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otor1.com)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5의 인기가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존 카니발이 가지고 있었던 사전계약 첫날 기록을 경신했으며, 유럽에서는 3천 대 한정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한 결과 1만 대 주문이 몰렸다.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기록하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현대차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나 반도체 공급이 늦어지면 차량 생산 일정도 늦어지는데, 이를 마냥 늘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아이오닉5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국내 2만 3,760대
유럽 1만 대
아이오닉 5가 지난 23일 공개된 이후 25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첫날에만 2만 3,760대가 계약되었다. 올해 판매 목표인 2만 6,500대의 96%를 단 하루 만에 채운 것이다.

기존 카니발이 갖고 있던 사전계약 첫날 최다 기록 2만 3,006대를 넘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현대차가 판매한 전기차 2만 3,190대보다 높은 수치다. 기존 전기차는 물론이고 내연기관 자동차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유럽에서도 아이오닉 5 인기가 높다. 현대차 유럽법인에 따르면 3천 대 한정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한 결과 해당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 대 주문이 몰렸다.

특히 유럽은 사전계약을 할 때 1,000유로(약 136만 원) 가량의 높은 계약금을 걸기 때문에 사전계약 수요가 실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판매 목표는 7만대로 잡았다.

아이오닉 5의
인기 요인은?
아이오닉 5가 인기를 얻은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한 실내공간 확보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처음으로 적용한 모델로, 크기는 투싼 정도이지만 휠베이스는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 더 길어 실내공간이 매우 넓다. 내연기관 차량의 구조적 한계였던 실내 터널부를 없애 휠베이스가 길어지고 바닥이 평평해진 것이다.

두 번째는 초고속 충전 시스템 도입이다. 주행거리는 400km 대 초반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800V, 350kW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5분 충전만으로 100km 주행이 가능한 양을 충전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초급속 충전기가 설치된 곳이 거의 없지만 향후 인프라가 확대되면 부족한 주행거리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각종 첨단 사양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아반떼처럼 파노라마 형태로 되어 있으며, 심지어 기본 사양이다. 그리고 차량 외부로 220V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이 있는데, 고출력을 요구하는 전자제품도 구동이 가능하다. 그 외에 기존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하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제네시스 모델에 있던 HDA2,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솔라루프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네 번째는 가격이다.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보다 차급이 한 단계 더 높으면서 각종 최신 기술이 적용되었는데도 가격 차이가 기본 모델 기준으로 500만 원가량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편
하지만 아이오닉 5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웃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 1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 때문에 생산이 지연되어 소비자에게 인도되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배터리 수급이다. 배터리를 제때 납품받지 못하면 전기차 생산도 늦어지게 되는데, 이 배터리 수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매우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이오닉 5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56%, LG에너지솔루션이 26, CATL이 21%를 공급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코나 일렉트릭과 일렉시티의 배터리 리콜을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다른 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에 시달리는 중
전기차는 사실상 움직이는 전자기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많이 들어간다. 대략 100개 이상 더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시달리는 중이어서 아이오닉 5 생산량에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미 몇몇 양산차 업체의 생산공장이 멈춰 섰다. GM,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 르노, 닛산, 혼다 등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테슬라도 최근 이틀 동안 캘리포니아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전기차 판매에서
보조금이 절대적이다
전기차를 제값 주고 사라고 하면 비싼 가격 때문에 아무도 전기차를 사지 않을 것이다. 내연기관차를 사고 차액으로 기름값, 보험료 등 유지비에 활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아직까지 전기차 판매에서 보조금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배터리와 반도체가 무한정 공급되는 상황이라도 증산 계획을 구상하기 어렵다.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1년 기준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지역별로 보조금 지급 가능한 전기차 대수가 제한되어 있다. 서울 기준으로 올해 5,067대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 수량이 다 채워지면 예산이 증액되지 않는 이상 올해 전기차 구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팰리세이드 사태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생산이 늦어지게 되면 소비자에게 인도되는 시기 역시 늦어지게 된다.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년 목표량의 96% 가 계약된 만큼 2일차부터 계약한 사람은 대략 인도까지 1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물론 중간에 계약 취소하는 사람도 있기에 실제로는 이보다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매우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치 재작년쯤 있었던 팰리세이드 출고 지연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대기 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로 수입차만큼 길었던 적이 있었다.

무작정 증산하기보다는
품질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코나 일렉트릭 전량 리콜 등 현대차 품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사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기술력을 총동원해 만든 차인 만큼 무작정 증산하는 것보다 품질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빨리 받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차보다 늦게 받더라도 품질이 좋은 차를 원할 것이다. 코나 일렉트릭 사태를 거울삼아 아이오닉 5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순항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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