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부자는 망해도 3대가 먹고산다’라는 말이 있다. 쌓아 올린 재산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자가 검소한 수준의 생활을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만약, 달라진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이전과 같은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다간, 3대는커녕 3개월을 버티기도 힘들 것이다.

최근 쌍용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러하다. 유일한 동아줄이 될 HAAH가 쌍용차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음에도, 노조는 문제 해결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신 못 차렸다”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고비용 고임금 문제로 투자를 망설이는 HAAH와 물러서지 않는 쌍용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위기의 쌍용차에게
HAAH 그룹이 손을 내민 상황
작년 말, 12년 만에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자동차의 소식으로 자동차 업계가 연일 들썩였다.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당초부터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에서도 손을 떼겠단 입장을 밝혀왔기에, 일각에선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60여 년간 국내 오프로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거대 기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차에게 한줄기 동아줄이 드리워졌다.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 오토모티브에서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HAAH 매출액이
전해지면서 인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쌍용차의 몰락으로 인해, 관련 직종을 넘어 전체적인 국가 경제에 타격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던 터라, HAAH 오토모티브의 쌍용차 투자 소식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HAAH 오토모티브의 연 매출이 230억 정도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현재 부채는 1조 6천억 원 이상이며, 기업 회생 절차를 겪는 동안 부채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때문에 HAAH에서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을지 여부 자체를 의심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2년 후엔 10만 대 판매”
HAAH는 미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쌍용차 투자를 위한 HAAH의 자본 출처가 중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비관적 전망을 보내는 원인 중 하나이다. 이전부터 HAAH와 중국 체리자동차 사이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업계를 중심으로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HAAH가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프로드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차량을 선보이는 등 꾸준히 두각을 드러낸 쌍용자동차의 미국 시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HAAH는 “2년만 시간을 벌어주면 미국 시장에서 연간 1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망설이는 HAAH, 쌍용차의
고비용 고임금 구조가 문제였다
그런데 최근,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으로 유력하게 떠오르던 HAAH 오토모티브가 투자 자체를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20일까지 투자 여부에 대한 확답을 달라는 쌍용차의 요청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쌍용차는 인도 중앙은행의 감자 승인으로 P플랜 돌입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투자 여부가 결정될 경우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경영상황을 분석한 HAAH 측에서 예상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투자 자체가 뒤집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쟁점은 고비용 구조의 해결 여부,
하지만 노사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쌍용차의 고비용 구조로 꼽았다. 높은 생산 비용으로 차량 당 순 이익이 많지 않아, 설사 경영이 정상화된다 할지라도 상황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쌍용차의 누적 매출은 2조 620억 원이지만, 생산 원가는 무려 2조 3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매출의 98.6%에 달하는 것으로, 판매를 통한 이익률이 불과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대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쌍용차의 고임금 문제이다. 지난 2019년, 쌍용차의 평균 연봉은 8,600만 원 정도로 밝혀졌으며, 이는 기아 노동자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이나 판매량, 수익 대비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 판매량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선 근본적인 기업 내 고비용, 고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에선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으며, 생존권이 위협될 경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1월,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사 합의는 어렵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다”, “임금이 8천이 넘는다고? 농담하지 마라”,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이 팔았다고 그 정도의 연봉을 받는 건가?” 등, 네티즌들은 높은 임금과 협의 없는 노조의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산업은행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살아날 가망 없는 기업에 지원하면 안 된다”, “쌍용차가 무슨 세금으로 월급 주는 공기업이냐?”, “망해가는데 8천이 무슨 소용이냐? 국민 세금 축내지 말고 이제라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
자동차 업계의 고임금 구조와 강성노조, 귀족노조 문제는 꾸준히 대두되어온 사회 문제이다. 물론 쌍용차 노조의 반응은 지난 2009년, 기업 회생 절차를 통해 이뤄진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경영 악화를 넘어 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협 없는 태도를 고수하는 노조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공존을 위해선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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