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채현승’님 제보)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심해지면서 내연기관차는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뒤를 이어 전기차의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하고 있고, 이에 맞춰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빠른 속도로 전기차를 개발하여 양산해 내는 중이다. 전기차 구매를 우려하던 소비자들 또한 이전보다 다양해진 전기차에 관심을 보이면서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오는 것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자동차 제조사의 근로자들이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아이오닉5가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3만5천대 계약을 기록하며, 올 해 현대차가 설정한 국내 판매 목표인 2만 6,500대를 훌쩍 넘기는 수치를 보여주었다. 그만큼 최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노사 간 갈등을 빚으며 생산이 지연됐다. 최근 노사 간 극적인 합의로 다시 양산에 들어갔지만, 이번 합의는 “급한 불부터 끄는 꼴”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전계약이 초대박 행진을 이어나갔지만 노사는 이를 왜 반기지 않으며 갈등을 빚게 되었는지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민창 수습기자

아이오닉5 사전계약 초대박
근데 왜 노사는 갈등?

아이오닉5 사전계약이 초대박 행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노사 간의 갈등으로 생산이 지연됐는데, 최근 노사 간 아이오닉 생산라인에 배치할 인원 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다시 생산이 재개될 전망이다. 합의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에 배치된 일부 근로자들을 다른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대략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전기차에는 엔진, 변속기 등 기존 구동계 부품에 빠지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이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일감 또한 줄어들 예정이라 근로자들의 인원 감축은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말, 인원 감축 위기를 느낀 현대차 일부 조합원들은 아이오닉5 테스트카 생산라인을 멈추기도 했다.

이미 전 세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조 조정 진행 중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 업계에서 구조조정은 주로 안일한 경영으로 불필요하게 커진 기업의 몸집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진행돼 왔는데, 이번 구조조정은 내연기관에 비해 간단해진 전기차 생산으로 불필요해지는 인원을 감축하기 위한 대비를 하는 점이 차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차 개발계획으로 2023년 까지 8천명을 감축할 예정이다.아우디 역시 2025년까지 생산인력을 9000명으로 줄이고, BMW그룹 또한 2022년까지 최대 6000명을 감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미국GM 역시 14,000명의 인원 감축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닌
산하의 협력업체들도 위기

현재의 문제는 비단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만 적용 돼지 않는다. 자동차 제조사를 뿌리로 한 협력업체들도 위기이다. 자동차 산업은 7차 협력업체까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산업이다. 그만큼 엄청난 고용 창출 효과를 가진 산업이기도 하다.

최근 경영악화로 회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쌍용자동차가 사라지게 된다면 우려가 되는 부분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기업을 존속시켜야 되는가에 대한 네티즌들의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에 특화된
협력업체, 정비업체

현재 협력업체와 정비업체는 기존의 내연기관에 특화돼있는 제품만을 다뤄왔다. 이로 인해 업체의 체질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협력업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찾는 것도 힘들고,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와 시간도 부족하다”라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정비업계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제외하고 크게 문제를 일으킬만한 부품이 없고, 전기차에는 엔진·미션 오일도 없어 차량관리가 용이 하기 때문이다. 만일 배터리가 고장 난다 해도 현재의 정비사들의 메커니즘으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신규채용 규모 줄여
자연스러운 인력 감소 유도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으로 현재 80만개의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가 2030년에는 절반 수준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부품 수가 적은 특성 때문에 그 만큼 정비인력 및 산업 자체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 급한 근로자 수 감축은 노사 간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며, 극단적인 구조 조정보다는 신규 채용을 줄여 자연스럽게 인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정부도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따라 생기는 사회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고 제기했다.극단적인 인력 감축 우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부정적인 노조에 대한 시선

대중들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서 발생할 극단적인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하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위기를 느끼는 노조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비난의 목소리를 내었는데, 대중들의 이러한 반응 무엇 때문일까?

노사 간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에도 아이오닉5를 방불케하는 인기를 끈 현대차 대형 SUV, 펠리세이드의 생산 지연이 있었다. 생산 일정에 대해 노조의 반발로 차질이 생기며, 긴 출고대기 기간 끝에 약 2만여 건의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외에도 매년마다 이루어지는 노조의 처우개선 요구 등으로 노조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열심히 만들 생각은 안 하고”
변하는 시대에 맞춰갈 대비 필요

“산업구조가 바뀌는 걸 왜 기업 탓?, “아직 배불러서 저런 소리를 하는구나”, “귀족노조로 빨아먹을 거 다 빨아먹으니 이제 일자리 걱정하네”, “열심히 잘 만들어서 생산라인 늘릴 생각은 안 하고” 이처럼 거의 모든 대중들의 반응은 그간의 행보를 대변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전기차의 시대. 큰 파도와 같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큰 파도를 막아서기 힘들 듯, 전기차 시대가 오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파도가 오는 것에 대한 대비는 할 수 있다. 노사는 큰 ‘파도’를 정면으로 맞아내려 하기보다는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그 흐름을 즐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