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에는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이라는 뜻하며, 어떤 일을 결정하기 위하는데도 ‘삼세번’이다. 승부를 겨루는데도 3회에 결판을 낸다. 무슨 일을 잘못했을 때도 ‘삼진 아웃’에 비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두 번까지는 용서를 해도 세 번째는 용서 없이 혼을 내준다.

이번 쌍용자동차에게도 ‘삼세번’의 법칙은 통할 수 있을까? 쌍용차는 지난 2009년에 이어 작년 말 또 한 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 2016년 티볼리 이후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하며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쌍용차는 최근 돌입한 단기 법정관리에서도 난항을 겪으며 상장폐지라는 벽에 마주 선 상황이라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발 살려주세요”라며 외치던 쌍용차 내부의 상황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민창 수습기자

지난 2009년에 이어
12년만에 두 번째 법정관리
쌍용차는 이번 31일까지 잠재적 투자자와 인수의향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못한다면 기업회생절차, 즉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관계자는 “이번 달까지 투자자 유치가 되지 않으면 개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통상의 절차대로 법원이 결정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라는 아픔을 겪은 지 1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받게 된다.

(사진=뉴시스)

P플랜 돌입에 난항,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에서 진전 없어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는 개시 전 자율 구조조정 지원프로그램 시행으로 두 달의 시간을 벌고 P플랜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법정관리를 목전에 두고 투자협상을 진행 중인 쌍용차가 여전히 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P플랜의 전제조건인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국 쌍용차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게 됐다.

(사진=더 구루)

감자를 통한 마힌드라 지분율 낮춰
경쟁력 있는 사업 계획안 마련 등
쌍용차가 계획한 P플랜의 내용은 쌍용차가 감자를 통해 현재 전체 지분 75%인 마힌드라의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약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로 올라서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주식회사가 주식 금액이나 주식 수의 감면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것으로, 증자에 대비된다.

이 밖에도 P플랜에는 전기차 등 미래 경쟁력 있는 회생 가능 사업 계획안을 마련하고, 쌍용차 협력업체에는 정부와 국책은행이 1조 5천억을 지원하는 등의 사전 회생 계획안을 포함한다.

(사진=HAAH오토모티브)

미국의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회사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북미시장에 공급해
쌍용차의 잠재적 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회사이다. 지난 2014년 창업한 HAAH오토모티브는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북미시장에 공급하는 유통업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의 대주주로 올라설 자금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HAAH의 최근 매출은 약 230억 원 수준에 못 미치며,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분기당 매출이 10/1로 줄어들었다. 때문에 만약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HAAH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체리 자동차가 실제 투자금을 대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불확실성
내부회계 관리 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거절 사유로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 관리 제도 비적정 등을 꼽았다.

삼정회계법인은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영업손실이 4494억 원, 당기 순손실이 5043억 원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7818억 원을 초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쌍용차는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자금 조달 계획과 재무 개선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은 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평가다. 상장폐지 절차 진행
의견서 제출 시 유예의 가능성도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의하면,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 거절인 경우 거래소가 해당 주권을 상장 폐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만약 정리매매 시작 전, 쌍용차가 해당 사유가 해소됐음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다면 상장폐지는 유예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상장폐지 기준을 해당됨에 따라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되었고, 이의 신청기한은 4월 13일까지이다. 완전 자본 잠식 상태
“돈 없을 때만 시위하지 말고,
이럴 때 노조가 도와야”
쌍용차의 존폐 위기 소식에 네티즌들은 “티볼티 좀 팔린다고, 10년 전 퇴직자까지 재취업할 때 알아봤다”, “쌍용은 노조 때문에 망하는 거다”, “무노조로 운영했으면 테슬라 뛰어넘었을 듯”, “이럴 때 노조가 돈을 대야지, 맨날 더 달라고 떼쓸 뗀 언제고”, “더 이상 정부가 관여하지 마라”라며 더 이상 존속의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는 작년만 4494억 원의 영업 손실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만 1조 6,410억 원에 육박하는 현대차와 대조된다. 이에 쌍용차는 노조와의 협의 끝에 1,2월에 이어 3,4월도 직원 임금 50% 지급, 나머지 50% 유예 지급을 결정했다. 쌍용차, 회사 존속만이 정답?
그에 맞는 타당한 이유가 필요할 것
쌍용차는 두 번의 위기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안간힘을 쓰며 어떻게든 회사를 존속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여론은 국민들의 혈세를 들이면서까지 기업의 존속을 유지해야 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회사 하나 문 닫으면 되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사안은 아니지만 회생 이후, 또 위기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쌍용차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걸 내려놓는 마음가짐과 동시에 확실한 대책 강구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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