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내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들 것이다. 안전속도 5030이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면서 시내 도로에서 속도제한이 50km/h로, 이면도로에서는 30km/h로 하향된다. 2019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었고,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4월 17일 전국에서 전면 시행된다.
다만 해당 캠페인은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지만 운전자들로부터 많은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속도만 줄인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근본적인 것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안전속도 5030 캠페인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국토교통부)

시내 도로의 제한 속도를
50km/h로 하향하는 정책
기존 시내 도로의 제한 속도는 60km/h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일부 4차선 이상 시내 도로는 70km/h로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되면서 자동차전용도로를 제외한 시내 모든 도로의 제한속도를 50km/h로 낮춘다. 다만 시, 도경찰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60km/h로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이면도로에서는 기존 40km/h에서 30km/h로 하향된다. 2019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었으며, 이후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이었다가 2년의 유예기간이 지난 오는 4월 17일부터는 전국에 확대 시행된다.

(사진=국민일보)

해외 몇몇 국가는 이미 시행 중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것
안전속도 5030은 이미 유럽이나 일본 등 몇몇 나라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승용차보다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친보행자적 정책으로 도입되었다.

국내 교통사고 수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에 속한다. 그중에서 과속은 사고 확률을 높이며, 많은 운전자들이 알게 모르게 하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낮춰 교통사고를 줄이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시키려는 것이다.

(사진=뉴스원)

단순히 제한속도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초과속 운전시 처벌 수위도 강화된다. 초과속 운전이란 제한속도를 80km/h 이상 넘겨 운전하는 것을 의미하며, 적발 시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될 수 있으며, 벌점 80점을 부과 받는다.

100km/h을 넘으면 100만 원 이하 벌금 및 구류, 벌점 100점이 부과되며, 100km/h 초과 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1년 이하 징역 혹은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며, 면허가 취소된다.

국내와 유럽/일본은
도로 환경이 다르다
한국의 안전속도 5030 캠페인은 유럽이나 일본에서 시행 중인 것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우선 기본적으로 도로교통의 환경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도시가 오래전부터 생겼기 때문에 대도시라도 왕복 6차로 이상 대로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구불구불한 도로가 많다. 거기다가 노면전차나 자전거도로 등 방해 요소도 있다. 따라서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대도시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왕복 8차로 이상의 대로가 꽤 존재하고, 비교적 직선화되었으며 차로 폭도 여유롭다 보니 운전자들은 50km/h 속도제한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럽은 시내 도로의 제한속도를 줄이는 대신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높게 설정했는데, 국내는 여전히 100km/h에 머물러 있으며, 대구부산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 등 몇몇 고속도로만 110km/h에 설정되어 있다.

캥거루 운전을
더욱 조장한다
캥거루 운전이란 과속을 하다가 무인단속카메라를 만나면 그때만 제한속도로 낮췄다가 그 구간을 통과하면 다시 과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마치 캥거루가 멀리 뛰다가 멈추고 다시 뛰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캥거루 운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캥거루 운전은 무인단속카메라에서 급감속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국내에서 캥거루 운전이 습관화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너무 낮은 속도제한에 있다. 제한속도가 너무 낮다 보니 운전자가 답답함을 느껴 경찰이나 무인단속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암묵적으로 과속을 자주 하는 편이다. 예전에도 이런 문제점이 지적되었는데, 오히려 시내 도로를 일률적으로 50km/h까지 내려 캥거루 운전을 더욱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중앙일보)

교통흐름이
저하된다
또한 제한속도를 낮춤으로써 교통흐름이 저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로 차선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속도를 줄이게 되면 단위 시간당 통과하는 차량 대수 역시 줄어들게 되어 교통흐름이 저하된다. 특히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간선도로에도 50km/h 제한이 적용되는 점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비교적 직선으로 쭉 이어져 있고, 차로가 많으며, 교통사고 요인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신도시의 경우 왕복 10차선이 넘는 대로가 꽤 있는데, 역시 50km/h로 제한된다. 도로 환경이 좋다고 과속을 하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50km/h까지 낮출 필요는 있는지 역시 의문이 든다. 거기다가 차들이 몰리게 되면 정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신호등 체계는 과거 속도에 맞게 짜여 있다 보니 예전에는 통과 가능했던 신호가 지금은 통과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신호가 걸리는 만큼 도착시간 역시 늦어진다.

(사진=아시아경제)

교통사고 원인
과속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전속도 5030은 차대 차 사고보다는 차대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동일한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차와 보행자가 부딪히는 경우는 언제일까?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가 인도로 넘어와서, 버스나 택시 혹은 지인의 차를 탑승할 때, 무단횡단할 때 이렇게 네 가지 원인으로 나뉜다. 앞에 세 가지 경우에는 속도를 줄이면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무단횡단이다.

(사진=폴인러브)

무단횡단은 위 4가지 사례 중 가장 많이 발생하며, 운전자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매년 보행 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높았다.

저 멀리 건너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면야 모르겠지만 불법주차나 신호 대기 등 옆 차에 가려 보행자가 보이지 않는다면 교통법규를 잘 지켜도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신호와 속도를 잘 지킨 상태에서 무단횡단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교특법위반으로 벌금형에 처해진 바 있다. 또한 2018년에는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무단횡단 사망사고를 일으켰는데, 이때 인공지능은 도로 위에 당연히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내부에 타고 있던 운전자도 사고에 대응하지 못했다.

(사진=한국경제)

또한 차대 차 사고라도 교통사고의 원인이 과속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제한속도를 60km/h에서 50km/h로 낮췄을 때 보행자의 사망 확률이 90%에서 50%로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비율은 전체의 0.25%에 불과하다고 한다.

2019년 서울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는 4만 건에 달하는데, 그중 과속이 원인이 된 사고는 102건에 불과하다. 오히려 신호위반이나 안전거리 미확보, 끼어들기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고가 더 많이 일어난다. 또한 올해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 대비 8.1%로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안전운전 5030이 효과를 봤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한 통계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즉 정말 속도를 낮춰서 사고가 줄었는지는 알 수 없다.

(사진=중앙일보)

근본적인 부분을
먼저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요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부분을 먼저 바꿀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비율은 매우 낮으며, 오히려 무단횡단이나 속도위반으로 인한 사고가 많은 만큼 이 부분을 줄이는 것부터 해결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보도자료를 내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는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운전 5030 정책은 운전자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분명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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