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불과 이십 년 전만 해도 초행길을 나설 땐 무조건 지도를 챙겨야 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불편은 과거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엔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 사양이 장착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운전의 난이도도 낮아졌다. 기술의 발전으로 도로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도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현상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며칠 전, 기본적인 운전 상식을 지키지 않은 차주로 인해 무고한 부부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 심지어 해당 사고를 일으킨 차주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하고 있어, 네티즌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역주행 BMW 차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초보 운전자들이 연수 없이
도로로 나서고 있어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도로를 다니다 보면 차량 후면부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흔하게 마주칠 수 있다. 스티커를 붙이고 깜빡이를 킨 채 차선 변경 타이밍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차량을 보면, 문득 초보 시절이 생각나 차선을 양보하게 되기도 한다.

도로 위에선 흐름에 맞추어 차량을 주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운전 면허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바로 도로로 나오는 것은 위험하다. 때문에 본인이 아직 도로 상황에 미숙하다면, 최대한 혼자 운전하는 것을 자제하고 운전 경력이 많은 운전자에게 충분한 교습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도로에선 충분한 연습 없이 도로로 나섰다가 큰 사고를 발생시키는 초보 운전자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들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일삼으며 도로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차례 난이도 조정이 있었지만 과거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쉬워진 운전면허 시험의 난이도와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차량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운전자의 말도 안 되는 행동 때문에 애먼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사진=MBC)

전남 곡성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역주행 사고
지난 6일, 전남 곡성에서 BMW 차량과 올란도 차량이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편도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달려오던 BMW를 올란도가 미처 피하지 못한 것이다. 사고 발생 지점은 굽은 도로여서 두 차량 다 마주 오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고 현장에선 급 브레이크로 인한 스키드 마크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고속 주행에서 브레이크 없이 정면충돌한 두 차량은 심각한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다. 역주행 가해 차량 운전자인 30대 여성 A씨는 심한 중상을 입었으며, 도로를 정상 주행 중이던 피해 차량 탑승자 부부는 전원 사망했다.

(사진=MBC)

반대 차선과 중앙 분리대로
구분되어 있던 도로였다
해당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반대 차선과 중앙 분리대로 구분되어 있던 편도 도로였다는 점이다. 반대 차선에서 넘어올 수도 없고, 따로 진입을 헷갈릴 만한 구간도 없어 굳이 불법 유턴을 하지 않는 이상 역주행을 할 수 없는 도로였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것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정상 수치였으며,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A씨가 중앙 분리대로 구분된 편도 도로에서 역주행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초행길에 길을 잘못 들었다”
사고에 대한 차주의 해명
조사 결과, A씨는 초행 길 운전 중 진입로를 놓쳐 불법 유턴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목적지로 향하는 국도 진입로를 지나쳐 당황한 차주가 불법 유턴으로 진입로까지 되돌아가던 중 마주 오던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정면충돌했던 것이다.

해당 사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사건 발생 시각이 오전 6시 42분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마주 오는 차량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역주행을 했을 것이란 추측을 전했다. 더불어 가해자 A씨의 운전 경력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주행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운전 경력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해 차주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강한 비판을 보내는 한편, 느슨한 국내 면허 취득 난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먼저 역주행 가해 차주에 대해선 “길을 잘못 들었으면 부산까지 가더라도 돌아서 가야 한다”, “유턴이라 하지 마라 저건 그냥 미친 짓이다”, “정신 나간 차주 때문에 애먼 사람만 죽었다” 등 비난이 이어졌다.

이해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 현행 면허 시험 난이도를 원인으로 꼽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면허증 난이도를 올렸으면 좋겠다”, “단순 주행 시험 외에 필수 도로 연수 시간도 조건으로 넣어야 한다”, “현행 면허 시험을 강화해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예상 처벌 수위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이어졌다
한편, 커뮤니티에선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해당 차주의 예상 처벌 수위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운전 중 사망 사고를 일으킬 경우, 일반적으로 과실 치사 처리를 통해 집행 유예 판결을 받는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가해자의 처벌 수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과거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아우디 차주가 집행 유예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때문에 음주운전도 아니고, “초행길”로 인한 사고를 주장하는 이번 차주의 처벌 수위도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네티즌들의 추측이다. 현재 가해 차주는 도로 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이다.

(사진=MBC)

도구는 사용 방식에 따라
흉기로 변모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운전면허 시험의 난이도로 꼽는 네티즌들의 반응에 누군가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도로 상황과 변수에 미숙한 운전자들의 실수로 인해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제도 정비의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식칼은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될 경우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끔찍한 흉기가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될 자동차도 사용자에 따라 흉기로 돌변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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