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평소 게임을 즐기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유저들과의 소통과 정보 공유를 위해 동호회 카페에 가입했으나, 어느 날 카페에 접속해보니 게임 카페는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출시 예정인 신차 동호회로 변해있었기 때문이다.

신차 동호회에는 가입한 적이 없는 A씨는 “혹시 카페가 바뀐 것이냐”라는 질문을 올렸으나 그는 곧바로 카페에서 강퇴되었고, 이에 “황당하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놀랍게도 이런 일들은 꽤나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자동차 동호회 카페 매매의 실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진=네이버 카페)

“여기도 팔렸나요?”
어느 날 갑자기 바뀌어버리는
의문의 카페들
말로만 듣던 포털 사이트의 카페 매매는 실제로 이뤄지고 있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게임, 스포츠, 뷰티 등 다양한 주제로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카페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연관성이 없는 새 카페로 바뀌는 것을 한 번쯤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사례들도 매우 많다. 자동차 쪽으로 한정 지어 보자면 경차 모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가 하루아침에 팰리세이드 카페로 바뀌는가 하면, 기아 쏘렌토를 타는 오너들의 모임이었던 동호회는 어느 날 갑자기 테슬라 카페로 변해있었다. 사진 속의 카페 역시 원래는 벤츠 카페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신차 카페로 변해버려 회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보배드림)

“왜 갑자기 카페가 바뀌었냐”
라는 질문을 올리면
강퇴당하기 일쑤
더 황당한 것은 급작스러운 카페명 변경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당황한 기존 회원들은 왜 갑자기 카페가 바뀐 것인지에 대한 문의를 이어갔으나 이런 글들은 대부분 빠르게 삭제되고 글을 올린 일부 회원들은 카페에서 강퇴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수십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해당 카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신차를 대표하는 카페가 되었다.

출시가 예고되며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한 신차 동호회는 벌써 회원 수가 55만을 넘어섰다. 한 매체는 동호회 회원 수를 언급하며 “해당 차종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많은 것을 대변한다”라며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해당 카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학 솔루션 카페였다가 어느 순간 신차 관련 카페로 바뀐 것이었다. 실제 회원들 중 상당수는 신차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네이버 카페 |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회원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자동차 동호회들을
유심히 살펴보자
사례를 조금 더 찾아보자 수도 없이 많은 자동차 관련 카페들의 실태가 드러났다. 회원 수 10만 이상을 거느린 자동차 동호회는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누구나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회원 수 14만을 거느린 테슬라 관련 카페는 기아 쏘렌토에서 트레일 블레이저 카페를 거쳐 지금의 테슬라 동호회가 되었다. 또 다른 곳은 삼성 갤럭시 휴대폰 카페였다가 벤츠 오너스클럽으로 바뀌더니, 현대차 신차 관련 동호회로 바뀐 사례도 존재한다. 한 동호회는 축구 게임 관련 카페였다가 수입차 동호회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사진=네이버 카페 |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회원 수가 많은 카페를 사들여
상업적인 목적의 신차 동호회로
운영하고 있는 것
이쯤 되면 눈치챘겠지만, 이들은 수차례 논란이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카페 매매 사건들이다. 자동차 동호회가 갈수록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는데도 이런 이유가 크게 한몫했다. 네이버 카페에 공간을 만들고 활동하던 자동차 동호회는 원래 실제 차주들이 모여 차량 관련 정보들을 교환하는 소통의 장소로 이용되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 접속해보면 대부분 메인화면과 공지사항이 광고와 배너로 뒤덮여있는 곳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카페들은 신차와 전혀 관련이 없는 광고 배너를 올려놓기도 한다. 물론, 신차 카페에 달리는 배너들은 모두 운영진들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회원 수가 많은 카페를 사는 이유가 바로 이런 광고비로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월 광고비만 3,000만 원 수준
그들이 카페를 사면서까지
동호회를 만드는 이유
상업적인 자동차 동호회에서 나오는 수익들은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들으면 놀랄 정도의 수준이다. 카페마다 차이는 있지만 몇십만 회원을 거느린 자동차 동호회의 경우 광고 배너를 걸어주는 대가로 매월 10에서 5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동호회에 입점한 제휴업체나 협력업체들 역시 대부분 매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동구매 같은 시스템을 통해서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종합적으론 회원 수가 많을 경우 월 광고비로만 3,000만 원 정도를 벌어들일 수 있다. 압도적인 회원 수를 자랑하는 카페라면 이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다. 자동차 동호회가 하나의 기업 같은 것이다. 규모가 큰 카페는 사업자 정도도 확인할 수 있다.

