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는 전기차를 구매하겠다고 다짐한 30대 A씨의 요즘 고민은 “아이오닉 5를 시도되는지”다. 이미 사전계약으로만 1년 치 물량이 완판되어 뒤늦게 계약을 하면 일 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A씨는 여전히 아이오닉 5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

지금 당장 계약을 해도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아이오닉 5 계약을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신차가 나온 건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다들 좋다고 해서 덜컥 사자니 계속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예비 오너들이 아이오닉 5 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국내와 유럽 모두 빠르게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아이오닉 5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 25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첫날 2만 3,76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국내에 출시된 모든 자동차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이후 사전계약 이틀 만에 1년 치 물량을 모두 판매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현대차가 선보이는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의 시작이 훌륭하다.

국내 시장에서만 흥행한 것이 아니다. 현대차 유럽법인 소식에 따르면 3,000대 한정으로 계약을 시작하자마자 약 1만여 명이 몰리며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국내와 비교하면 절대적인 물량 수치는 적지만 아이오닉 5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긍정적인 현대차 내부 분위기
소비자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현대차 내부 분위기도 매우 좋은 편이다. 한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감에 부응한 덕에 아이오닉 5가 흥행 중인 거 같다”라며 짧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선 반응이 엇갈리고 있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오닉 5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이다.

디자인에 대해선 대다수 네티즌들이 “대박이다”, “디자인은 테슬라를 뛰어넘었다”라는 반응들을 보였고, “당장 계약하러 가야겠다”, “대 전기차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오랜만에 사고 싶은 현대차가 출시됐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새로운 베타테스터 모집이다”, “코나 화재도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 현대차가 만드는 전기차를 어떻게 믿고 사냐”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소비자들이 손꼽은
가장 큰 아쉬움은
주행 가능 거리
아이오닉 5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간 소비자들은 대부분 예상치에 못 미치는 주행거리를 가장 큰 아쉬움으로 손꼽았다. 당초 E-GMP 플랫폼을 공개할 당시 배터리 1회 완충으로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현대차의 발표와는 다르게, 아이오닉 5 주행거리는 410~430km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환경부 인증을 거치지 않은 당사 자체 연구소 테스트 기준이다.

아이오닉 5의 라이벌인 테슬라 모델 Y를 살펴보면 주행거리가 가장 긴 롱 레인지 모델 기준으론 511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행 가능 거리인데 핵심 사양이 라이벌 모델들 대비 매력이 없다 보니 아이오닉 5 계약을 망설이는 고객들도 존재한다. 네티즌들 역시 “500km 넘는다면서 이게 뭐냐”, “결국 또 중요한 주행거리는 테슬라를 못 넘고 잡기술로 승부 보려고 한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코나 일렉트릭 대비
큰 발전이 없는 주행거리
현대차는 800V 시스템을 어필해
아이오닉 5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나 일렉트릭 대비 나아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배터리 1회 완충 시 406km를 주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오닉 5는 410~430km 수준이므로 사실상 큰 발전이 없는 수준이다. 코나 일렉트릭보다 커진 크기를 감안하더라도 배터리 용량이 늘어났고, 전용 플랫폼까지 활용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치다.

현대차는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을 의식한 것인지, 800V 시스템을 이용하여 급속충전 시 18분 이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단 5분만 충전해도 10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이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주행거리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충전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한 대한민국
현실에서 겪게 될 불편한 일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전기차 배터리는 무조건 거거익선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전기차를 타기엔 충전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다. 매일 집밥을 먹이며 짧은 시내 주행이 위주인 소비자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을 자주 해야 하는 소비자들에겐 주행 가능 거리만큼 중요한 게 없다. 특히 겨울철에 히터를 틀면 주행 가능 거리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현대차가 홍보한 800V 급속충전 시스템 역시 350kW 급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충전소에 가야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 급속충전기는 늘어나는 전기차 대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올해 계약된 아이오닉 5만 모두 출고되더라도 2만 대가 넘는 전기차들이 추가될 것인데 이 차들이 모두 어느 충전소에서 충전을 해야 할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사진=스카이데일리)

장거리 주행 위주라면
충전 스트레스는
배로 다가올 것
실제로 전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동해바다를 보기 위해 장거리 여행을 떠나보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고속도로에 올라타 장거리 여행을 가다 보면 주행거리는 빠르게 줄어들기 마련이다. 충전을 위해 휴게소에 들렀지만 휴게소마다 전기차 충전소 대수는 많아봤자 2~3구역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다른 전기차들이 사용하고 있다면 기다려야 한다.

800V 급속충전 시스템을 활용하여 약 20분 만에 80% 수준을 충전하는 시간 역시 기다리기 지루할 수도 있다. 이런 사유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예정 시간은 원래 예정 시간보다 30분 이상을 훌쩍 넘겨버리는 수가 대부분이다. 동해에서 서울로 돌아갈 땐 같은 과정을 또 반복해야 한다. 전기차 운전자는 수시로 주행 가능 거리를 모니터링하며 언제쯤 충전을 해야 할지, 어느 지점에 충전소가 있는지를 신경 쓰며 운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사진=조세일보)

전기차를 타도
큰 불편함이 없는 소비자가 되려면
꼭 생각해 봐야 하는 것
2021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전기차를 타도 큰 불편이 없을 소비자들은 매일 집 밥을 먹일 수 있으며, 시내 단거리 주행 위주인 경우다. 거주지에서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불편한 경우라면 어쨌든 매번 가까운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며, 급속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완속 충전기라면 차에서 몇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장거리 출장이 잦은 소비자들은 더더욱 데일리카로 전기차를 이용하기 불편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번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서 차를 충전할지 생각하며 차를 운용해야 한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차주들이 전기차를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선 주유소처럼 전국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곧바로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충전 인프라가 발달해 있거나, 1회 완충 시 주행거리가 서울에서 동해를 1회 왕복할 수 있는 5~600km 수준이 되거나 둘 중 하나는 충족해야 한다.

본인의 자동차 사용 패턴과
목적을 제대로 고려해야
정리해 보자면, 목적에 맞게 산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을 테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오닉 5를 구매한 사람들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차를 구매한 걸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아이오닉 5를 활용하더라도 V2L 기능을 사용하여 높은 전력을 잡아먹는 전자제품을 이용할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빠르게 감소할 것이다.

결국 캠핑장에서 집으로 복귀할 때도 또다시 충전소에 들러 충전을 해야 집에 올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5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본인의 자동차 이용 패턴을 분석해 보고 큰 불편함이 없을지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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