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이원우’님 제보)

미란다 원칙은 경찰이나 검찰이 용의자를 검거할 때 반드시 용의자에게 고지해야 하는 내용이다. 그 내용에는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는데, 이를 “묵비권”이라고 한다. 묵비권은 내용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표하지 않다는 점에서 가치 판단을 3자에게 넘긴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꼭 범죄 관련 상황이 아니더라도 사회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사용되는 전략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침묵을 통해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군 아이오닉5 주행 거리 논란이다. 해당 논란은 최근 아이오닉5의 환경부 공식 인증 주행 거리가 공개되면서 더욱 불거졌다고 하는데, 과연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아이오닉5 주행 거리를 둘러싼 엇갈린 평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자연 친화적인 전기차는
지속 가능성, 환경 보존 등
미래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다
“Eco-friendly Product”라는 말이 있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뜻하는 표현으로, 자원을 재활용하여 만든 제품이나 탄소 배출량이 적어 환경 보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연 기관 차량 대비 전기차는 탄소 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기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원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전기차 인프라를 확충하고 보조금 지원 범위를 넓혀, 내연 기관 자리를 전기차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충전 문제와
주행 거리는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이자 단점이다
탄소 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기름을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도 저렴하다. 정부에서 상당한 액수의 구매 보조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람들이 전기차를 망설이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충전 문제이다.

기술이 발전해서 충전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전기차 충전 속도는 주유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며, 충전소의 개수도 현저히 적다.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이면서 동시에 전기차 성능 중에서 첫 번째로 고려되는 부분이다.

후발주자 현대차는
선두로 나아가기 위해
약점을 극복한 E-GMP를 개발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는 주행 거리이다. 때문에 전기차 시장의 후발 주자였던 현대차는, 시장 선두로 나아가기 위해 전기차의 성능에 집중했다. 엔진, 변속기 등이 필요 없다는 전기차의 특성을 살려, 해당 부분을 없애고 배터리 탑재 용량을 늘린 자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개발한 것이다.

넓은 휠베이스에 고용량 배터리를 다수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하부 공간은 충분한 주행 성능을 확보하기에 적합했다. 때문에 현대차는 E-GMP를 발표하며 “고성능, 고속 충전, 항속거리 500km” 등의 성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실제로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현대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오닉5의 주행 거리에 대해서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E-GMP 공개 당시 홍보했던 부분 중, “항속거리 500km”라는 부분과 아이오닉5의 주행 거리 정보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전해진 환경부 인증 아이오닉5의 최대 주행 거리는 429km이며, 이는 고용량 배터리 탑재 모델인 롱레인지 트림, 그중에서도 이륜구동을 방식을 사용하는 후륜 모델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전 공지된 것과 주행 거리가 차이를 보인다며 강한 반발이 일기도 했다.

아이오닉5 공개 이전 이어진
500km 급이라는 홍보에 대해
현대차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이오닉5의 주행 성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현대차 측에서는 관련 입장을 전했다. 500km 이상이라는 내용은 E-GMP의 성능일 뿐,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든 차량이 해당 주행 거리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관계자는 추후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은 500km 이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임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아이오닉5 공개 이전, 500km 이상의 주행 거리 성능을 발휘할 것이란 언론의 홍보에 대해선 별 다른 정정 의견을 내지 않았기에, 일각에선 “홍보 효과를 위해 일부로 침묵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일 삐걱대는 아이오닉5에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중이다
사실 아이오닉5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국내 4만 건 이상의 사전 계약을 기록하고, 유럽 시장 초도 물량 3,000대가 매진되었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양산 단계에서 계속 차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맨 아워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라인이 멈추기도 했으며,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양산이 순탄치 않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부품을 보급하는 현대모비스의 구동모터 생산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대차는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으며, 소비자들이 우려했던 생산 지연은 결국 사실이 되었다. 주행 거리 논란과 더불어 출고 지연까지 기정사실화된 상황인지라, 실망감을 전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주행 성능 논란에 대한
비판적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연일 난항을 겪고 있는 아이오닉5에 대해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예상보다 저조한 주행 거리 성능에 대해선 “실제 성능은 훨씬 떨어지는데 이름만 테슬라 따라서 롱레인지로 하면 뭐 하냐?”, “이건 그냥 껍데기 바꾼 코나다”, “비싸고 킬로수 안 나와서 계약 취소하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아이오닉5 사양 공개 이전, 500km 이상 성능이 발휘될 것이란 내용의 기사가 쏟아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500km 급이라고 떠들던 언론들 다 어디 갔냐?”, “롱레인지 트림 기준 430km면, 스탠다드 트림은 300km 정도일 텐데?”, “충전하느라 어디 가지도 못하겠다”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예고되어 있는 문제들,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한편, 아이오닉5 출고 지연을 둘러싼 새로운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오닉5의 사전 계약 물량이 4만 대에 달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수는 7만 5천 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자칫 늦게 출고 받는 차주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EV6까지 공개되어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가 늘어날 전망이라, 사전 계약을 진행한 아이오닉5 차주들의 근심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과연 현대차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선두로 자리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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