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아산ll여름이’님 제보)

“저 친구랑 나는 참 코드가 맞아”. 이 말을 듣고 써 본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는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뜻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등 그 관계의 제한 없이 사용되곤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소비자는 자신의 코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첨단 사양 혹은 가격 등을 살펴보며 ‘나만의 차’를 찾기 위해 열심이다.

그런데, 동급에 가격도 사양도 비슷하다면? 남는 것은 디자인이다. 물론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기에 옳고 그름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없지만, 다수의 선택을 받는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이는 현대 그리고 기아 모델의 실제 판매량과 그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와 기아 디자인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경영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란?
현대차그룹에 ‘디자인 경영’이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디자인 경영’은 오랜 기간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현대차그룹을 관통하는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특히 기아는 신규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발표하며 자사의 신차에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외장 디자인을 더하고 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대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자 대비되는 개념을 결합해 만들어내는 새로운 효과로, 서로 대조되는 조형ㆍ구성ㆍ색상 등을 조합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출시한 EV6와 K8에 이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이 가미됐고, 해당 모델들은 뭇 소비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집안싸움에
디자인을 끼얹었더니?
그런데 요즘 같은 그룹 내에서도 현대차보다 기아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몇몇 소비자는 “같은 그룹인데 한쪽이 판매량이 좋고 한쪽이 나쁜 게 무슨 상관이냐”, “왼쪽 주머니냐 오른쪽 주머니냐의 차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황만 놓고 보면, 똑같이 ‘디자인 경영’을 외치는데 정작 출시되는 모델들의 디자인 평가가 첨예하게 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소비자 역시 디자인에 크게 움직이는 것인지, 판매량에서도 차이가 극심하게 벌어지는 추세다. 오늘은 그 사례들을 살펴보며 디자인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쏘나타 VS K5
쏘나타 눈물
지난해 K5가 연간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제쳤다. 때때로 월간 판매량을 넘어선 적은 있지만, 연간 실적에서 쏘나타를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K5는 작년 총 8만 4,550대가 판매되며 전년의 3만 9,668대 대비 213%란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쏘나타는 2019년 10만 3대에서 작년 6만 7,440대로 33%가량 줄었다.

두 차는 같은 플랫폼과 같은 파워트레인, 비슷한 안전·편의 사양을 갖춘 형제 모델이다. 사실상 다를 것이 크게 없음에도 그동안 쏘나타가 K5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대차와 쏘나타가 가지고 있던 브랜드 파워였다. 위와 같은 공식을 깨부수고 최근 K5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에 소비자는 “디자인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분위기다. 실제로 몇몇 소비자는 “메기 VS 역대급 디자인의 결과는 뻔하지 않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8세대까지 이어진 아반떼의 긴 역사는 어쩔 수 없는 올드함을 만들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는 이해하기 힘든 특이함을 만들었다. 심지어 아반떼는 일명 ‘메기’라고 불리며 일종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현재의 K5는 쏘나타에 비해 훨씬 더 신선하고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호평받던 1세대를 뛰어넘은 매력적인 디자인은 젊은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싼타페 VS 쏘렌토
싼타페 눈물
싼타페와 쏘렌토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형제차로, 두 모델 모두 국산 중형 SUV 대표 모델이다. 그런데 판매량을 살펴보면 이들에 대한 소비자의 호불호가 꽤 극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기아 쏘렌토는 7만 6,882대를 팔았고, 현대 싼타페는 5만 7,578대를 판매했다.

이 역시 ‘디자인 탓’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실제로 싼타페의 디자인은 상당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릴과 헤드램프가 하나로 이어진 모습 때문에 “마스크”, “코로나 에디션”이라고 불리는가 하면, 주간주행등은 눈, 그릴과 헤드램프는 넓적한 입으로 표현해 싼타페를 “아귀”로 부르는 네티즌이 존재했다. 이에 반해 쏘렌토는 레드닷, IF 어워드에서 디자인상을 거머쥐면서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등 디자인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G70 VS 스팅어
스팅어 압승?
G70과 스팅어는 둘 다 페이스리프트 기준으로 살펴보겠다. 이 두 모델은 모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G70은 혹평을 받고 스팅어는 외려 페이스리프트의 정석이라는 등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왔는지는 G70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살펴보니 짐작할 수 있었다. 몇몇 소비자는 G70에 “기존 바디를 활용은 해야겠고, 2라인으로 이어지는 제네시스 패밀리룩은 따라가야겠는데, 종전보다 스포티하게 한다고 억지로 집어넣다가 되려 부자연스러워진 것 같다”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스팅어는 기존 모델에 디자인 일부를 개선하고 성능 등을 끌어올린 점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몇몇 소비자는 “스팅어는 부분변경 거치면서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라며 스팅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디자인으로 G70과 비교하자면 개인적으로 스팅어 압승이다”라는 반응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아반떼 VS K3
K3가 곧 따라잡을 수도?
아반떼 풀체인지와 K3 부분변경을 비교하는 소비자도 많다. 7세대 아반떼로 말할 것 같으면 ‘2021 북미 올해의 차’로 꼽히는 등 디자인이 진보적이고 전보다 세련되게 변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반떼는 좀 디자인이 과한 느낌이고, 부분변경 거친 K3 디자인이 더 나은 것 같다”라는 평가도 존재했다.

물론 아직 판매량으로 K3가 아반떼를 이길 수 있다고 확언하는 것은 시기 상조지만, K3에 “전보다 훨씬 세련되게 변했다”, “이제는 아반떼를 경쟁 상대라고 말해도 되겠다”라는 평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들의 경쟁구도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기아 요즘 일 잘하더라”
“디자인은 개취지”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몇몇 소비자는 “기아 디자인 팀이 요즘 일을 잘 하긴 하더라”, “현대차에는 어류 성애자 있는 것 같던데”, “확실히 트렌디한 감성은 기아가 잘 잡는 것 같다”라며 기아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였다.

한편 몇몇 네티즌은 “난 현대도 괜찮던데”, “디자인은 개인 취향 아닌가?”라며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요소라는 것을 다시금 강조했다. 더불어 “어차피 둘이 같은 그룹인데 뭐”라며 같은 그룹 내의 경쟁 구도는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의 모델들을 두고 소비자가 이들의 디자인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실제 판매량은 어땠는지 등을 살펴봤다. 앞서 언급한 대로 디자인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다만 한 시대의 대중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고 인기를 얻는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디자인이 있을 뿐이다.

오늘 언급한 여러 네티즌의 의견 역시 누군가에게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틀린 것은 아니니, 너그러이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의 취향은 어떤 모델일지 궁금하다. 오늘 소개한 차량이 아니더라도, ‘나와 코드가 맞는 차’가 무엇인지, 댓글로 남겨주면 좋을 듯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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