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루머로 궁금증을 유발했던 현대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가 드디어 공개됐다. 500km가 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300km 대 주행거리를 기록해, 발 빠르게 사전계약을 진행한 구매 대기자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들은 아이오닉 5 주행거리가 실제 사용 환경에선 더 떨어질 것임을 언급했다. “이 정도면 코나 일렉트릭 대비 나은 게 없다”, “전기차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큰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는 주장들을 펼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간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아이오닉 5 주행거리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아이오닉 5 AWD 롱 레인지 주행거리
19인치 390km
20인치 370km
아이오닉 5 주행 가능 거리가 공개됐다. 환경부 인증을 마친 최종 주행거리는 AWD 롱 레인지 모델 기준 19인치 휠 장착 시 390km, 20인치 휠 장착시 370km다. 당초 현대차가 공개한 429km는 롱 레인지 후륜구동 19인치 휠 기준이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아이오닉 5의 공식 인증 주행거리는 370~429km다.

현대차가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발표할 당시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주행거리는 500km를 넘어설 것”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주행거리에 실망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라이벌로 지목하는 테슬라는 모델에 따라 500km에 근접하거나 500km를 넘는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모델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언제 잡나”
“계약 취소해야겠다”
실망감을 표하는 소비자들
아이오닉 5 주행 가능 거리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적잖게 실망한듯한 분위기다. 전기차 동호회 분위기를 살펴보면 “저 주행거리로 테슬라를 어떻게 잡나”, “역시 현대 기술력은 아직이다”, “실컷 언론플레이 해놓고 주행거리가 고작 370km라니 답답하다”라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사전계약 괜히 했다”, “계약 취소하고 테슬라 알아보러 갑니다”라는 반응을 보인 소비자들도 존재했다.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행 가능 거리가 이렇다 보니 실제로 전기차를 구매하려 했던 소비자들마저 망설이는듯 하다.

공식 인증 주행거리가
이 정도라면
실제 주행거리는 어느 정도?
여기에 더불어 일부 네티즌들은 “인증 주행거리가 저 정도면 실제 주행거리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들의 말처럼 공식 인증 주행거리는 공식적인 수치일 뿐, 주행 환경이나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전비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아이오닉 5 롱 레인지 AWD 20인치 모델 기준으로 살펴보면 가장 비싼 아이오닉 5를 구매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실제 체감 주행거리는 300km 중반, 혹은 300km 초반대가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이용하며 항상 주유를 100% 상태로 다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매번 100% 완충 상태로 운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체감되는 주행거리는 300km 초중반대에 머물 전망이다. 발끝 컨트롤로 운전을 해도 370km 주행 가능 거리로는 서울-부산을 안정적으로 충전 없이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에어컨을 켜는 여름
히터를 켜는 겨울
악조건에선 더 떨어질 것
배터리를 100% 충전한 상태이더라도 운행 조건에 따라선 더욱 악조건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에어컨을 필수로 켜야 하는 여름철이나 히터를 가동해야 하는 겨울철엔 자연스레 전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의 전력 소모가 높은 각종 기능들을 추가로 사용한다면 주행 가능 거리는 더 줄어들 것이다.

만약 고속주행 위주라면 전비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전기차는 겨울철에 주행거리가 많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조건에선 200km 대 주행 가능 거리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이오닉의 강점이라는
V2L 기능 역시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
주행 가능 거리가 예상보다 저조한 탓에 아이오닉의 강점으로 언급되는 V2L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캠핑장에서 아이오닉 5를 활용하려 해도 캠핑장까지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전력,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도 생각하면 마음 놓고 V2L 기능을 활용하기 애매하다는 것이다.

전기 충전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캠핑장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이오닉 5로 캠핑장을 가려는 소비자들은 항상 충전소 위치를 확인하고 어느 지점에서 충전을 진행할지를 이동 동선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주행 가능 거리가 500km를 넘겼다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웠을 것이기에 더욱 아쉽다.

고속도로 휴게소 12곳
72개의 초고속 충전소 개소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주행거리 관련 이야기가 계속해서 수면 위로 떠오르자 현대차그룹은 초고속 전기 충전 브랜드인 E-pit을 선보였다. 당장 4월 중순까지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72기를 설치하고 도심 내 주요 거점에 8개소 48기를 설치해 연내 120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는 현대차의 행보는 긍정적이다. 당장 올해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기차 충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인프라 구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전기 충전 브랜드 E-pit을 별도로 론칭하여 충전 생태계 플랫폼 육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전자신문)

그러나 현실은
충전소 자리가 부족하다며 난리
하지만 현대차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충전소 자리가 부족하다며 난리다. 당장 주변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를 방문해보면 서로 충전을 하겠다며 대기하고 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경우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평소라면 그나마 낫지만, 명절이나 휴가 기간처럼 통행량이 몰리는 시즌의 전기차 충전소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에 정부는 전기차 충전시설의 면적 제한을 없애고, 시설 비용 지원을 늘려 올해 말까지 3만 기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역시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올해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더라도 충전기 1기를 차 2대가 공유해야 하는 충전기 부족은 지속될 전망이다.

낮은 주행 가능 거리 때문에
자주 가야 하는 충전소
끝없는 기다림의 반복
결국 올해 아이오닉 5를 구매하는 약 3만 명의 소비자들은 낮은 주행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충전소에 자주 방문해야 할 것이다. 사실 전기차 충전소를 계속해서 방문하는 그 자체로도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성가실 수 있다.

그러나 방문한 충전소에는 다른 차들이 이미 충전을 하고 있어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결국 급속충전으로 18분 안에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800V 아키텍처를 가졌을지라도, 충전소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10분에서 30분 이상도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귀성, 귀경길 고속도로 휴게소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보자.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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