 대부분 버티컬 타입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해 특별하고 신선한 느낌과 존재감을 극대화 하고자 했다”라고 버티컬 키드니 그릴을 디자인하게 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여기에 그릴이 커진 만큼 다양한 첨단 기술도 담겼다고 첨언했다. 번호판을 중심으로 상·하단에 에어 플랩 컨트롤을 탑재해 동력 성능을 향상했으며, BMW 최초로 그릴 안에 아이캠과 주차 센서 등을 탑재했다. 번호판의 경우 대칭을 이룰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와 더불어 다양한 기능을 조화롭게 배치하기 위해 그릴 중앙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하여 임디자이너는 “검정 바탕의 그릴 안에 센서, 레이더, 카메라, 전조등, 공기 흡입구 등 수많은 기술을 통합하기에도 유리하고, 강한 명암대비를 활용해 강력한 전면부 인상을 구성하기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키드니 그릴 이외에 4시리즈의 전반적인 디자인 요소에 대해서는 “선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볼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측면 디자인의 경우 4개의 선 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소비자가
만족하는 디자인은 없다”
디자인에 관한 호불호가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BMW의 의연한 태도가 화제다. 오히려 “모든 소비자가 만족하는 디자인은 불가능하다”라고 언급하며 지금의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확고히 했다. 그러면서 BMW가 파격적인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소비자들에게 눈에 띄기 위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BMW 디자인팀 측에 따르면, “눈에 띄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면 차별점이 필요하다. 또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기쁘게 만들어야 한다. 전 세계 모든 소비자를 기쁘게 할 수 없어도 말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BMW 디자인 수석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때로는 잔인하다”고 느껴진다고 고백했지만, 그렇다고 BMW가 현재의 디자인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디자인 호불호에 대한 갈등은 일상적이라는 입장이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어느 브랜드에나 필요
결론적으로 BMW는 현재의 다양한 ‘악플’에 흔들리지 않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이어갈 것임을 밝힌 것이다. 여기에 변화와 도전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고,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타사에서도 충분히 언급된 바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현재와 같은 일관된 규제와 전동화 바람이 모든 자동차들의 디자인을 평범하게 바꿀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더하여 토요타와 렉서스는 멀리서도 자사 브랜드 모델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명확한 디자인 특징을 고수한다.

“실물 의외로 괜찮다”
“뉴트리아인가?
소비자의 반응도 살펴보자. 일각에선 “뚝심있다. 어느 순간 이 디자인이 세련돼 보이는 날이 올 것 같다”, “실물 의외로 괜찮더라”, “시간 지나면 익숙해질 것 같은데? 나는 찬성이다”라며 현재의 디자인이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의견을 더했다.

하지만, 호불호가 확연히 드러나는 디자인인 만큼, 부정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다. “돼지코는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다”, “뉴트리아인가?”라며 각종 동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내후년에는 보닛까지 올라오겠다”라며 농담조가 섞인 비판이 들려오기도 했다. 여기에 몇몇 네티즌은 “아무리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라지만, 이건 좀…”이라며 과한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물론, 앞으로 출시될 BMW 모든 모델에 버티컬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디자이너는 “4시리즈의 버티컬 키드니 그릴이 전체 모델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각각의 서브 브랜드와 모델들에 어울리는 최적화된 그릴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BMW는 디자인 논란과 별개로 좋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침체됐음에도 BMW의 2020년 4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68만 6,069대였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3.2%나 증가한 수치다. 과연 BMW의 당당한 태도가 소비자를 사로잡은 것일까? 정말 BMW의 발언대로, 디자인 변화에 대한 반응은 일시적인 것일까? 독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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