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리앙)

‘네 탓’ 공방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에게 책임을 넘기며 공격하고 방어하는 행위를 뜻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네 탓’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코나 EV를 사이에 둔 현대차와 LG가 그렇다. 그런데 이 사이에 선 국토부가 최근 “코나 화재는 배터리 셀 문제다”라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LG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현대차 측의 잘못도 있을 수 있다”라는 주장을 더했다. 진실규명이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켜보던 소비자는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 LG만의 잘못일까?”, “다른 전기차에는 문제가 없는 걸까?” 등 다양한 추측이 이어진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코나EV 화재 그리고 현대차와 LG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1조 원에 달하는 전량 교체
현대차와 LG의 기싸움 시작
최근 국토교통부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코나EV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 조치를 내렸다. 아이오닉 전기차와 일렉시티 전기버스도 이에 포함됐다. 리콜 내용은 이들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전량 교체하는 것이다.

국내 리콜 대상은 코나EV 2만 5,083대, 아이오닉EV 1,314대, 전기버스 일렉시티 302대 등 2만 6,699대다. 여기에 해외 리콜 예정 대수는 코나EV 5만 597대, 아이오닉 4,402대, 일렉시티 3대 등 5만 5,002대다. 전량 교체를 위해선 약 1조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현대차는 비용 분담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치열한 힘겨루기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오스트리아 레온슈타인소방서)

음극탭 접힘 발견
“화재 원인은 배터리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가 화재 원인이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있다고 못을 박아 화제다. 이들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안전 연구원을 통해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를 조사한 결과,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KATRI가 진행한 조사 결과에서 음극탭 접힘 현상이 3건 확인됐고, 음극탭 접힘에 의해 리튬 부산물이 석출돼 이를 통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국토부가 CT 촬영과 배터리 회수품을 분해해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배터리 셀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음극탭 접힘 현상이 발견됐다. 음극 끝단이 꺾여 있는 모습과 전극 정렬 이상이 관찰된 것이다.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현대차 설계는 관련 없나요?”
LG 측도 반박에 나섰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리콜을 받아들였지만 약 1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두고 다툼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말 LG 측의 문제인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함인지, 전기차 시대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함인지. 현대차도 코나EV 화재가 LG 측의 배터리 탓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현대차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문제와 현대차의 설계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걸까?”라는 의문과 불안감에 비롯된 목소리다. LG도 계속해서 배터리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셀 제조 불량은 화재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현실험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KATRI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리콜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 정밀조사와 함께 화재 재현실험 등을 추진했다.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내부 열 폭주 시험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관련 화재 영상이 일부 코나EV 화재 영상과 유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해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의 경우 국토부의 발표대로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난징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이 적용됐다”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BMS 충전맵 오적용
가능성도 제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위와 같은 주장과 함께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이 화재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LG 측은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더하여,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BMS를 두고 엘지 잘못인지, 설계를 잘못한 현대차 잘못인지에 대한 원인 공방이 한창이다. BMS 업데이트 이전에도 이미 코나EV 발화가 9건이나 있었던 걸 근거로, BMS 오적용과 발화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토부 측도 “코나 전기차 BMS 업데이트 시 BMS 충전맵 로직이 적용되지 않음을 확인됐다”라며 화재 발생과의 연관성을 따지는 모양새다.

코나EV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나비효과가 펼쳐질 예정
소비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아마도, “LG 배터리 쓰는 다른 전기차들은 문제가 없는 건지”에 관한 여부일 것이다. 이유 없는 걱정은 아니다. 실제로 쉐보레의 경우,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2017~2019년형 볼트 EV 6만 9,000대를 리콜한 전력이 있다. 당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주차 중에 화재가 발생한 사건 3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화재 피해가 전기차 배터리가 있는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물론 “근본적인 화재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근심은 커져만 가는 중이다. 그런데 업계에선 한 가지 걱정이 더 있다. 코나 EV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다른 회사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HL 그린파워,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등 배터리 생산에 얽힌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달성소방서)

“또 소비자만 피해”
“까봐야 안다”
뭇 소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누구 말이 맞는지는 배터리를 교체해 봐야 알 수 있겠다”라며 “또 소비자만 베타테스터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에 일부 네티즌은 “문제를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일단락한 것 아니냐”라는 의심까지 더하는 상황이다.

“정말 LG 측의 잘못이라면 이건 피해 보상까지 갈 문제 같다”라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고,“현대차 측의 설계 오류도 한 번 자세히 조사해 봐야 한다”라며 자세하고 공정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소비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토부는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이번 리콜 사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BMS 오적용이 화재를 증폭시켰는지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건 물론이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고객 보호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모적인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불안해할 소비자를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확실히 진정시킬 방법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만족할 만한 보상이 될 것이다.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지금 이 사건에 대한 현명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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