몇백만 원부터 수억 원까지
회원 수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 가격
실제로 회원 수 0명에서부터 시작한 동호회가 아닌, 이런저런 주제로 떠돌거나 차종을 변경하며 연명해온 대부분의 신차 관련 동호회들은 카페를 구매한 경우다. 돈이 되니까 카페를 사고파는 것인데, 일반인도 돈만 지불하면 누구나 쉽게 카페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매매 행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카페를 구매하려면 회원 수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되는데 적게는 몇백만 원부터 회원 수가 몇십만 명 단위까지 올라간다면 1억 원이 넘는 금액에도 거래가 된다. 회원 수가 80만 명에 달하는 한 유명 자동차 카페는 4억 원에 팔렸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원칙적으론 금지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거래 단속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성행하는 카페 매매 행위에 불법적인 요소는 없을까? 네이버는 원칙적으로 운영 약관상 카페를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매매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라는 이유로 사실상 제대로 단속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

한 업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카페를 사고판 흔적이 존재하지만 개인 간에 이뤄지는 거래내역을 현실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워 단속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카페 매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개인 간에 현금거래로 매매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신차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카페들 |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규모가 큰 신차 동호회들은
매우 조직적인 집단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규모가 큰 신차 관련 동호회들은 대부분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신차가 나올 때마다 해당 동호회 순위권을 싹쓸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당 신차가 출시된 후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또 다른 신차 카페로 돌연 변경되는 경우도 많다.

신차 관련 동호회들은 아무래도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기아차, 그리고 제네시스 관련 동호회들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동호회에 접속해보면 아직 제조사가 공개하지 않은 내부 자료들도 빠르게 업로드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동호회에 가입하곤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대기아차가 카페 운영에 직접 관여하거나 정보를 일부러 제공해 카페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라는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직접 확인해본 결과 제조사 측에서 동호회의 운영 부분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순수 회원으로 구성된 동호회들은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
이런 상업적 동호회들 때문에 순수 동호회 들은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신차에 관심이 있어 카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회원 수가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가입하는 경향이 있어 카페를 구매하여 몇십만 회원을 거느린 동호회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상업적 카페는 성행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반복되어 수익을 내는 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같은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제조사는 동호회에 관여하지 않아
오히려 일부 동호회가
제조사에 특혜를 요구하기도
일각에선 규모가 큰 신차 관련 동호회들 일부가 제조사를 향해 여러 요구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몇십만 회원을 거느린 대표 신차 동호회들은 영향력이 세다 보니 가끔 제조사에게 동호회 단독 시승회를 열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할 때가 있다”라며 “제조사 역시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간 국산차 제조사들은 카페 동호회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동호회들의 규모가 매우 커져 이제는 동호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규모가 큰 동호회 운영자들은 오늘도 새로운 카페를 만들 준비를 하며 열심히 구매할 카페를 찾아다니고 있다.

모든 동호회가 그런 것은 아니다
회원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면
의심해 볼 수밖에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에 판매되는 국산차들 중 연간 10만 대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자동차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제네시스 G80은 작년 5만 3,253대 판매됐고, 쏘나타까지 넘어서며 국산 중형 세단의 일인자가 된 기아 K5도 7만 9,072대 판매됐다.

이런 점들을 감안한다면 아직 나오지도 않은 신차에 몇십만 명이 몰려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충분히 비정상적이라는 의심을 해볼 만하다. 한 네티즌은 “제네시스 같은 경우는 일 년에 많이 팔아봤자 5만 대도 못 파는데 동호회 회원이 20만 명인 것은 의아하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는 자동차 제조사들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거대한 집단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자동차 동호회의 민낯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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