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뉴시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 매우 어렵다”라는 뜻을 내포한다. 이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만큼 인간관계는 예측하기 힘들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항상 이런 인간관계 문제가 발생하며, 당연히 자동차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그 사이에 돈 문제가 얽혀있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기업과 근로자는 본질적으로 이해타산에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 쌍용차, 쉐보레 모두 관련 문제에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지만, 특히 이 기업이 요즘 노조 문제로 화제다. 일각에선 “이렇게 되면 망하는 건 시간문제다”라고까지 말하는 상황에 다다랐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르노삼성과 노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현대자동차와 노조
아이오닉 5를 놓고 대립
자동차 제조업계의 노조 문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현대차다. 최근에도 현대차는 노조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바 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유럽에서 판매할 아이오닉 5의 생산을 놓고 아직 노동조합과 협의를 마치지 못했다. 노사 협의가 늦어지면 다음 달로 예정한 아이오닉 5의 국내 판매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자세한 내막을 살펴보면 이렇다. 현대차 측은 전기차 공정에는 일반 차량과 비교해 상당 부분 인력 투입을 줄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일정 부분의 인력 투입 감축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사 측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감축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현재 이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고, 아직까진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의 쌍용차”
계속되는 갈등들
‘위기의 쌍용차’라고 불리는 쌍용자동차도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가장 유명한 사건이 2009년에 일어난 일명 “쌍용차 사태”다. 이는 2009년에 약 76일간 벌어진 것으로, 쌍용차 자동차 노조원들이 사 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쌍용자동차의 평택 공장을 점검하고 농성을 벌인 사건이다.

여기에 작년 말, 쌍용자동차는 1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최근까지도 노조와의 협의에 갈등을 겪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의 회생 절차에 뜻을 함께할 것이지만, 동시에 모든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더하여 쌍용차 경영진들이 경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영난을 이유로 더 이상 쌍용차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힌드라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쉐보레와 르노삼성
파업으로 판매량 하락
지난해 10월만 해도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던 한국GM은 노조의 파업으로 7년 연속 적자가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량이 36만 8,453대에 그치며 2019년보다 판매량이 11.7%나 줄었다. 2018년의 46만 2,871대와 비교하면 10만 대가량이나 감소한 수치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2018년부터 전면 및 부분 파업을 반복했다. 공장이 멈추는 일이 잦아지며 르노삼성의 판매 실적도 점차 하락했으며, 실제로 한국GM에도 밀려 판매량 5위로 주저앉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노조 문제와 관련해 르노삼성에 또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 화제다.

르노삼성 8년 만에
적자로 생존 경영에 돌입
최근 르노삼성은 8년 만에 적자를 내며 생존 경영에 돌입했다. 실제로 르노삼성 측은 “저조한 올 1월 판매 실적과 높은 고정비 지출,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한 달간 1,000억 원가량 줄었다”라고 암울한 현 상황을 전했다.

더하여 “과감한 비용 절감에 대한 절박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의 급격한 생산량 감소에도, 인건비 등의 고정 지출이 유지돼 2,000억 원가량의 보유 현금이 소진된 현실에 대한 일종의 절규일 것이다.

(사진=뉴시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르노삼성과 노조
과연 8차 본교섭에서는?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르노삼성은 8개월째 끌고 있는 임금·단체협상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최근 진행한 7차 본교섭에서도 서로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르노삼성은 ‘8차 본 교섭’에서 임금협상에 대한 합의점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전체 생산 물량은 이전보다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근무 형태 조정에 대한 협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현행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고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45대에서 6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본급 인상 원한다”
“수용할 수 없다”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노사 모두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실마리를 찾아가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입장이 다른 만큼, 그 해결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그동안 노조는 기본급 월 7만 1,687원 인상과 700만 원 규모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르노삼성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과연 다가오는 8차 본교섭에서는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이상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노조 대단하다”
“망하는 건 시간문제”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어땠을까? 물론, “르노삼성도 있어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선택지가 더 넓어질 텐데,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라며 양측 간의 원만한 협의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하지만 실제 반응을 살펴보니 이런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이대로 가면 망하는 건 시간문제다”, “일자리를 잃지 않는 게 우선순위 아닌가?”, “노조 대단하다”라며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몇몇 네티즌은 “정비 편의성도 개선하고 부품값도 내려야 소비자들 마음이 돌아설 것 같다”라며 노조 문제 외에도 다방면에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더했다.

(사진=뉴시스)

최근 르노삼성 노조 측은 쟁의행위 찬성 가결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엔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파업 강행을 보는 업계 안팎의 시각이 곱지 않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가장 어렵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라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그런데 항간에선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다”라고 한다. 현재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상생 관계다. 회사가 살아남아야만 일자리를 지킬 수 있고, 일자리를 지켜야 회사가 운영된다. 어떻게 보면 본질적으로 같은 목적을 두고 다른 방향으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협상을 이루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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