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국민 걸그룹, 국민 노래, 국민 프로그램. 국민 MC. 이들의 공통점인 ‘국민’이라는 타이틀은 전 국민이 아는, 그래서 정보의 격차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이라는 타이틀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최고의 수식어가 되기도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국민차가 존재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소개를 하면 가장 많이 거론됐을 자동차가 쏘나타였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엔 해당 사항이 없는 말이 됐다. 오히려 쏘나타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실정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심각한 판매 저조 현상으로 제조 공장까지 휴업을 맞았다고 하니, 예사롭지 않은 하락세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쏘나타 판매 저조 현상의 이유와 이로 인한 처참한 결과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짧게 살펴보는
쏘나타의 역사
쏘나타는 일명 ‘국민차’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던 차다. 80년대 중반에 1가구 당 한 대의 차량이 보급되면서 패밀리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당시 적당한 크기와 가격대를 갖춘 쏘나타가 큰 인기였다. 4인 가구가 이용하기 적합한 자동차여서일까? 쏘나타는 그때부터 2010년대까지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2000년대 이후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무려 12번이나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먼저 그랜저가 큰 호평을 받으면서 판매량을 앞질렀고, 설상가상으로 SUV 인기가 무르익으면서 싼타페, 쏘렌토에게도 판매량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동급인 기아 K5가 트렌디한 디자인을 장착하고 등장해 큰 호평을 받게 되면서 중형 세단 판매량 1위 자리까지 내주게 됐다.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문제는 ‘디자인’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사실 소비자가 꼽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디자인이다. 현대차에 “어류 성애자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쏘나타의 디자인이 한몫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쏘나타에는 일명 ‘메기 차’라는 별명이 있다. 보닛으로 올라온 주간주행등과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 몰딩이 메기의 수염 같다는 의견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디자인 보면 왜 K5를 선택하는지 알지 않느냐”라면서 쏘나타의 디자인이 흥행 실패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애매해진 가격
쏘나타 대신 그랜저 선택
애매해진 가격도 문제다. 쏘나타의 기본 옵션 사양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견적을 낼 때, 필요한 옵션을 넣다 보면 3천만 원은 쉽게 넘기곤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한 단계 윗급인 그랜저로 눈을 돌리게 됐다.

실제로 그랜저의 기본 가격은 3,294만 원부터 시작된다. 기본 트림부터 12.3인치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등 풍부한 옵션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여기에 네티즌 사이에선 그랜저의 이름값 때문인지 “적어도 쏘나타보다는 그랜저가 낫지 않냐”라는 반응도 지배적이다.

(사진=동양일보)

생각보다 심각한 현 상황
아산공장의 일시 휴업
디자인과 가격,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안타깝지만 쏘나타는 판매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그 상황이 심각하게 다가오게 만드는 소식이 들려와 화제다. 그 소식은 쏘나타 제조 공장의 일시 휴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3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아산공장의 문을 닫는다. 아산공장에서는 그랜저와 쏘나타를 주로 생산하는데, 최근 쏘나타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조정을 위해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현대차 아산공장은 작년 연말에도 지속된 쏘나타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도 일시 휴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랜저는 흥하고
쏘나타는 울었다
그랜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최다 판매 차량으로 이름을 올릴 만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그랜저는 지난해 14만 5,463대가 판매되며 국내 판매 1위를 유지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그리고 뭇 소비자는 이에 “쏘나타의 국민차 타이틀은 이제 그랜저의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라는 의견을 더한다.

반면 한때 ‘국민차’로 통하던 현대차의 최장수 모델, 쏘나타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국내 모델 중 판매 실적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완전변경 모델만 해도 7,000대 이상의 재고가 쌓여있는 상황이다.

쏘나타 판매량을 살펴보니
일시 휴업이 이해된다
쏘나타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매년 50만 대 이상 팔렸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6만 7,440대에 그쳤다. 10만 대를 팔았던 2019년보다 무려 32.6%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3,612대에 불과하다.

기아의 K5 수준에도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쏘나타 판매량을 생각해 보면, 일시 휴업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차 측은 물량 조절 차원에서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다만 최근 자동차 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휴업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나쁜 차는 아니지만…”
“디자인 보면 답 나온다”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일시 휴업은 결국 판매량이 적기 때문이고, 이는 소비자의 반응과 연결된다. 일부 소비자는 “다 디자인 탓이다”, “나쁜 차는 아니다. 하지만 같은 돈 줄 거면 기아차 디자인을 선택하겠다”라며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쏘나타를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 “쏘나타 사려다가 그랜저랑 500만 원 정도 차이 나길래 그냥 그랜저 샀다”라며 가격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시 휴업 소식을 들은 몇몇 소비자는 “빨리 디자인이랑 사양 업그레이드 한 신형 쏘나타 출시하는 게 답이다”라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쏘나타의 판매 저조 현상의 이유와 이로 인한 처참한 결과에 대해 알아봤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쏘나타에 “응원한다”라며 사기를 북돋아주는 소비자도 있었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어쩌면 일부 네티즌의 의견대로 향상된 디자인과 사양으로 소비자를 다시 찾아오는 것이 지금으로서 가장 나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악성 재고로 남을 현행 쏘나타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국민차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 쏘나타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독자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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