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통장의 크고 작은 숫자들, 태어난 연도로 계산되는 나이 등 우리는 이미 일부 사항들을 숫자로 가늠하는 데에 익숙하다.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숫자는 무엇일까? 일단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숫자는 가격이 있겠고, 기업에게는 판매량을 말할 수 있겠다. 한편, 소비자와 기업에게 모두 영향을 미치는 숫자가 또 있다. 바로 사전계약 기록이다.

사전계약 대수가 높을수록 소비자는 그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어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홍보 효과가 탁월하니 사전계약 기록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K8이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K8은 사전계약 첫날부터 이례적인 판매 기록 대수를 세우며 승승장구 중이다. 실제로 3세대 K5 모델이 보유하고 있던 기아 세단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기록을 깨부수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는 K8의 사전계약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K7에서 K8로
5년여 만에 풀체인지
기아 K8은 지난 2016년 현행 2세대 K7이 출시된 지 5년여 만에 풀체인지 된 모델이다. 신규 디자인과 기존 K7 대비 훨씬 큰 차체, 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 등 모든 면에서 상품성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K8은 준대형 차급을 새롭게 정의하는 만큼 그동안 사용해왔던 차명 K7을 K8으로 변경한 점도 큰 이슈였다. 신규 브랜드 엠블럼도 적용했으며, 이러한 점들이 실제로도 많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날렵하고 공격적인 전면부
준대형 최초로 5M가 넘는 길이
K8의 전면부에는 테두리가 없는 프레임리스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은 보석 패턴이 적용됐다. 날렵하고 공격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그릴 양옆에 위치한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을 겸한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이 탑재된 게 돋보인다.

측면부는 국산 준대형 최초로 5m가 넘는 길이를 가지는 게 특징인데, K8 차체 크기는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길이 5,015mm, 휠베이스는 약 2,900mm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 그랜저 휠베이스 2,885mm보다 긴 수치다.

입체감 넘치는 후면부
인테리어는 고급미 넘친다
후면부는 입체감을 주는 기하학적인 조형의 커넥티드 테일램프를 적용했고, 이를 통해 안정감 있는 스타일링을 강조했다. 독특한 그래픽으로 K8만의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후면부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 데에 성공했다. 실제로 “후면부는 진짜 괜찮더라”라며 칭찬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인테리어는 퍼스트 클래스 공항 라운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K8에 기아 최초로 적용됐고, 실내 곳곳에 쓰인 우드그레인과 블랙 하이글로시, 금속, 가죽 소재가 고급감을 더해준다. 파워트레인은 2.5 GDI 가솔린과 3.5 GDI 가솔린, 1.6 T-GDI 하이브리드, 3.5 LPI로 구성됐다.

세부 가격을 살펴보자
풀옵션을 더한다면?
K8의 세부 가격을 살펴보자. 가솔린 2.5는 노블레스 라이트 3,279만 원, 노블레스 3,510만 원, 시그니처 3,868만 원이다. 가솔린 3.5는 노블레스 라이트 3,618만 원부터 노블레스 3,848만 원, 시그니처 4,177만 원, 플래티넘 4,526만 원까지 책정됐다. 마지막으로 LPi 3.5는 프레스티지 3,220만 원, 노블레스 3,659만 원이다.

하지만 K8은 최상위 모델에도 HUD,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기본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속도로 주행보조2,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풀옵션을 장착한 최상위 모델은 5,4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자랑하게 된다.

사전계약 첫날 또
기록을 경신한 신차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이슈를 몰고 온 기아 K8의 실제 저력은 어땠을까? 기아는 다음 달 초에 출시하기로 예정된 K8이 사전계약을 시작하자 이례적인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전계약 첫날인 3월 23일, 무려 1만 8,015대의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19년 11월에 출시한 3세대 K5 모델이 보유하고 있던 ‘기아 세단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기록’인 ‘7,003대’를 1만 1,012대나 초과 달성한 것이다. 특히 작년 K7의 국내 판매 실적인 4만 1,048대의 44%를 사전계약 하루 만에 달성한 것이니, 가히 놀라운 수치다.

“기대되는 모델”
“품질만 좋으면 된다”
기아 관계자는 “K8이 계약 첫날부터 많은 고객의 관심과 성원으로 사전계약 신기록을 달성했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또한, “K8은 새로운 기아의 첫 번째 모델로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만 아니라 국내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의 반응도 꽤 긍정적이었다. 일각에선 “다들 나 빼고 부자인가 보다”라는 웃기고도 슬픈 반응이 있었지만, “이번 모델은 진짜 마음에 든다”, “품질만 좋았으면 좋겠다”라며 K8에 응원의 목소리를 더하기도 했다.

“차를 안 보고 사는 게
말이 되는 건가?”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물론 존재했다. 몇몇 소비자는 “렌터카에서 산 거 아닐까?”라며 K8 사전계약 물량 중 일부가 진짜 소비자가 아닌, 렌터카로 들어갔을 것이라는 예상이 존재했다. 더불어 “마트에서 8천 원짜리 냉동만두도 시식해 보고 사는데, 몇천만 원짜리 차는 실물도 보지 않고 사냐?”라며 보지도 않고 신차를 구매하면 후에 여러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간혹 사전계약으로 차를 구매하면 엔진오일 쿠폰을 지급하거나 좋은 조건의 금융 상품을 제시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 차종들에 한정된다. 실제로 사전계약을 하게 되면, 빠른 출고 외엔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별로 없을뿐더러, 오히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차품질 문제를 감수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K8은 기존 K7과 동일한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198ps, 최대토크 25.3kg· m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 엔진은 심각한 결함을 품고 있다. 본 엔진을 품은 K7, 신형 그랜저 등 여러 차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엔진오일 감소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원인 불명의 화재 등 각종 결함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자 일부 소비자는 불만을 드러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전계약 대수가 역대급인 것도, 디자인에 파격적인 변화를 거친 것도 모두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엔진에도 신경을 쓰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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