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기차 구매는 좀 아니지 않냐”라고 말하던 게 고작 1년 전인데 이제는 대 전기차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대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를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테슬라나 코나 일렉트릭 같은 일부 브랜드의 차종 외엔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 저변 확대에 한계가 있던 전기차를 올해부턴 거의 모든 양산차 브랜드에서 물밀듯이 쏟아낼 예정이다.

현대차도 부랴부랴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을 론칭시키며 아이오닉 5를 발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현대차의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늘 소개할 이 자동차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폭스바겐이 제대로 만들어낸 순수 전기차 ID4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수입차 대중화를 외치며
인상적인 행보를 보인
폭스바겐 코리아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폭스바겐 코리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00만 원대 신형 제타를 출시하며 곧바로 완판을 기록했고, 올해도 다양한 신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작년 10월 폭스바겐 코리아 슈테판 크랍 사장은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라며 선언해 주목받기도 했다.

제타는 실제로 충분히 합리적인 수입차였다. 현대 아반떼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파워트레인이나 보증기간 같은 부분들은 오히려 아반떼를 뛰어넘기도 했다. 이후 출시한 파사트 GT나 티록은 디젤 모델만 출시하여 재고떨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폭스바겐 코리아는 가격으로 현대차 잡기 정책을 고수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ID.4를 주목해야
내년 상반기 폭스바겐 코리아가 국내에 출시할 신차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순수 전기차인 ID.4다. 지난해 9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신형 배터리 전기차인 ID.4는 해치백 모델인 ID.3에 이어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디자인되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아이오닉을 신설한 것처럼 폭스바겐도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ID를 신설했다. 대중 브랜드인 두 회사의 행보가 비슷한 것이다. 차량 라인업도 겹치는 만큼 두 제조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우리는 이 차를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를 긴장하게 만드는
폭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된 ID.4는 현대차 입장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신차다. ID.3와 함께 아이오닉 5와 경쟁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D.4는 지난 2월 말까지 유럽 지역에서만 사전 계약으로 2만 3,500대 이상이 판매됐다. 미국에선 사전 계약 시작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다.

외형만 보면 ID.4는 아이오닉 5보단 테슬라 모델 Y의 적수에 가깝다. 폭스바겐 특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곳곳에 묻어나는 ID.4는 무난한 스타일을 갖추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아키텍처를 사용해
뛰어난 스펙을 자랑한다
플랫폼은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하는 것처럼 폭스바겐 역시 MEB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길이는 4,580mm로 아이오닉 5의 4,635mm보다는 조금 짧지만 탑승자를 위한 충분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43리터인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75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SUV 형태를 가진 크로스오버 전기차이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캠핑과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염두에 둔 전동 테일게이트와 루프레일, 캠핑카 견인 브래킷도 탑재됐다.

OTA 시스템과
화려한 편의 장비들도
모두 챙겼다
대중 브랜드가 선보이는 전기차임에도 실내가 꽤나 화려하다. 센터페시아 메인 디스플레이는 12인치가 적용됐으며, 증강현실 모드를 지원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경로 진행 방향을 노면에 투영하여 입체적으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또한 신차 구입 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OTA 시스템도 탑재됐다. 아이오닉 5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아쉬움으로 지적했던 부분이 OTA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ID.4와 테슬라 전기차들의 승리다.

아이오닉 5보다
큰 배터리 용량 덕분에
주행 가능 거리도 520km
전기차에게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배터리는 77kWh급이 탑재됐다. WLTP 기준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20km로 현대 아이오닉 5보다 더 높은 항속거리를 가졌다.

아이오닉 5처럼 800V 시스템이 탑재되진 않았지만, DC 급속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하는데 필요한 배터리 용량을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었다. 참고로 아이오닉은 72.6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완충 시 WLTP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480km로 ID.4의 승리다.

북미 시장에선
4,500만 원~4,965만 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것은 ID.4의 가격이다. 미국 기준 ID.4의 기본 사양인 프로는 3만 9,995달러부터 시작한다. 한화로 약 4,500만 원 정도다. 고급형 모델인 ID.4 에디션은 4만 3,995달러다. 한화로 약 4,965만 원이다.

만약 ID.4가 국내에도 미국과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현대 아이오닉 5와 가격대가 완전히 겹치게 된다. 대한민국은 현재 전기차 가격이 6천만 원을 넘어서면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ID.4의 가격은 실제로 아이오닉 5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아이오닉 5와 정확히 겹치는 가격
국내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 주역이 될 수 있을까?
폭스바겐은 ID.4를 전 세계에서 총 200만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미시장에선 3년간 무료 충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출시와 동시에 완판을 기록한 ID.4인 만큼 국내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현재 ID.4는 후륜구동 모델만 생산되고 있으며, 내년 4륜 구동 모델이 추가됨과 동시에 배터리 용량을 늘린 장거리 버전이 추가될 예정이다. 아이오닉 5와 비슷한 가격에 더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 전기차가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된다면, 진정한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열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오닉 5와 ID.4 당신은 어떤 차를 선택할 것인가?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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