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큰일 났어요”, “많이 팔리면 뭐하나 지금 만들지도 못하게 생겼는데” 한 현대차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사전계약으로 역대급 돌풍을 일으킨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사 간의 갈등이 이어져 초기 생산을 시작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으며, 조속히 협의를 마무리 지어 생산을 시작하는듯했으나 이번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당장 출고해야 하는 아이오닉 5는 2만 대 이상이 밀려있지만 현대차는 당초 목표 생산치마저 채우지 못하고 감산을 해야 할 위기에 놓인 상황.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부품 수급 문제로 또다시 삐걱대는 아이오닉 5 생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역대급 사전 계약
기록한 아이오닉 5
그러나 웃을 수 없었던 현대차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현대차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으로만 2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첫날에만 2만 3,76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내연기관이 아닌 순수 전기차가 이런 대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이 된 차들을 제대로 생산해 내지 못할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당장 밀려있는 물량들을 감당하기 위해선 빠르게 생산해야 하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첫 번째 고비인
맨아워 협상은 다행히 넘겼다
첫 번째 고비는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공장 노조와의 갈등이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보다 부품 수가 적게 들어가면서 생산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생산 인원 감축이 이뤄질 것을 우려해 크게 반발했다. 현대차 노사는 아이오닉 5 생산라인에 투입할 인원수를 놓고 계속해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다행히 지난 10일 합의를 이루어내 1차적인 문제는 해결됐다. 일명 맨아워 협상으로 불리던 문제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등에 맡기는 외주화를 놓고 마찰이 벌어져 아이오닉 5 테스트카를 생산하던 공장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두 번째 고비인
부품 수급의 늪
결국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이어져
첫 번째 고비를 잘 넘긴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 두 번째 고비가 등장했다. 이번에는 부품 수급 문제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차를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공장이 돌아가도 차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차는 결국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임시 휴업을 선언했다.

휴업 기간은 4월 7일부터 14일까지다. 무려 1주일을 쉬는 것인데 공장 가동으로 인해 한 달 동안 발생하는 아이오닉 5 생산 손실은 6,500대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2만 대 이상의 차를 생산해야 하지만 여기서 6,500대나 손실이 생기는 것은 치명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인
반도체 공급난이 현대차에게도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이 된 부품 수급 문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문제가 된 부품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반도체 수급 문제다. 문제가 된 부품은 MCU인데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 단위로 재고 점검을 하고 주말 특근을 하는 등 생산 계획을 점검해 왔었다.

부품 확보를 위해 1차 협력사에 반도체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생산 업체와 물량 확보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 화재사건 이후 품귀 사태가 더욱 심각해져 현대차도 별 수없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게 됐다.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MCU 없이는
차를 만들 수가 없어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인 MCU는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를 통해 엔진 구동 및 브레이크 시스템 제어 등 자동차의 안전 및 주행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부분들에 관여한다. 반자율 주행기능 같은 시스템 역시 MCU를 통해 제어된다.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MCU를 대체할 만한 부품이 없으며, 이것 없이는 차를 만들어 낼 수가 없기 때문에 부품 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반도체 수급난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여파를 미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에서 납품하는
구동모터 수급도 문제다
현대차는 여기에 현대모비스에서 납품하는 전기차 부품의 핵심 모듈인 PE 모듈도 정상적으로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아이오닉 5의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설비 일부에도 문제가 발생하여 당초 계획된 물량이 공급되지 못했다.

현대차로썬 악재가 겹친 것이다. 반도체 문제야 다른 제조사들도 동일하게 겪고 있는 문제라지만 내부에서도 또 다른 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했으니 생산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차질은
한 달에 6,500대 규모
소비자 인도 시기도 늦어질 전망
이번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 차질은 한 달에 6,500대 규모다. 아이오닉 사전계약자들이 2만 명을 넘어선 것을 생각한다면 6,500대 생산 차질은 매우 치명적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코나 역시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6,000대가량 생산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제대로 양산이 되지 않음에 따라 현대차는 어쩔 수없이 아이오닉 5 올해 목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인도 시기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어쩔 수 없는 문제라지만 차를 기다리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힘이 빠지는 소식일 것이다.

반도체 수급 부족은
장기화가 예상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모비스에서 발생한 설비 문제는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는 국제적인 문제이므로 장기화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반도체 수급 부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감산이 결정된 만큼 당초 생산계획에 따라 납품할 부품 재고를 쌓아둔 협력업체들 역시 대책 마련이 필요해졌다.

현대차가 발표한 감산 수치 규모가 어마 무시하다. 다음 달 1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2,600대로 축소됐다. 1/4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이오닉 5는 다사다난하다”, “저러면 올해는 나가리 아니냐”, “보조금은 출고기준이라 큰일 난 거 같다”, “이러면 그냥 테슬라 사야 하나”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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